“미국 가겠다” 50명, 한국은 46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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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행 44% “한국 대북정책 불안해서” 한국선택 절반 “기왕이면 같은 민족과” 미국이 지난 6일 탈북자 6명을 받아들이면서 “탈북자들이 미국으로 오는 것을 환영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일단 탈북자들의 선택폭이 넓어졌다. 모두가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미국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이에 따라 조선일보는 8일 국내에 정착한 탈북자 100명에게 ‘지금 북한을 탈출해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한국과 미국 중 어디를 택할 것인가’라고 물어보았다. 결과는 50명이 미국, 46명이 한국을 택하겠다고 했고, 4명이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미국행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 불만 때문 미국으로 가겠다고 한 50명에게 이유를 물어본 결과, 가장 많은 22명(44%)이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백모씨는 “현 정부가 북한 현실을 모르고 일방적으로 끌려가고 있어 탈북자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모(여)씨는 “김정일이 싫어서 목숨 걸고 여기까지 왔는데 도대체 이게 뭐냐. 이곳이 남한인지 북한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다. 정부의 대북정책은 틀렸다”고 말했다. 심모씨는 “북한이 싫어 나온 사람들 입장에서는, 김대중 정부 이후 북한 지도부 비위를 맞추려 애쓰고 탈북자들 목소리는 차단하려고 하는 듯한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한국보다 기회의 땅이라는 응답은 15명(30%)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한모(여)씨는 “아무래도 미국이 물질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풍요롭고 자유가 많은 나라 아니냐”며 “당장은 다소 어려움이 있겠지만 길게 보면 미국이 가능성이 훨씬 많은 나라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화씨는 “이번에 미국이 탈북자들을 수용하자 여기 들어온 것을 후회하는 분들도 있다”며 “젊은 사람들은 그래도 낫지만 나이든 분들은 취업도 못하고 죽지 못해 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박광일씨는 “어차피 미국이나 한국이나 뿌리가 없기는 마찬가지”라며 “언어 등을 준비할 기회를 준다면 미국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미국을 택하는 이유로 한국에서 탈북자를 차별하기 때문(6명), 미국이 더 자유로운 나라이기 때문(3명), 친인척이 미국에 거주하기 때문(2명), 한국 정세 불안(2명) 등을 꼽기도 했다. 김은철씨 등은 “한국 사회에서 탈북자에 대한 삐딱한 시선 때문에 고통스럽다”며 “이땅에서 멸시받으며 사느니 낯선 땅에서 눈치 안 보고 살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행은 같은 민족이 가장 큰 이유 한국을 택하겠다는 46명이 든 이유 중에서는 ‘그래도 같은 민족이 있는 곳에서 살겠다’, ‘말이 통하는 곳에서 살겠다’는 응답이 각각 22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박영학씨는 “그래도 같은 민족이고 말이 통하는 한국이 더 낫다고 본다”며 “미국에 가는 사람들도 각오를 하고 가겠지만 정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이씨는 “이곳 생활도 막상 뭘 먹고 살아야 하나 고민하는 순간부터 쉽게 풀리는 일이 별로 없는데, 미국에서야 오죽 하겠느냐”고 말했다. 그 밖의 이유로 한국이 정착하기 쉬울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는데, 한국은 정착금을 주는 반면 미국은 정착금을 지급할지가 불투명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택하겠다고 말한 탈북자들의 평균 한국 체류 기간은 6.7년, 한국을 택하겠다는 탈북자들의 평균 체류 기간은 7.3년으로 비슷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nk.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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