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속에 넣어져 북송되는 탈북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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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전 탈북자를 돕는 한 단체가 북한 양강도 혜산시와 마주한 중국 창바이(長白)에서 우연히 찍은 사진들입니다. 탈북자 시체를 담은 것으로 보이는 관은 2~3구의 시체를 한꺼번에 넣은 것 같다고 목격자들은 말합니다. 옌지에서 창바이까지 자동차로 7~8시간 걸리는데 겨울에 죽은 것으로 보이는 완전무장한 인민군 군인이 길가 옆에서 발견됐다고 합니다. 아마 무장한 채로 탈북하다가 얼어죽어 눈에 묻혀 찾지 못하다가 눈이 녹으면서 발견된 것으로 보입니다. 창바이 근처에는 봄만 되면 여기 저기에서 얼어죽은 탈북자들의 시체가 꽤 발견된다고 합니다. 대량 탈북이 이뤄졌던 1990년대 말에는 압록강가에 탈북하다 물에 빠져죽은 시체들이 널려있었고 이 시체들을 건사할 여력마저 없어진 북한에서 시체들을 계속 방치하자 중국이 할 수없이 주변 산에 모두 묻어 주었다고 합니다. 보통 중국 당국은 탈북자가 죽으면 현지에 매장하는데 특별히 관을 짜서 북한으로 보내는 사람들은 북한에서 체포 의뢰를 했거나 시체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을 북한에서 요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위 사진은 죽은 탈북자들이 들어있는 관을 북한으로 넘기기 위해 북한 보위부원(검은색 옷)과 중국 변방부대원(푸른색 옷)들이 뭔가를 의논하는 모습입니다. 북한에는 시체를 나를 만한 보트도 없어 중국측에서 고무보트까지 다 준비해왔다고 합니다. 관을 보트에 싣고 있는 모습입니다. 운반된 관을 북한군 경비병들이 인도받고 있습니다. 탈북자 시체가 넘어 왔다는 소식을 듣고 압록강에 구경나온 혜산 시민들 입니다. 이름있는 사람들이 강제 북송 돼 끌려 오거나 관속에 넣어져 북한에 보내 질 때는 많은 사람들이 강변에 나와 구경하는 모습이 흔히 목격되기도 합니다. 혜산시 모습입니다. 이 사진을 본 혜산 출신의 탈북자들에 따르면 몇 년 사이 혜산시는 폐허처럼 변했다고 합니다. 혜산시 앞 압록강은 강폭이 좁아 탈북 루트로 각광받던 곳이었는데 김정일의 강력한 지시가 하루가 멀다하게 떨어져 지금은 탈북하기 힘든 곳으로 변했습니다. 1997년부터 혜산시에는 "혜산 청년들이 없어도 우리는 사회주의를 할 수 있다"는 김정일의 어명이 내려져 수십명의 밀수꾼들과 탈북자들을 도왔던 브로커들이 공개처형 당했다고 합니다. 이들 뿐 아니라 부패된 당간부들과 보위부 요원들, 국경경비대 군관(장교)들까지 변을 당했다고 하니까 당시 혜산시의 살벌했던 광경은 짐작하고도 남을 것입니다. 지금도 국가안전보위부는 혜산시를 요주의 도시로 낙인찍고 집중 검열과 단속을 벌이고 있습니다. 자유를 찾아 떠났다가 싸늘한 주검이 돼 북한에 송환됐거나 낮선 중국땅에 묻힌 우리 동족들의 이런 비극이 언제면 끝날까. 참담한 심정입니다. 멀리서나마 관속에 누워 있는 탈북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조선일보 강철환 기자] /자유북한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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