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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교통대란 …“열차 10일에 1대 다닌다”
동지회 703 2006-09-06 15:53:43
[北 내부통신] 90년대 중반 비슷…물가 천정부지

■ 90년대 중반 촬영된 북한 열차

북한의 동해와 내륙을 잇는 유일한 철로인 양덕-고원간 철길이 두절되면서 주민들이 극심한 교통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복수의 대북 소식통이 5일 알려왔다.

함경북도 회령시 거주 김민철(가명, 47세)씨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평안남도 평성에서 함경북도 회령까지 들어오는데 한 달이 넘게 걸렸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말경 평안남도 평성과 순천 지방으로 장사하기 위해 떠났던 김씨는 “노상에서 돈만 뿌리고 겨우 살아 돌아왔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평안도에서 함경북도 청진까지 들어오는 여객열차가 열흘에 한 대 꼴이어서 몇몇 사람들이 트럭이나 버스를 타고 다니는 것이 고작"이라고 말했다.

함경북도 청진에서 신의주로 향하는 신의주-청진행 열차는 양덕구간의 철로가 완전히 복구되지 않아 함경남도 고원까지만 운행되고 있다고 한다. 고원에 도착한 열차가 함경북도 청진으로 되돌아가 다시 출발하는 데 열흘이 소요되는 셈이다.

김 씨에 따르면 올해 4월 평안남도 양덕-함경남도 고원 사이에서 발생한 열차 전복사고가 복구되기도 전에 홍수까지 겹쳐 차굴(터널)이 막히고, 철길노반이 쓸려 내려갔다고 한다. 일부 지역은 50m 구간의 레일이 공중에 들려있다고 한다.

올해 4월 23일 양덕-고원 사이에서 평양에서 강원도 평강으로 가는 13열차와 화물열차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군인 270명, 민간인 400여 명이 숨지는 대형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북한 당국은 사고현장이 공개될 것이 우려돼 열차운행을 상당기간 중단했다는 것이 김씨의 전언이다.

김 씨는 "현재 유일한 장거리 교통수단인 열차가 제대로 운행되지 않으면서 평안남도 양덕을 기준으로 동해안과 내륙이 단절된 상태"라고 말했다.

"차비는 무조건 5천원 이상"

■ 북한의 철도노선. 내륙과 동해를 잇는 유일한 철로인 양덕-고원(노란색 원) 구간이 끊기면서 북한 내 극심한 교통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열차가 불통됨에 따라 ‘차 잡이(돈을 주고 남의 차를 얻어 타는 것)’ 하는 주민들이 늘어나자 비용이 껑충 뛰어 올랐다.

한 대북 소식통은 "차에 오르기만 하면 무조건 5,000원짜리 지폐를 건네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며 "만약 짐이 있을 경우 한 개당 5,000원씩 추가된다"고 말했다. 운임은 강원도 원산에서 함경남도 고원까지 5,000원, 원산에서 평양까지는 2만원, 원산에서 함경남도 함흥까지는 1만원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여행을 떠났던 주민들은 양덕에서 원산까지 자동차를 타고 빠져나와 다시 열차에 얻어타는 '이어 달리기'로 겨우 귀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저 여의치 않은 주민들은 양덕에서 함경남도 수동구 사이 험준하기로 이름난 북대령 고갯길을 열흘씩 걸어서 넘어간다고 한다. 이들이 산을 넘으면서 주변 밭에서 감자와 강냉이를 훔쳐먹어 현지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경제 전반에 악영향…물가 천정부지

동해와 내륙을 연결하는 허리가 끊어지면서 북한경제 전반과 주민들의 삶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홍수피해를 거의 입지 않았던 함경북도도 물건이 오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이 장사로 먹고사는 상황에서 열차가 끊기는 바람에 물건도 떼러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

철도는 ‘인민경제의 동맥’이라고 불릴만큼 주요한 수송수단이다. 이러한 철길이 끊어지면서 경제 전반이 움츠러들고 식량난이 발생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덩달아 장마당 물가도 치솟고 있다. 기자는 이 같은 사실을 온성군 거주 김선미(가명, 35세)씨와의 전화통화에서 확인했다. 김 씨는 “전국 곳곳의 도로와 철도교통이 마비되면서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장마당 쌀값이 올라 1kg에 1,300원, 옥수수는 300원, 옥수수기름은 1병에 2,800원, 콩기름은 3,200원, 돼지고기는 3,300원"이라고 전했다.

김씨는 “현재 함경북도 청진, 함경남도 단천 지방에 꽃제비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국경에 나가야 살 수 있다'는 막연한 생각에 중국과 국경이 맞닿아 있는 회령, 무산, 온성 등지로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90년대 중반 전력부족과 설비노화로 전국의 열차는 10~15일 간격으로 한번씩 운행되기도 했다. 당시 주민들은 열차가 멈춰설 때마다 창문과 의자를 뜯어내서 불을 때기도 했다.
/데일리nk 200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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