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초대석 하늘꿈학교 임향자 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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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청소년 몸과 마음의 상처 치유 중요"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닫혔던 마음 열어" "사람과 사람의 간격 메워야 통일 앞당겨져" "탈북청소년들이 건강한 인성을 갖출 수 있도록 가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탈북청소년을 위한 기숙형 대안학교인 '하늘꿈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임향자(50.여) 교장은 8일 "탈북청소년은 공교육을 통해 획일적으로 가르칠 수 없다"며 지식과 함께 자신감, 정서적 안정을 갖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리교 목사이기도 한 임 교장은 2003년 천안에 하늘꿈학교를 개교한 데 이어 2004년에는 졸업생들이 대학에 입학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제2의 하늘꿈학교를 서울 송파구에 열었다. 임 교장은 1996년부터 탈북자를 재중동포 가정에 나눠 위탁, 돌보는 일을 하다가 이들이 입국을 시작하자 통일부 소속 하나원과 함께 정착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그루터기 프로그램, 또래문화체험, 희망 모꼬지(놀이나 잔치 등으로 여러 사람이 모이는 일) 등이 그런 적응 프로그램이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탈북자들이 적응하기 정말 힘들구나 하는 점을 깨달았어요. 가치관이나 문화가 다른데, 정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뻔했어요. 초창기 탈북자와 홈스테이를 권하면 '강도로 변하면 어쩌나'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으니 남한 사람들의 인식부터 바꿔야 했죠." 임 교장은 '사람이 이렇게 다른데 어떻게 통일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남한도 알고 북한도 알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는 뜻에서 개교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하늘꿈학교는 탈북청소년들의 학습 공백이 크고 학제나 학습 내용도 남북한이 크게 다르다는 점을 감안, 학생들이 검정고시를 통과할 수 있도록 지도했다. 지금까지 15명의 졸업생을 냈고 천안과 서울에 각각 30명의 학생이 공부하고 있다. 임 교장은 "천안 학교 졸업생들이 계속 공부해 대학에 입학할 수 있도록 서울에도 학교를 열었다"면서 "대입을 위한 중간 과정으로 영어, 컴퓨터, 논술 등을 집중적으로 가르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임 교장이 무엇보다 중시하는 것은 가정처럼 안정적인 분위기와 인성 교육이다. 학교와 별도로 아파트 4곳에 학생들이 생활할 공간을 마련하고 선생님이 '맨 투 맨'으로 가르치면서 자연스레 마음을 열도록 했다. 천안과 서울에 있는 유급 교사와 사회복지사, 자원봉사자 등을 모두 합하면 58명 정도로, 학생 수와 맞먹는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그룹 학습이고 이후 밤 10시까지는 과외 학습이다. 임 교장은 "주변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학생들 스스로 피나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적응하기 어렵다"면서 "내년에는 대학생을 위한 프로그램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학생들은 북한에서나 탈북 과정에서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지만, 대부분 굉장히 진지하고 순수해서 가르쳐보면 큰 가능성이 보인다"며 몸과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임 교장은 "학생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면서 "학생들이 예전에는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태도로 의논조차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마음을 열고 옛날 이야기도 하기 시작한다"고 기뻐했다. 학생들이 인정받고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심어주는 것이 '성공 비결'. 그는 "이들이 받은 사랑과 감동을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 수 있기를 바란다"며 "학생들이 북한을 향한 꿈을 갖고 있는 만큼, 앞으로 리더십을 길러 북한 주민을 위한 일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 교장은 이어 "통일, 통일하는데 사람 사이에 놓인 간격을 먼저 메워야 한다"면서 "풀어야 할 숙제는 많지만 작은 것부터 한다는 생각에 보람도 크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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