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했지만 허탈하게 끝난 `북미회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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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대표단 귀국후 나올 최종 결정에 `주목' 1박2일 간 진행된 북미회동이 차기 6자회담 날짜도 잡지 못한 채 마무리됐지만 28∼29일 중국 베이징에서는 북한 핵실험 이후 가장 치열한 외교전이 벌어졌다. 북미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중국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의 주선으로 직접 얼굴을 맞대고 마라톤 협상을 가진 것을 비롯해 한일 수석대표인 천영우(千英宇)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도 수시로 힐 차관보 및 우 부부장과 접촉하며 북미회동을 주시했다. 개인 사정으로 베이징에 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6자회담 참가국 대표들이 모두 베이징에 집결한 것. 사사에 국장과 힐 차관보, 천 본부장에 이어 방중을 확신하지 못하던 김계관 부상이 28일 베이징에 들어오면서 일각에서는 `큰 판이 벌어지는구나'하는 기대감도 돌았다. 북미 양자대화의 성과에 따라 즉석에서 5자 대화가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남북 양자회동을 점치는 시각마저 나왔었다. 김 부상의 베이징 도착 직후 본격적인 외교전은 시작됐다. 힐 차관보와 김 부상은 우다웨이 부부장 주선으로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오찬을 함께한 뒤 우 부부장이 자리를 비켜주면서 자연스레 3시간 가량 양자대화를 가졌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지만 첫날 회동이 끝난 뒤 흘러나온 소식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핵폐기에 앞서 방코 델타 아시아(BDA) 동결계좌 해제 문제,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 해제 등을 요구하는 북한과 상당한 수준의 핵폐기 관련 조치를 먼저 취해야 그에 상응하는 보상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미국이 팽팽히 맞섰다는 게 외교 소식통들의 전언이었다. 하지만 정부 일각에서는 첫날 회동은 그야말로 탐색전으로 특별한 의미를 두기가 어렵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았으며 분위기가 생각만큼 나쁘지 않았다는 소식마저 전해왔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며 속개된 29일 2차 회동도 장시간 계속됐다. 현지시간으로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양자 회동은 당초 예상 종료 시간이던 오후 1∼2시를 지나서도 계속됐다. 이날 오후 한국을 찾아 30일 유명환 외교부 장관대행과 면담할 예정이던 힐 차관보는 방한 계획마저 취소하며 의견 조율에 전력을 다했다. 예상보다 양자회동이 길어지자 서울의 외교가에서는 `입장 차가 워낙 커 접점을 찾는 데 진통을 겪고 있다'는 비관론과 `뭔가 진전이 있기 때문에 회담이 길어지는 것 아니겠느냐'는 낙관론이 공존했지만 베이징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는 북미 양자대화가 마무리된 뒤 북한과 미국, 중국 등 3국의 6자회담 대표는 가능한 조속히 북핵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해 공동노력을 기울이기로 합의했다고 밝히는 데 그쳤다. 지난 달 31일 북.미.중 3자 대화에서 합의된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최소한 차기 6자회담 날짜가 확정될 것이란 세간의 기대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다. 1박2일 간 숨가쁘게 진행됐던 외교전이 서로의 이견만을 확인한 채 특별한 성과없이 허탈하게 끝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북측이 핵폐기 관련 조치와 관련해 "돌아가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점에 미뤄 북미 회동이 완전히 실패했다고 단정하기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미측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단정적으로 밝힌 것이 아니라 `검토가 덜 되었으니 돌아가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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