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먹이 같은 밥먹고 1주일 7일 노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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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NK 2007-08-07 17:09 英인권단체 北 수용시설 보고서 발표…탈북자 30인 증언 토대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영국의 인권단체 ‘국제반노예연대(Anti-Slavery International)’가 6일 북한 수용소의 강제노동 실태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1893년 설립돼 100여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국제반노예연대’는 지난 2004년부터 북한의 심각한 인권침해 실태를 고발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북한 수용소의 강제노동(Forced Labour in North Korean Prison Camps)’이란 제목으로 발표된 이 보고서는 중국으로 탈출했던 탈북자들이 북한에 송환된 이후 수용소에서 경험하게 되는 강제 노동 실태 및 열악한 수감 환경 등에 관해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보고서는 탈북자 30여명과의 인터뷰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이들 탈북자들은 대부분 함경북도 출신으로 2003년 이후 북한의 구금시설에 수감된 경험이 있었다. 보고서는 “북한 당국은 주 7일 내내 하루 평균 10시간에서 12시간 동안의 강제 노동을 시키고 있다”며 “판결 없이 구금된 미결수들에게 평균 약 50일간의 강제노동이 부과되는 것은 국제 기준 뿐 아니라 북한의 국내법도 어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북한 내 구금시설 실태=강제노동의 종류는 농사, 벌목, 도로공사, 채석 작업, 벽돌 제작, 석탄 채취, 건설 등이다. 이어 “북한 당국은 유엔의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북한을 방문해 수용소의 실태를 철저히 점검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며 “중국 당국도 탈북자들을 강제 북송시키지 말고 이들을 난민으로 인정하라”고 주장했다. 또한 “북한은 개인의 이동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국제인권조약들에 서명했다”며 “북한은 주민들이 당국의 허가 없이 북한을 떠나는 것이 범죄에 해당하지 않도록 형법을 수정하고, 주민들의 국내외 여행을 단속하기 위한 ‘여행증명서’ 제도를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보고서는 북한 내 여러 가지 형태의 구금시설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탈북자들이 북한에 송환된 후 가장 먼저 조사를 받게 되는 국가보위부에서는 개인 신상이 기록되고 모욕적인 몸수색을 받아야 한다. 다음으로 보위원들에 의해 도강의 목적을 조사받는 예심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수감자들로부터 정보를 뽑아내기 위해 폭력이 고의적이고 노골적으로 사용된다고 보고서는 지적한다. 경제적 이유에 의한 단순 월경의 경우 노동단련대나 교화소에 보내지지만 한국행을 시도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되게 된다. 노동단련대는 불법 월경자나 단순 범죄자들이 수감돼 있는 강제 노동 캠프다. 도 집결소는 수감자들을 고향으로 돌려보내기 전에 구금해 놓는 지방의 수용시설이다. 교화소는 불법 월경자들을 포함해 비정치적 중범죄자들을 수감해 놓는 시설로 주로 재교육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수감자들은 그들의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만큼 충분한 식량도 제공받고 있지 못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한다. 식수 또한 매우 조금씩 공급되며, 그마저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주식은 주로 통강냉이나 배추잎을 조금 섞은 소금국이다. 구금시설에 수감됐었던 탈북자들은 “중국 농부들이 짐승들에게 먹이는 음식”에 비유했다. ▶ 구금시설 내 인권침해 상황=이들은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해 들판에서 곡식을 훔치거나 주위에 사는 친척을 통해 음식을 조달받는데, 이러한 대안이 없는 사람들은 극심한 영양실조에 시달리게 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이들이 매우 비위생적인 상황에 놓여있음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의약품이나 의료 시설이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환경 아래에서 수감자들은 질병의 위협에 쉽게 노출되어 있다. 한 여성 탈북자는 “여성 수감자의 경우 속옷에서 뜯어낸 조각들을 생리기간 동안 생리대로 사용했다. 때로는 빨지도 않고 그 조각들을 다시 사용해야 했다”고 증언했다. “같이 수감돼 있는 여성들은 일을 하다가도 잠을 자가다가 속수무책으로 죽어나갔다. 나도 잘 먹지 못해서 머리카락이 뭉텅이로 빠졌다. 영양부족으로 손톱까지 다 뒤집어졌다”고도 했다. 수감자들의 90% 이상은 구금 시설 안에서 직접 구타를 당했거나 맞는 장면을 목격했다. 거짓말을 했다든지, 일의 속도가 늦는 경우, 또 체제 우상화 노래의 가사를 잊어버렸을 때 매를 맞아야 했다고 탈북자들은 증언한다. 한편 보고서는 “최근 북한도 탈북자들이 정치적 목적이 아닌 경제적 이유로 인해 국경을 넘는 사실을 인정하고 단순 월경자들에 대한 처벌을 완화하고 있다”며 “그러나 탈북자들에 대한 체포와 강제 노동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중국과 북한 정부는 계속되는 탈북 행렬을 억제하기 위해 새로운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며 “북한은 도강 전력이 있는 사람들이나 실종자 가족을 엄밀히 감시하며, 도강자들을 체포하기 위해 중국까지 가고 있다. 2007년에는 국경 지역에 살고 있는 도강 전과자들의 가족을 주거지에서 강제 이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양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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