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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잊고 부정할 수는 없어요"
REPUBLIC OF KOREA 관리자 1163 2007-09-04 10:25:33


연합뉴스 2007-09-04 06:00

탈북 여대생 성장기 '금희의 여행'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한국 문화에 익숙해졌지만 내 정체성이 흐려진 것은 아닙니다. 14년을 살아온 고향을 잊고 부정한다면 그건 나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내가 살아온 곳이 좋은 곳인지 나쁜 곳인지 판단하기 전에 내가 자란 곳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함경북도 아오지에서 태어난 최금희(24)씨는 고등중학교 2학년 때 가족과 함께 두만강을 건넜고, 그로부터 4년이 지난 2001년 한국에 도착했다.

최씨는 자신의 고향과 탈북과정, 한국에서의 생활 등을 돌아본 책 '금희의 여행'(민들레 펴냄)에서 "난 아직도 북한 사람"이라며 "북한에서 태어나 자란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싫다고 느낀 적이 없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배고픔을 겪어봐서 밥의 소중함을 알게 됐고, 헤어지면서 친구의 소중함도 깨닫게 됐으며, 타향살이의 설움과 부모님의 소중함도 느끼게 됐다.

또한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이해할 줄 아는 자세도 익혔으며, 이제는 그 무엇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으니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을 얻은 셈"이라고 한다.

최씨도 다른 사람들처럼 어린시절 따뜻한 기억을 갖고 있다. 유치원에서는 '쌔감지'(소꿉놀이), 딱지치기, 땅따먹기를 하며 놀았고, 저녁 5시만 되면 동네 아이들과 텔레비전이 있는 집에 모여 '아동영화'에 열중했다.

하지만 식량난이 심해져 3년 넘게 배급이 제대로 나오지 않게 되자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최씨를 포함한 4남매는 두만강을 건넜다.

최씨 가족은 중국에서 미얀마로, 방콕을 거쳐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4년 후에야 한국에 둥지를 틀었다.

탈북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를 졸업한뒤 서울시내 대학 중국어과에 다니고 있는 최씨는 서울 아이들의 일상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자신은 "산과 들과 강에서 또래와 부대끼며 어린시절을 보낸" 경험이 있지만 서울 아이들은 자정이 될때까지 학교와 학원에서 늘 누군가와 경쟁하면서 공부만 해 다른 것을 생각할 시간이 없다는 생각에서다.

최씨는 "고향땅이 있었기에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그들을 만나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나를 보게 된다"며 "두만강을 건너기 전, 고향땅을 향해 절을 하며 '꼭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이 이뤄지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적었다.

'아오지에서 서울까지 7천㎞'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청소년 대상의 성장기로, 임양 씨의 그림이 덧붙여졌다.

251쪽. 9천원.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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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글이넹 2007-09-04 12:20:19
    그래요
    비록 고향이 우리에게 아픔과 이별 고통을 주었을지라도 우린 항상 고향을 잊지못해요
    나이도 어리시지만 넘 세상 살아가는 이치를 빨리 터득하셨네요.
    가난이 부끄러운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알기에 오늘이 자유가 소중함을 알고 소중한 가족을 더 사랑할수 있다고 봐요,
    님이 하시는 앞길마다에 축복이 잇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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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두천제 2007-09-05 09:34:50
    한권 사고 싶은데 혹시 보관분이 있으면 보내주세요..메일로 연락을 주시면 우리 북녘동포들 지원금으로 내 놓겠습니다...
    제가 먼저 읽어보고 조카들에게 읽어보게해서 느낀점을 쓰게 할 생각입니다. 괜찮다고 하면 어린이 친구들에게 권장도서로 추천할 요량이니 관리자 양반...꼭 연락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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