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천14호 수용소엔 불행도 존재하지 않아" |
---|
연합뉴스 2007-10-23 16:57 수용소출생 신동혁씨 "김일성 김정일이 누군지도 몰랐다" 문성규 기자 = "사랑한다 행복하다 즐겁다 불행하다 억울하다 저항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덧셈과 뺄셈, 그리고 작업지시 수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단어와 감정만을 학습한 채 노동 현장에서 주먹과 몽둥이 아래 노예로 사육됐다" 북한 평안남도 개천시 개천14호 정치범수용소에서 태어나, 정치범수용소 출생자로선 최초로 탈북에 성공해 중국을 거쳐 지난해 한국으로 들어온 신동혁(25)씨가 23일 수기집 '북한 정치범수용소 완전통제구역 세상밖으로 나오다'를 출간했다. 이날 서울 정동 배재대 학술지원센터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신씨는 공개처형과 인권침해의 실상, 수용소내의 학교 생활과 작업반 생활, 결혼과 출산 등 내부 생활을 생생히 증언했다. 신씨는 자신이 태어나 자란 개천14호 수용소는 북한 사회와 격리된 것은 물론, 여타 정치범수용소와도 판이한 '완전통제' 구역이라고 말했다. "김일성과 김정일이 누구인지 모르고 24년을 살았다" 신씨가 증언한 이 수용소는 한 달에 한 번 매월 1일 휴일이 주어질 뿐 나머지 나날은 오전 5시 출근, 오후 10시 퇴근을 반복하면서 혹독한 노동을 강요당한다. 보위지도원-총반장-작업반장의 위계 속에서 탄광공장, 식료공장, 피복공장 등으로 나뉘어 일을 하고 보위지도원에게는 절대 복종해야 한다. 결혼은 일을 잘 해야 시켜준다. 그러나 수용소 규정상 부부가 함께 살지 못하기 때문에 신씨도 태어나면서부터 아버지와는 헤어져, 인민학교(초등학교) 5학년까지 어머니하고만 살았다. 아버지는 1965년 '형제가 6.25때 월남했다'는 죄목으로 끌려왔고 어머니는 끌려온 이유조차 모른다고 말했다. 그가 14살때 어머니와 형이 탈출을 시도하다 붙잡혀 공개처형됐고, 그 자신도 가족이라는 이유로 끔찍한 고문을 당했다. 이후 수용소 내의 차별대우를 견디다 못해 탈출을 결심하게 됐다. 수용소는 '도주할 수 없다. 도주시 즉시 총살한다. 셋 이상 모여 있을 수 없다.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고 이상한 행동 발견시 즉각 신고해야 한다. 작업 외에 개인적으로 남녀간에 접촉할 수 없다' 등의 10대 규정을 만들어 수감자들을 통제하고 있다. 특히 수감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죄인이라는 의식을 심어주고 학교에서도 '어린 정치범'들에게 죄책감을 불러 일으키는 교육을 하기 때문에 수감자들은 자신의 일상이 억울하다거나 부당하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고 신씨는 말했다. 수용소 내 수만 명의 여성은 보위지도원의 성노리개로 전락했으나 그들 여성은 이를 평범한 삶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 신씨의 수기 발간을 도운 북한인권정보센터 윤여상 소장은 "완전통제구역에서 태어나 자라온 신동혁의 증언은 충격과 분노, 그리고 좌절 그 자체였다"며 "'표창결혼'을 통해 노동력을 최고조로 착취하고 노동력을 확보하는 개천14호 수용소는 21세기판 노예제 사회"라고 말했다. moonsk@yna.co.kr
신고 0명
게시물신고
|
인간사회에선 잇을수없는일들이 ㅇ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실을 전세계에 알려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