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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당 통제는 北 당국과 주민간 생존게임”
REPUBLIC OF KOREA 관리자 579 2007-11-26 17:55:05


데일리NK

좋은벗들 北인권보고서 발표…“1인 공개처형에 90발 쏴”

올해 북한 당국이 핵폐기 합의를 이루며 국제사회와 유화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것과 달리 내부적으로는 시장 통제나 대대적인 검열을 통해 체제 단속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좋은벗들(이사장 법륜)은 26일 오후 서울 배재학술지원센터에서 ‘2006~2007 북한 사회 변화와 인권’을 주제로 가진 북한인권보고서 발표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법륜 이사장은 “북한 주민들은 한반도에 도래하고 있는 해빙무드와는 전혀 상관없이 아직도 그늘 속에서 고통을 겪고 있다”며 “북한 주민들이 겪고 있는 폭력과 폭압 등은 그 전과 비교해서 지난 2년간 하나도 개선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의 식량난은 대량아사 초기 증세에 버금가게 나쁜 상태에 있다”며 “생존을 위한 주민들의 움직임이 아주 적극적으로 변했지만 북한 정부는 장마당 확대를 단속하는 등 사회질서를 잡기위해 단속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적어도 이 문제는 북한 주민들의 집단적인 저항을 불러왔고 이들이 스스로의 힘에 의해 자신의 삶을 조금이라도 개선해가려는 점에서 굉장한 변화의 씨앗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특히 주민들의 자생적인 경제활동이 확대되면서 북한 당국과의 마찰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좋은벗들 노옥재 사무국장은 “북한의 공식경제가 마비된 상태에서 현재 그나마 경제가 돌아간다고 하는 것은 장사와 뙈기밭 농사로 집약될 수 있는 주민들의 자생적인 노력 뿐”이라며 “그러나 이러한 경제활동은 정치적 자유권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당국과 주민들 간의 갈등관계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시장 운영시간과 장사 연령을 제한하는 시장 운영 통제나 중고 옷 장사 금지, 개인 고용 금지 등의 조치를 연일 내려 보내는 등 북한 당국의 단속은 올해 들어 더욱 확대되고 있다”며 “당국의 지침과 이를 어기는 주민들 간에 물고 물리는 생존 게임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지적했다.

좋은벗들 이승용 평화인권부장은 “흔히 국가적 검열은 종종 있어 왔지만 올해와 같은 강도 높은 검열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다”며 “이런 통제와 처벌 속에서 주민들은 모든 신체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를 박탈당한 채 살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부장은 또 “2000년 들어서서 잠시 주춤하던 공개처형이 다시 빈번해지고 있다”며 “특히 기업소나 외화벌이 단위의 대표들 중 검열에서 죄가 드러난 사람들에게는 아주 잔혹한 방식으로 공개처형을 집행하고 있는데, 2007년 10월 평안남도 순천에서는 15만의 주민들과 간부들을 모아놓고 90발을 쏘는 공개처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좋은벗들은 보고서를 작성하기까지 “2006년부터 2007년까지 좋은벗들 북한연구소에서 발행하는 ‘오늘의 북한소식’을 통해 수집된 자료를 일차적으로 사용했다”며 “그 기간 내 북한에서 일어났던 각종 사건과 사고, 주민들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바탕으로 북한 당국이 각종 지침과 검열, 단속을 통해 보여주었던 생생한 현실을 자료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 날 발표한 ‘북한인권보고서’는 ▲식량권 ▲생계활동권 ▲보건권 ▲사상의 자유권 ▲신체의 자유권 ▲여성권 ▲아동권 등 5가지 분야에 걸쳐 북한의 인권 침해 상황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다음은 보고서 요약]

▶식량권= 2천만 명의 인구가 매해 430~450만톤 가량의 식량을 비교적 균등하게 나눈다 해도 적절한 영양 섭취를 하려면 최소 150만~200만 톤의 부족분이 항상 발생하며 식량 원천이 절대적 부족을 겪고 있다. 식량 원천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심각한 문제는 배급 순위에 따른 식량 배분 체계가 일반 주민의 식량권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2007년 11월 현재까지의 식량상황은 식량 원천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가운데 풀죽으로 연명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장에 쌀이 나와도 사는 사람이 없고, 쌀 대신 옥수수나 옥수수쌀을 구매하며, 돈이 없어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매매 행위가 경직되는 등 식량 위기 징후가 곳곳에서 비슷하게 나타났다.

▶생계 활동권=시장에서의 장사 활동은 일반주민들의 대표적인 생계 활동 중 하나이다. 북한 당국은 국가 경제가 회복되지 않으면 자생적으로 발전한 시장을 없애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일단 수용했으나 ‘시장이 비사회주의의 서식장’이라는 인식에 따라 시장 통제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주민들은 한창 장사해서 돈을 벌어야 할 사람들을 못하니 하니 어떻게 살라고 하느냐며 반발밤과 불만이 거세다.

국가적 동원은 개인과 가족의 생존권을 심각하게 위협하기도 한다. 인민의 노동력을 무상으로 동원하는 것이 사회주의 특성이라 하더라도 최소한의 생존할 여력을 남겨두지 않는 동원은 문제다.

▶보건권=현재 북한 현실에서 질병 예방에 필수적인 식수 문제와 청결, 영양섭취 중 제대로 충족되는 것은 거의 없다. 보건 체계에서 또 하나의 맹점은 재해·재난이 닥쳤을 때 사회적 안전장치가 부재하다는 점이다. 재해·재난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후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사상의 자유권=2006~2007년에 들어서 북한 정부는 대대적인 단속과 검열을 통해 사회를 통제하고 있다. 북한 정부는 2007년 1월에 발표한 신년공동사설에서 ‘5.25교시’라는 표현을 쓰면서 강도 높은 통제를 암시하기도 했다.

단속 대상은 비사회주의적 생활방식, 부정축재, 밀수, 휴대전화 사용, 비법월경, 인신매매, 국가기물 무단 판매, 마약은 물론 한국 영상물 CD, 국경변 왕래, 여성들의 옷차림, 컴퓨터 게임, 3인 이상 모여서 잡담하는 행위와 노인들의 아침 운동까지 사사건건 모든 행위를 국가가 통제하고 있다. 또한 내부 동향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체제 위협으로 간주하여 일체의 정보 소통도 금지하고 있다.

▶신체의 자유권=2000년 들어서서 잠시 주춤하던 공개처형이 다시 빈번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인신매매나 살인행위에 대해 공개처형이 진행되고 있고, 특히 기업소나 외화벌위 단위의 대표들 중 검열에서 죄가 드러난 사람들에게는 아주 잔혹한 방식으로 공개처형을 집행하고 있다.

구금시설 내에서의 인권 상황도 더 악화되는 추세이다. 최근 대대적인 검열로 인해 생계형 범죄자 및 경미한 죄를 저지른 사람까지 전부 범법자로 구속되고 있다. 연좌제 역시 주민들의 자유권을 억압하는 대표적 사안이다. 이런 통제와 처벌 속에서 주민들은 모든 신체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를 박탈당한 채 살아가고 있다.

▶여성권=식량난 이후 이혼이 급증하고 혼외관계가 만연하고 있다. 북한은 여성과 성이 거래 대상이 되는 사회이며 여성들 스스로도 몸을 자원화해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초기 성매매가 개인적인 성매매의 형태로 출연했다고 하면 이제는 개인집은 물론이고 대기 숙박(민박), 역전 주변, 안마방 등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성매매가 이루어진다.

여성은 실질적인 가계 부양자이자 피부양자 취급을 받고 있다. 가계의 생계를 책임지는 역할을 하고도 적절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 탈북여성들은 불안정한 신분 때문에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고 인신매매에 노출되어 있다.

▶아동권=식량난이 극심해지면서 아동의 식량공급이 원활치 않다. 유아 사망률이 높아지는 한편 남북한의 체격 차이가 심각할 정도로 성장발육이 저하된 것이다. 또한 체력 저하와 생계벌이 등을 이유로 자퇴 혹은 조퇴율이 높아졌다.

북한에서는 가정 뿐 아니라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학교와 당에서까지 교육의 기회를 압박한 채 강제적으로 학생들을 체계적으로 동원하고 있다. 무상으로 지급되던 학용품과 교복이 개인의 부담이 되고 책·걸상 페인트 등 학교 비품까지 학생 부담이 되면서 사실상 무상 의무 교육이 붕괴되었다.

양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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