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로 간 탈북자들, 그들은 지금… |
---|
동아일보 2008-05-05 03:08 “먹고살기 바빠” 자본주의 적응 아직 실험중 美정부 지원 거의 없고 영어 서툴러 정착에 고전 식당-마트 등서 막일… “자녀 교육 때문에 美선택” 《5일은 2006년 탈북자들이 최초로 미국에 망명해 정착한 지 2년이 되는 날. 당시 탈북자 6명이 중국 선양(瀋陽)의 미국 총영사관을 통해 미국 땅에 발을 디뎠다. 2004년 10월 북한인권법이 발효된 후 19개월 만의 일이었다. 그 후 미국 망명 탈북자는 점차 늘어 현재 43명이 미국 전역에 흩어져 살고 있다. 망명 탈북자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은 시애틀, 루이빌, 리치먼드, 애틀랜타, 로스앤젤레스, 뉴욕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불법으로 미국에 입국한 뒤 정착한 탈북자와 남한에 왔다가 미국으로 재망명한 사례 등을 합치면 100∼150명의 탈북자가 미국에 거주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 미국에서 살아보니… A 씨는 미국 중동부의 작은 도시에 정착해 2년째 살고 있다. 일식당에서 일하는 그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일하고 1년에 3만∼4만 달러를 번다”며 “대도시에 비해 생활비가 비싸지 않아 혼자 먹고사는 데는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두세 달은 미국 연방정부에서 지원하는 돈으로 매달 150달러를 쓸 수 있는 식품카드를 받아 아파트에서 살았지만 이제는 한 달에 500달러 하는 아파트를 내 돈 내고 살 수 있으니 자립한 것 아니냐”며 활짝 웃었다. 남부의 한 중간 규모 도시에 정착한 B(여) 씨도 식당에서 일한다. 그는 “더 나은 직장을 찾아 대도시로 옮길까 심각히 고려 중”이라며 “솔직히 먹고살기 바쁘다. 속된 말로 돈이 제일 중요하더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차가 없으면 한 발짝도 나가기 어렵고 정착 지원금을 주는 것도 아니어서 생각했던 것보다 힘들었다”고 말했다. 남한에 정착했다가 2006년 미국으로 망명을 한 마영애(42) 씨는 보기 드문 성공 사례다. 그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탈북 망명자 4명을 고용하고 있다. “미국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탈북자들을 위해 쉼터를 만들고 싶다”는 그는 대학에 다니며 미주 탈북자 선교회 대표직도 맡고 있다. 망명 탈북자끼리 가정을 꾸려 사는 경우도 생겼다. 중부의 한 도시에 사는 이 탈북자 부부는 지역 한인이 경영하는 세탁소에서 무임금으로 일하면서 노하우를 배운 뒤 직접 세탁소를 차린 것으로 알려졌다. ○ ‘교육문제’ 고려한 경우 많아 기자가 만난 탈북자 가운데 상당수는 ‘철천지 원쑤’로 교육받은 미국을 택한 이유에 대해 “교육 때문”이라고 답했다. 딸과 미국에 정착한 B 씨도 미국행 결심의 첫 번째 이유로 교육 문제를 꼽았다. 그는 “중국에 머물면서 남한의 교육 실태에 대해 (좋지 않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미국에 가면 공립교육기관에서 돈 들이지 않고 자유롭게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미국행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망명한 지 한 달을 갓 넘긴 윤애실(가명·49) 씨도 “막내 딸 미선(가명·16)이가 7세 때 탈북해 네 번이나 강제 북송을 당하면서 중국에 숨어 지내다 보니 딸들이 학교에 다니지 못한 것이 가장 가슴 아프다”며 “두 딸이 하고 싶어 하는 공부를 마음껏 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 만만치 않은 스트레스 그러나 미국 망명 탈북자들의 생활이 쉽지만은 않다. 한때 로스앤젤레스의 한국 대형마트에서 일했던 C 씨는 “일자리가 많고 한국 이민자가 많은 곳이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에서 로스앤젤레스를 택했지만 생각보다 일자리 잡기가 쉽지 않았다”며 “쥐꼬리만큼 벌어 보아야 세금이 워낙 많아 돈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도 미국 정착의 어려움을 자세히 소개하는 글이 종종 올라온다. 남한에 정착했다가 미국에 불법 이주해 살고 있다는 한 탈북자는 “식당에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일하며 주급 350달러를 받지만 집값이 1000달러 정도이고 음식값도 남한의 두 배여서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남한에서는 주거지원금으로 1300만 원을, 취업장려금으로 3년간 1500만 원을 지원받는 데 비해 미국에서는 거의 지원이 없다는 점도 이들이 아쉬워하는 점이었다. 특히 이들은 영어가 서툴러 의사소통이 어렵기 때문에 초기 정착 과정에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털어놓았다. ○ 선배 망명자들의 조언 미국 생활 3년째에 접어드는 탈북자 D 씨는 “북한과 달리 미국은 노력한 만큼 대가가 돌아오는 곳이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편하게 생활하려 한다면 큰 착각”이라며 “열심히 살아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도시가 반드시 정착에 유리한 것은 아니라는 충고도 나왔다. A 씨는 “대도시에 살아야 하루아침에 일확천금을 모을 수 있다는 생각은 위험한 것”이라며 “중소도시에 정착해 성실하게 돈을 모으다 보면 좋은 기회가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B 씨도 “조급하게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사람이 있지만 초기 정착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생각하면 삶의 터전을 자주 바꾸는 것은 결과적으로 옳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신고 0명
게시물신고
|
한국도 노력한만큼 대가가 따릅니다.. 미국보다 편하면 편햇지 불편하진 않을거에요
우리의 내용도 있네요.감사합니다.우리민족과 내형제들을 위해 많은 얼론으로 그들에게 자유를 주는데 도움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