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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 아버지와 아들의 엇갈림‥‘크로싱’
Korea, Republic o 관리자 556 2008-06-10 23:28:17
뉴시스 2008-06-05 17:28

함경도 탄광 마을에 한 가족이 있다. 아버지 용수(차인표), 어머니 용화(서영화), 그리고 열한살 아들 준(신명철)이다. 하루 벌어서 먹고 사는 어려운 형편이지만 함께 있어 행복하다. 어느날 용화가 폐결핵으로 쓰러진다. 북에서 용화의 약을 구할 수 없자 용수는 중국행을 결심한다.

생사의 고비를 겪으며 중국에 도착한 용수는 벌목장에서 일하며 돈을 모은다. 하지만 불법으로 일하는 현장이 중국당국에 발각돼 쫓기는 신세가 된다. 천신만고 끝에 우리나라로 온 용수는 북에 남아있는 용화와 준을 만나려 애쓴다.

용수가 북을 떠난 뒤 용화의 병세는 점점 나빠져 결국 죽고 만다. 홀로 남은 준은 아버지를 찾으러 중국으로 떠난다.

영화를 연출한 김태균(48) 감독은 5일 “작품을 하기로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지만 작품이 세상에 태어난다면 영화를 본 관객들과 함께 아픔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가 우리가 알고 있지만 외면해왔던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일깨우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힘든 과정 속에서 만들어졌고, 4년 만에 관객들 앞에 서는 영화다. 관객들이 보고 공감하고 북한 문제에 관심 갖기를 바란다.”

영화를 보면 북녘 사람들은 도와줘야하는 사람들이고, 북의 정부는 이들에 무관심하다. “반공교육을 받고 자라고 공산주의, 사회주의에 거부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사실들만 그려내려고 했다. 북한 사람들이 처해 있는 환경, 열악함, 두려움의 10분의1도 담기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용수 역은 많은 희생이 필요한 배역이다. 차인표씨를 어떤 모임에서 처음 보고 캐릭터가 요구하는 진정성을 충실히 표현해 낼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캐스팅 배경을 밝혔다.

김 감독은 “무엇보다 영화 속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통해 북한의 실체적 모습과 남과 북의 현실을 보여주고 싶었다. 한 가족이 무너져 가는 모습을 관객들이 보고 공감하고 판단하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차인표(41)는 “탈북자 소재 영화를 촬영했다고 해서 갑자기 탈북자들을 돕자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나는 영화를 찍으면서 내 안에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야겠다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대상이 탈북자이든, 한국의 어떤 사람이든,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이든 상관이 없다. 이웃을 불쌍히 여기고 사랑하는 마음은 인류 모두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감정이다”고 전했다.

11세 자녀의 아버지이기도 한 차인표는 “내 아이와 영화 속 아이가 오버랩 되면서 만약 실제 내 아이가 이런 상황에 처해지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전에는 아사자, 탈북자들 이야기 나올 때 몇 명이나 죽었고 몇 명이 탈북 했는지 숫자를 봤는데 영화촬영 후에는 그들 하나하나가 생명으로 다가왔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남과 북, 중국의 국경을 넘나들며 서로를 찾아 헤매지만 결국 엇갈리고 마는 아버지와 아들을 그린 영화 ‘크로싱’은 26일 개봉한다.

이민정기자 benoit051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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