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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벌이 기관은 北 부정부패 축소판”
Korea Republic of 관리자 570 2009-03-30 22:12:03
데일리NK 2009-03-30 15:19

前 호위국 외화벌이 지도원 “조개 1t당 200달러 횡령”

1990년대 극심한 경제난 이후 북한 내 부정부패 현상이 만연되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의 달러가 오가는 외화벌이 기업소가 비리의 온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비리가 만연한 곳으로 세관이나 국경경비대, 군부 물자관리소, 상업관리소도 언급되지만 외화벌이 기업소는 비리의 규모 면에서나 권력기관이 먹이사슬처럼 얽히고 얽힌 형태를 볼 때 북한 부정부패의 축소판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북한 김정일의 신변 안전을 책임지는 호위(총)국(우리의 청와대 경호실에 해당) 소속 외화벌이 기업소 ‘청운산’의 지도원으로 일했던 탈북자 안홍식(2007년 입국・가명) 씨는 30일 기자와 만나 외화벌이 기업소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정부패 행태에 대해 소상히 밝혔다.

호위국 외화벌이는 ‘청운산’이라는 본사에 뿌리를 두고 그 산하에 여러개의 회사들이 존재했다. 외화벌이 기관을 조직하기 위해서는 먼저 국가적 사업 기금 마련이라는 대외명분이 있어야 한다. 때문에 각 회사들은 그럴듯한 대외명분을 내세워 방침을 받아 외화벌이를 조직한다.

예들어 호위국 조직부에서 ‘영원 발전소’ 건설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명분으로 건설 자금이 필요하다며 외화벌이 회사를 조직하고 건의서를 올려 승인을 받게 되는 형태다.

각 부서마다 나름의 명분을 내세워 회사를 세우는데 그 중에 유명한 곳은 호위국 정치부에서 2004년에 조직한 삼경 회사(청운산 5부), 역시 2004년에 호위사령관 이을설의 둘째딸에 의해 조직된 연못 무역 회사(청운산 2부) 등이다.

안 씨가 일했던 ‘청운산’ 기업은 주로 해양 자원을 바탕으로 해 외화벌이에 나섰는데, 바지락, 대합, 홍합, 해삼, 꽃게, 광어 등 조개류와 어류의 수출이 외화벌이의 기본원천을 이루고 있었다.

안 씨는 “당시 외화벌이 지도원으로 일하면서 내가 본 통계 문서에서 2005년 10월부터 2006년 4월까지 6개월 동안 황해남도 해주에서 수출된 바지락만도 2천 톤이었다”며 “상부 보고용 문건에서는 바지락 1t당 가격을 750~850달러로 기록했지만, 실제로 중국과 계약하여 판매할 때는 1천 달러에 거래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1t당 150~250달러는 회사가 그냥 챙기는 이득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돈은 본사 사장과 지사 사장, 돈을 관리하는 간부가 함께 골고루 나눠 가졌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남긴 돈은 비단 외화벌이 기업소 뿐 아니라 채취 사업이 이뤄지는 해당 도당 간부들의 주머니까지 채우게 된다고 안 씨는 증언했다.

그는 “처음 외화벌이를 할 때만 해도 ‘자릿세’를 논하는 곳이 없었지만, 도당 간부들이 가만히 보니 저마다 외화벌이로 한 몫 챙기는데 자기들만 아무 이득도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도당 간부들이 그때 이후로 외화벌이 간부들에게 ‘우리 도내에서 그냥 돈을 벌게 할 수는 없다. 자릿세를 내고 외화벌이 하라’고 요구해 결국 1%의 자릿세를 바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 씨는 “2003~2004년까지 바다 자원을 채취해 대대적인 외화벌이를 하다 보니 결국 (어패류) 씨가 마르게 됐다”며 “결국 양식장 문제가 거론 되게 되었고, 그에 따르는 기구를 내올 것에 대한 방침을 비준 받아 각 회사마다 바다에 구역을 나누어 말뚝을 박고 서식장을 꾸리는 촌극이 연출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특히 “외화벌이 기업소들이 바다에 구역을 정해 다 차지하다보니 정작 일반 주민들은 먹고 살 길이 막혀버렸다”며 “결국 외화벌이 기업소에 들어가 일꾼으로밖에 일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짜여진 ‘부정부패’의 연결고리는 보위부(검열기관), 보안서(경찰), 당 기관, 도 인민위원회 심의과 간부들에까지 촘촘히 연결된다.

안 씨는 “북한에서 외화벌이는 반드시 방침을 받아야만 할 수 있는데 인민위원회 심사과에서 방침의 진위 여부에 대한 심사를 진행한다”며 “이 과정에서 무사히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심사과 사람들에게 ‘뒷돈’을 챙겨주지 않으면 안 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또한 “외화벌이 기업은 자기 직원들에게 식량과 연료를 우선적으로 보장해주기 때문에 여기(외화벌이 기관)에 들어가기 위한 ‘전쟁’이 그야말로 치열하다”며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먹고 사는 문제는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기 떄문에 인맥관계, 뇌물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호위국 산하 사업소에서 그토록 많은 외화를 벌어들였지만, 권력층 간부들이 그 돈을 나눠 가지면서 정작 호위국 소속 대원들은 먹을 것이 부족해 한밤중에 군관 사택에 들어가 음식을 훔쳐 먹는 등 북한 최정예인 김정일 호위병이라고는 볼 수 없는 한심한 일들이 벌어졌다”고 폭로했다.

이어 “위에서는 돈을 가로채 자기 배만 채우고 밑에서는 먹을 것이 부족해 다시 상관의 집을 습격해 배를 채우는 현상이 생기고 있다”며 “결국 외화벌이 사업은 김정일과 간부들만을 위한 것일 뿐 일반 군인과 서민들에게는 아무런 혜택도 돌아오지 않는 사업이다”고 성토했다.

유관희 기자(평남도 출신, 2008년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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