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 "돈보다 마음 우선…안정적 직업 원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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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북한이탈주민 일자리 찾아주기 행사 [노컷뉴스 이혜란 대학생 인턴기자] 16일 오후 2시 서울 양천구청 대강당에 많은 사람들이 속속 들어와 자리를 잡고 앉기 시작했다. 이날은 북한이탈주민의 일자리를 찾아주기 위한 '구인 구직 만남의 날'로 130여명의 북한이탈주민과 24개의 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행사가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기업과 북한이탈주민들 간의 1대1 즉석면접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정부에서 후원하는 보조금으로 북한이탈주민을 고용하는 이들 기업들은 적게는 1명, 많게는 10명까지 채용한다. 행사에 참가한 북한이탈주민들은 하나같이 '안정적인 직업'을 원했다. 한국에 온 지 5년째인 박 모(남.61)씨는 "그동안 도배도 하고, 미싱 작업도 하고, 현재는 고물상을 하느데,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몰라 행사에 참여했다"며 "시골에서 농사짓는 일을 하고 싶은데, 그런 일은 늙어서까지도 계속 할 수 있는 안정적인 직업"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아는 사람 없는 시골에 내려가 밭을 얻어 농사 짓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형편이다. 현재 한국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2.6%가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고 있다. 박 씨를 비롯해 이날 구직행사에 참가한 북한이탈주민들이 원하는 직업은 하나 같았다. "보수가 적어도 상관없으니 안정적인 곳에서 오래 일하고 싶다"는 이들의 바람에서 새터민들의 불안정적이고 불안한 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 작은 회사에 취직을 했더라도 이들은 오래 버티지 못하고 일을 그만둔다. 그 이유는 대부분 '인식 부족' 때문이다. 뭐가 다르고 뭐가 어려운지 북한이탈주민을 잘 모르고 고용한 기업들은 "왜 이리 못하냐, 게으름 피우냐, 그것도 모르냐"고 추궁을 하게 되고 그러면 북한에서 온 이들은 위축되어 결국엔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김 모(여.30)씨는 한국에 온지 6개월이 되어 가는 지금 컴퓨터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에 다니고 있다면서 곧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김 씨는 "북한에서부터 한국에 오기까지의 과정에서 많은 어려운 일들을 겪었던 만큼 한국사회의 어떤 일이든 못하겠냐"면서 "한 가지 바라는 게 있다면 하는 만큼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만난 북한이탈주민들은 일을 하고 싶어 했다. 높은 보수가 아니더라도, 열심히 할 수 있는 일과 따뜻한 말을 건넬 수 있는 조금의 이해심만 보여준다면 이들의 "안정된 삶"이라는 소박한 꿈, 코리안 드림이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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