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느릅냉면 한그릇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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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느릅냉면 한그릇이지만…" “탈북자들이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베풀고 봉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비록 ‘느릅냉면’ 한 그릇씩이지만 정성을 담아 어른들께 대접하면서 사회봉사를 시작하려 합니다.” 탈북자 출신 목회자와 신자들로 구성된 탈북자 교회가 지역의 무의탁노인들에게 점심식사를 대접하기로 해 눈길을 끈다. 서울 양천구 신월동 ‘평화통일교회’(담임전도사 강철호·37)는 24일 낮 12시 신월종합사회복지관에서 노인 등 100여명에게 북한식 ‘느릅냉면’을 대접할 예정이다. ‘평화통일교회’는 강 전도사를 비롯해 50여 명의 교인 거의 대부분이 탈북자들로 지난해 크리스마스 직후인 12월 27일 문을 열었다. 강 전도사는 지난 1995년 북한을 탈출, 중국에 머물다 1997년 입국해 감리교신학대와 신학대학원 등 6년의 정규 신학교육을 받은 목회자. 교회 개척은 기독교대한감리회 서부연회가 후원했다. 기존의 남한 교회가 탈북자 교인들을 받아들인 경우는 있었지만 탈북자 출신 목회자가 교회를 개척하고 교인들도 탈북자 위주로 구성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평화통일교회’가 지역사회봉사에 나서게 된 데 대해 강 전도사는 “탈북자 교인들은, 작지만 자신들도 뭔가 이 사회를 위해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탈북자들은 고향을 떠나 남한의 낯선 체제와 사회에 적응하면서 많은 상처를 입고 소외감을 느껴왔다고 한다. 강 전도사는 “우리가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탈북자들은 도움만 받는다’는 남한 사회의 선입견과 냉대 때문에 다시 상처를 받고 있었다”고 말했다. 강 전도사는 “20평 남짓한 건물에 의자도 없이 바닥에 앉아서 예배를 드리는 넉넉지 않은 형편이지만 교인들은 어떤 대형교회에 출석할 때보다 편안해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인들은 ‘평화통일교회’에 출석해 북한에 있는 형제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어린이들까지 다만 1000원이라도 직접 헌금하고 십일조를 내면서도 기뻐한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강 전도사가 조심스레 교인들에게 ‘냉면 접대’를 제안하자 모두 대환영이었다고 한다. 마침 느릅냉면을 생산하는 탈북자들의 자활공동체인 ‘백두식품’에서 재료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백두식품’ 종업원 대부분은 ‘평화통일교회’의 교인이다. 이제 교회 개척 6개월째를 맞으며 탈북 선배로서, 목회자로서 교인들을 보듬고 있는 강 전도사는 “앞으로 평화통일교회를 ‘사람의 통일’을 이루는 마당으로 삼겠다”고 했다. 탈북자들만의 ‘끼리끼리’가 아닌, 남한 사람들도 적극적으로 교인으로 받아들여서 직접 대면하면서 남과 북의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장을 만들고 싶다는 것. “탈북 동포들이 남한에서 뿌리를 내리기까지는 손길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남한 동포들에게만 바라기보다는 저희 스스로 올바른 신앙생활과 봉사를 통해 탈북자에 대한 이미지를 스스로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nk.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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