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되는 북한 이주민 청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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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나라에서 남 도우며 사는 게 꿈"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성취감을 한 번 맛보면 그 재미에 빠지게 됩니다. 저와 비슷한 처지의 후배에게 아무쪼록 그런 경험을 딱 한 번만이라도 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북한 출신 이주민인 김광명(25.가명) 씨는 작년 5월에 초등학교 졸업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나서 곧바로 중학교 검정고시를, 올해 4월에는 고교 검정고시에 차례로 합격했다. 그는 최근 경북 포항의 한동대 사회복지학과에 특례 전형에 합격해 곧 대학생이 된다. 김 씨는 함경북도 출신으로 지난 2001년 탈북, 중국 연길에 머물다 2007년 남한에 왔다. 북에서는 아버지가, 중국에서는 어머니가 각각 병으로 세상을 떠나 여기에서는 홀로 살고 있다.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남측 문화를 알아야겠다며 기독교 서점에서 일했고, 더 다양한 경험을 쌓고자 주차 일과 치킨 배달도 차례로 해봤다고 한다. 그는 북에서 소학교(4년제)밖에 나오지 않았다. 늦었지만, 공부를 더 해야겠다고 느낀 그는 지난해 3월 탈북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에 입학했다. "수학은 문제 푸는 재미가, 영어는 외우는 재미가 각각 있지만, 국사와 사회는 정말 어려웠어요. 특히 국사는 같은 인물에 대해 비난과 칭찬을 (남북이) 엇갈리게 하거든요. 사회도 상업주의니, 공업주의니 제3의 물결이니 금방 이해하기 힘들었어요." 그는 가난한 나라에서 남을 도우며 사는 게 꿈이다. 대학을 졸업하면 비정부기구(NGO)에 들어가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에서 일하는 자신의 모습을 매일 상상하며 꿈을 키우고 있다. "외국에 나가 일하려면 영어를 잘해야 하는데…. 학교에서 열심히 배울 겁니다. 그런데 공부를 하다 보니 아무리 돈이 궁해도 아르바이트를 해서는 안 되겠더라고요. 아르바이트를 하면 몸이 피곤해져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더군요. 돈이야 없으면 아껴 쓰면 되고, 적어도 굶지는 않거든요." 그는 자신의 처지와 유사한 후배에게 이처럼 '알바'를 하지 말라고 조언하면서 "꿈을 잃지 않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들은 정원 외 특례 입학을 할 수 있어 이곳 학생에 비해 입학이 쉽지만 정작 문제는 졸업이 힘든 점"이라며 "사고방식도 다르고, 리포트를 써본 적도 없고, 접하지도 못한 책을 읽어야 하니 입학보다 끝까지 따라가는 게 정말 큰 어려움"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내년 2월에 졸업한다. 여명학교 졸업 예정생 16명 중 서강대와 한국외국어대, 건국대, 인하대 등에 15명이 합격했고 1명은 다닐 대학을 더 알아보고 있다. 후원금으로 운영하는 여명학교는 내년 학기에 입학할 북한 이주민 학생을 모집하고 있다. 내년 2월 11일까지 원서를 접수하고, 사흘 간 예비 과정을 거친 후 3월 2일 입학식을 할 예정이다. 김신동 여명학교 교무주임은 "학생들의 기초 지식이 크게 부족한 탓에 벽돌을 쌓듯 서두르지 않고 가르쳐야 하는 게 힘든 점"이라며 "검정고시가 예정된 4월과 8월은 숙식을 함께 하며 모두 이를 악물고 공부한다"고 말했다. ts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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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이있는곳에 길이있습니다.
쓰러지면또일어나고,오뚜기처럼 강인하고,갈대처럼,외유내강하면,꼭 성공합니다.
젊어서고생,사서고생입니다.
아무쪼록,꼭 성공하셔서,뜻하신소망,이루소서.
부럽군요.사랑스럽군요.자랑스럽군요.
건강해치지말고,굳건하게 밀고나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