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대학생이 학점 4.5 만점 받은 비결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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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나는 대학교 2학년 2학기를 이수중에 있으며 지난 3학기동안 받은 평점은 4.0이 넘는다. 4.5 만점을 받은 학기도 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탈북대학생들 대부분이 학점을 못받아서 휴학 혹은 퇴학을 당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학점이 그렇게 좋으냐?”고 묻곤 한다.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약간은 당황스럽다. 왜냐하면 사실 이렇다하고 내놓을 만한 공부비결이 없고 그저 무조건 열심히 공부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하루에 최소한 3시간씩 공부하자” 사실 대학교 입학하기 전, 글쓰기와 영어 공부를 꾸준히 해왔었지만 대학 입학 후 내가 다른 학생들보다 교양지식이 부족하다는 점을 통감하게 되었다. 학우들 중에는 어릴적부터 차근차근 쌓아온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발표도 멋지게 하고 글도 아주 잘쓰는 친구들이 많았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독서를 했을지라도 그 친구들에 비하면 나의 지식은 너무 보잘것 없게 느껴졌다. 하지만 위축되고 포기하기 보다는 “이왕 하는 거면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으로 스스로와 다음과 같은 약속을 했다. “하루에 최소한 3시간씩 공부하자”. 사실 세미나, 동아리 등 활동을 많이 하는 편이라 하루에 3시간씩 공부하기가 쉽지 않았다. 밤 늦게 집에 들어와서 침대를 보면 그대로 자고싶을 때가 많았지만 자신과 한 약속 때문에 그대로 잘 수가 없었다. 초기에는 정말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었지만 지금은 습관이 되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글쓰기와 발표에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자연스레, 그날 배운 내용은 다 이해하고 소화해야만 잠자리에 드는 버릇이 생겼다. 한국으로 오기 전 나는 북한을 탈출하여, 중국에서 약 7년 동안 살았었고 고등학교 1학년까지 마친 상태였다. 한국에 와서, 나는 중학교 3학년에 편입하였고 나보다 2살 어린 동생들과 공부하게 되었다. “말투 때문에 애들이 나를 싫어하지는 않을까?” 설레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학교생활을 시작했지만 한편으로 두렵기도 했다. “나의 말투 때문에 애들이 나를 싫어하거나 놀리지는 않을까? 어떻게 하면 2살 어린 동생들과 친해질 수 있을까?” 등등 여러 가지로 걱정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매우 친절하게 나를 맞아주었고 특히 짝꿍이었던 친구는 나에게 필기 노트도 빌려주고 필요한 교과서도 구해주었다. 하지만 학교생활은 결코 쉽지는 않았다. 특히 국어, 사회 , 국사 등 인문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수업시간에 아무리 집중해서 들어도 도저히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방황하다가 용기를 내어 쉬는 시간에 선생님들한테 찾아가 물어보고 또 인터넷 강의도 들었다. 그리고 정말 수험생처럼 열심히 공부했다. 새벽 2시 전에 잠자리에 든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고 오직 “공부” 하나만 생각했었다. 그 결과 나의 성적은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고 학업에 있어서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다. 연예인 이야기 하면 무슨 말인지 몰라 그냥 바보처럼 웃기만 학업 외에 또 힘들었던 것은 애들이 모여서 연예인 이야기를 할 때였다. 나는 한국의 연예인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게 없어서 애들이 연예인 이야기를 하면 무슨 말인지 몰라 그냥 바보처럼 웃기만 했다. 이야기에 낄 수가 없어 엄청난 소외감을 느끼기도 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나는 인터넷에서 연예계 기사를 매일매일 체크하고 현재 뜨고 있는 노래와 개그 등도 “자습”했다. 그렇게 나의 연예계 지식이 조금씩 쌓이기 시작하자 반 친구들이 이야기할 때 나도 자연스럽게 낄 수 있게 되었고 그로 인해 더 친해졌다. 내가 북한에서 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한 번도 북한에 대해서 물어보지 않고 나를 배려해 주었던 그 동생들이 지금도 너무 감사하다. 중학교 3학년을 마치자마자 나는 배정된 고등학교를 포기하고 대입검정고시 학원에 등록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제 나이에 대학교에 입학하고 싶었고 학교생활보다 사회경험을 더 많이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학교에 와보니까 동기 사이에 한두 살 정도 차이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대입검정고시를 준비하며 배운 많은 것들 대입검정고시를 준비하는 동안 나는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많은 것을 배웠다. 검정고시 학원에는 10대 청소년부터 70대 할머니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나는 그들로부터 책에 없는 삶의 지혜를 배웠다. 뒤늦게 시작한 공부지만 가사와 학업을 병행하며 열심히 공부하는 어른들이 너무 존경스러웠다. 그분들을 보며 젊은 나이에 배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나는 깨달았다. 그리고 학교가 싫어서 뛰쳐나온 또래 친구들을 보며 탈북청소년들 뿐만 아니라 한국 청소년들도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검정고시 학원을 다니면서 나는 아르바이트도 했다. 돈도 돈이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몸으로 체험해야 내 것이 된다.” 는 생각 때문이었다. 나는 아이스크림 가게, 분식집, 슈퍼 등 다양한 곳에서 일을 했다. 예의바른 손님, 까다로운 손님들을 접하면서 한국 사람들의 취향과 문화에 대해 배우고 이해하는 좋은 경험이 되었다. 편견을 버리고 서로 이해하고 돕는 것이 통일의 시작 대학에 입학한 후로는 대입 검정고시를 준비하던 때보다 좀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살 수 있어서 감사하다. 하지만 아직도 해야 하는 것과 배워야할 것이 너무나 많다. 많은 사람들이 “탈북대학생들의 적응” 문제를 가지고 토론도 하고 논문도 쓰지만 탈북대학생 스스로가 노력하지 않으면 이 문제는 절대로 해결되지 않는다. 어떤 선배가 “탈북대학생들은 한국에 유학 온 학생들이다.”라는 말을 해준 적이 있다. 나는 이 말에 동의한다. 탈북대학생은 현재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떠나온 북한에 대한 깊은 사명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유학생의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매일 매일 배우며 살아가고 있다. 한국에서 배운 나의 모든 것들을 북한을 올바른 사회로 재건하는 일에 사용할 날이 언젠가는 올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나는 현재 학회 활동과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친구들에게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있다. 어떤 친구는 “북한 사람들은 뿔이 있는 줄 알았는데.”라며 나한테 웃으며 말한 적이 있다. 사실 남북 대학생이 이렇게 만나는 것 자체가 나는 작은 통일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서로에 대한 오해와 막연하게 다르다고만 생각했던 편견을 버리고 서로 이해하고 돕는 것이 통일의 시작이 아닐까? 나는 내가 속해있는 대학사회에서부터 작은 통일을 시작해 보려고 한다. 박은아(북한이탈주민, 한국외대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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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글귀입니다.
님도 그학생들에 못지않게 총명하고 현명하게 살고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삶은 노력하는 자를 배신하지 않습니다. 보기 좋네요.
ps - 학점받긴 쉬우나 4.5만점은 아무나 받는게 아니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