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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시장서 북한돈 내도 '10% 더내라' 요구
데일리NK 2010-06-08 17:32:00 원문보기 Korea, Republic o 관리자 1289 2010-06-09 01:59:06
[화폐개혁後 北내부 변화①] 中 식량 들어오니 쌀가격도 '안정'

지난 11.30 화폐개혁 이후 북한은 극심한 내부혼란을 겪어왔다. 신구화폐 교환비율은 1:100, 교환한도는 1세대당(4인기준) 구화폐 30만원이었다. 북한 당국의 시장폐쇄는 혼란을 증폭시켰다. 북한 당국은 신속한 구화폐 수거를 위해 시장을 폐쇄했고, 시장을 통해 하루벌이 장사를 하던 도시 주민들이 큰 타격을 받았다. 구화폐 교환 한도가 정해지자 상인들은 식량 판매를 중단했고, 새화폐 26원(kg)던 쌀 값이 지난 3월 초에는 1500원(함북 회령시장)까지 치솟았다. 민심이 흉흉해지자 북한 당국은 사실상 화폐개혁의 실패를 인정했다. 김영일 전 총리는 평양에서 인민반장들을 모아놓고 공개 사과를 하기도 했다. 2월부터 시장이 다시 문을 열었고, 외화사용 금지 등의 조치도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지난 6개월 동안 북한 내부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5회에 걸쳐 화폐개혁이후 북한의 실태를 짚어본다.

현재 북한내 시장 상황은 화폐개혁 이전으로 되돌아 간 모양새다. 현재 쌀가격은 지난 2~3월에 비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김정일 방중 이후 중국에서 식량이 들어올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5월) 하향 안정세가 뚜렷해졌다.

내부소식통에 따르면 쌀가격은 함경북도 회령 480원(kg/6월4일), 신의주 420원(6월 7일), 평양 수남구역 360원(6월2일), 사리원 380원(6월7일) 등이다. 옥수수 가격은 통상 쌀 가격의 50% 전후다. 그러나 최근 황해도 지역에서는 돼지 사료로 옥수수를 쓰는 집들이 늘면서 옥수수 가격이 쌀가격의 70%까지 육박하는 특이 현상도 보이고 있다.



중국 대북 식량지원 상황을 공식 확인할 수는 없지만, 북한 당국이 지난 3월부터 외화벌이 기관들을 적극 독려해 중국에서 식량을 들여온 것이 쌀 가격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부 소식통은 "북-중 국경지역에서 식량밀수가 다시 활발해진 것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5~6월 춘궁기가 오면 식량가격이 또 폭등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이 엇나간 이유로는 '시장 정상화'가 첫번째로 꼽힌다.

소식통은 "화폐개혁 전 보다 공업품 거래가 약간 줄기는 했지만 이제 거의 예전모습으로 돌아갔다"면서 "사려는 사람이나 팔려는 사람이나 언제든지 시장을 이용할 수 있이니 이제는 가격변동폭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5월부터 본격적인 모내기 철이 시작되면서 시장운영 시간은 단축됐다. "모두 다 모내기 전투에 참여하라"는 북한 당국의 '모내기 전투령'이 떨어지면서, "그날 먹을 식량이나 부실물, 생필품 구입을 위해서만 시장을 이용하라"는 방침이 전달된 것이다.

소식통은 "모든 지역의 시장들은 오후 2~4시 사이에 개장해서 일몰 때 문을 닫는다"고 설명했다. 물론 소소한 차이는 있다. 함경북도 지역에서는 보통 일몰 때 시장이 마감되지만 모내기 동원에 압박을 크게 받고 있는 황해도와 평안도 지역의 시장들은 오후 6시에 문을 닫기도 한다.

쌀값이 안정화 됐다고 해서 식량 걱정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시장 상인들은 현재의 식량가격에 대해 여전히 불안한 시선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올 7월부터 식량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함경북도 당위원회에서는 지난 5월 간부회의를 열고 "7~10월 분 식량배급을 각 단위별로 자체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우선 농업상황이 걱정거리다. 북한은 올 봄농사 시작부터 극심한 비료난을 겪었다. 김정일 방중 직후 중국산 비료의 유입이 이뤄지면서 일시적인 '해갈'은 됐지만, 여름 농사에 필요한 비료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김정일이 무연탄으로 비료를 생산하는 평남 안주시의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를 방문해 "남흥에서 비료가 쏟아져나오게 된 것은 대경사"라고 치하한 것은 비료 문제에 대한 북한의 고뇌가 어느 정도인지를 잘 보여준다. 천안함 사건으로 인한 남북관계 단절과 국제사회의 제재 국면도 식량가격을 불안하케 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최근 북한의 시장 주변에는 '메뚜기'로 불리는 골목 노점상들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노점상이 늘어나자 인민보안부의 단속도 심해졌다. 소식통은 "화폐개혁으로 인해 크게 손해본 중간층 사람들이 하층민으로 전락한 탓"이라고 평가한다. 텔레비전 등 가전제품이나 가구와 같은 '고가 물품'의 거래가 크게 줄어든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북한 화폐에 대한 신용하락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소식통은 "평양 선교시장에서 3만 원짜리 잠바를 살 경우 달러로는 30달러(당일 시장환율 기준 27000원)지만, 원화로 지불할 경우 3만원을 내야한다"고 말했다. 북한 돈으로 구매하려면 달러 대비 10%의 웃돈을 줘야 하는 셈이다.

북부지역에서는 달러보다 위안화가 더 인기다. 평양·원산·사리원·해주 등지에서 달러·유로화·원화 순으로 선호되지만, 자강도·양강도·함경북도에서는 유로화 대신 위안화·달러·원화 순으로 선호도를 보이고 있다. 달러·위안화·유로화·원화가 모두 사용되는 곳은 신의주와 남포 등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텔레비전, DVD플레이어, 냉장고 등 고가 제품들은 모두 달러나 위안화로만 거래된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그는 또 "소액 화폐가 크게 부족해 시장 거래에 불편한 일도 많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화폐개혁 당시 1전·5전·10전·50전 및 1원·5원·10원 등 7종의 소액 지폐와 동전을 공개했다. '전' 단위 동전들은 물가 폭등으로 사실상 수요가 없지만, 1원·5원·10원은 시장거래에 자주 사용됨에도 불구하고 화폐자체가 부족해 불편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상인들은 대부분 10원, 50원 단위로 물건가격을 정하고 있다.

박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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