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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청소년 '자퇴율' 감소, 1:1 멘토링이 힘됐다
데일리NK 2010-08-02 11:03:00 원문보기 Korea, Republic o 관리자 902 2010-08-02 14:51:38
[탈북자 2만명시대①]학교·교사·NGO헌신…웃음 찾은 탈북청소년들

9월이면 탈북자 2만명 시대가 도래한다. 탈북자 교육시설인 하나원은 "국내 입국 탈북자수가 7월 1일 기준 1만 9300여명에 달해 올해 9월에는 2만명이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내 입국 탈북자수는 지난 93년 8명을 시작으로 2006년 2018명, 2007년 2544명, 2008년 2809명, 2009년 2927명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특히 여성의 비율은 2009년엔 76%로 연평균 71.2%를 넘어섰다.

데일리NK는 탈북자 2만명 시대에 맞춰 현재 우리 사회 탈북자들의 현주소를 조명했다. 자유를 찾아 국내에 들어왔지만 우리 사회의 차별에 울고 있는 탈북자들. 그러나 이를 다시 이겨내고 꿋꿋이 새 삶을 개척하는 탈북자들을 통해 정부와 기업, 시민들이 함께 나아갈 방향을 고민해봐야 할 시기다.

탈북자들이 남한에 정착하려면 신경쓸 일이 한둘이 아니다. 사회적응부터 시작해서 돈을 버는 일까지 남한사회에서 원활한 생활을 하는데 애를 먹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다보니 아이들을 돌볼 시간과 여유가 나지 않고 '방치'되는 탈북 청소년들이 많다.

부모의 세밀한 관심의 부재가 탈북 청소년들의 학업부진, 학교 부적응의 결과를 낳고 결국 학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학교, 시민단체, 자원봉사자 등 남한 사회 다방면에서 학업을 포기하는 탈북 청소년을 위한 노력이 늘어나고 있다.

그 노력들 가운데 가장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받는 것은 '탈북학생 1:1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의 이향규 연구기획팀장은 "탈북 청소년 1:1 멘토링 학습이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있다"면서 "1:1 멘토링 학습이 학업을 포기하는 탈북 청소년들에게 큰 힘이 되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프로그램은 탈북 학생과 선생님을 엮어 학습을 지도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1:1 멘토링 사업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각 시도교육청으로 재정지원을 한다. 이에 각시도 교육청은 탈북 청소년이 소속돼 있는 학교로 다시 재정지원을 한다. 재학 중인 탈북 청소년 1인당 1년간 29시간 기준, 지원금으로 58만원이 책정되어 있으며 이 지원비는 탈북 청소년들을 가르치는 멘토링 선생님들에게 활동비로 지급된다.

1년간 탈북 학생들을 1:1 멘토로 지도하는 교사들의 지원비로서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지난해 보다 증액된 것이다. 개인의 시간을 내면서 탈북 청소년들을 지도하고 있는 멘토링 교사들은 자원봉사로 탈북 청소년들에게 멘토링을 하고 있는 셈이다.

상원초등학교 교사 김미연 씨는 학기 중에는 일주일에 1회 두 시간, 방학 때는 일주일에 6~7시간 정도 탈북 학생을 대상으로 1:1 멘토링 학습을 진행한다. 방학 중에 멘토링을 진행할 의무는 없지만 개인 시간을 투자하면서 아이들을 가르친다.

김 씨는 "학기 중의 짧은 멘토링으로는 아이들의 학업향상에 큰 기대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방학에도 가정을 방문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가 멘토를 맡고 있는 탈북 초등학생 다은(가명)이의 집을 찾았다. 다은이는 김 씨에게 "공기놀이하고 공부해요"라며 애교를 떤다. 다은이는 "선생님은 잘하니까 천재공기로 하세요" "선생님 이번에 까먹으면 탈락이에요"라며 스스럼이 없다. 김 씨는 학습지도를 하기 전에 먼저 아이들과 노는 시간을 먼저 갖는다.

모든 멘토링 교사들에게 김 씨처럼 자신의 시간을 쪼개 가며 세심하게 지도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대다수의 경우 담임교사가 멘토링을 맡게 되는데 담임교사는 탈북 청소년 외에도 신경써야 할 학생들과 행정업무가 많다.

따라서 탈북 청소년과 교사와의 짧고 형식적인 멘토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세심한 배려와 관심이 필요한 탈북 청소년들을 집중적으로 교육하지 못하는 한계점이 있다.

서울 강북지역의 멘토링을 총괄하고 있는 태랑 초등학교 교사 진정희 씨는 "담임 교사들이 멘토링을 하기 때문에 세심한 교육은 힘들다. 그렇다고 그들에게 세심한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뭐라고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그렇게라도 멘토링을 하고 안 하고는 큰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진 씨는 "탈북 청소년 멘토링은 세심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기 때문에 선생님들의 희생이 필요하다"면서 "그래서 교사들을 대상으로 탈북 청소년들에 대한 강연·연수를 통해 탈북 청소년들에 대한 교사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탈북 청소년 멘토링이 전국으로 퍼졌고 가정방문까지 이뤄지는 단계까지 와서 앞으로 더욱 개선되고 이에 동참하는 선생님들도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 한다"고 덧붙였다.

일선 학교에서도 탈북 청소년에 대한 맞춤형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가양초등학교 박인화 교장은 학교의 특성상 탈북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교육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교장은 "과거에는 탈북 청소년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탈북 청소년들을 어떻게 교육해야할 지에 대해 낯선 반응을 보였다"면서 "우리학교의 경우 교사용 탈북 청소년들 교육 매뉴얼을 만들어 제공하고 한겨레 학교(탈북 청소년 특성화 학교) 등을 견학해 탈북 학생 서비스 선생님을 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선생님들의 탈북 청소년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켰기 때문에 (자신이 탈북자라는)커밍아웃을 꺼리는 학생들과 부모들의 인식이 변화했다"며 "커밍아웃을 예전보다 많이 하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가양 초등학교에서는 방학 기간 탈북 청소년들을 위한 여름방학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세부 프로그램으로는 방학과제, 체육활동, 체험활동, 요리대회 등으로 나뉘어 주 1회에서 2회에 거쳐 진행된다.

방학과제는 4~5명이 한 조가 되어 방학과제를 함께 수행하고 상호 연락, 점검을 하면서 진행되며 체육활동은 방학과제 수행 후 배드민턴, 족구, 피구, 자전거 타기 등을 진행한다. 체험활동은 매주 1회 조별로 각종 박물관과 아쿠아리움, 영화관 등을 선정해 진행한다.

이 같은 여름프로그램이 모두 끝나면 실무 선생님들과 자원봉사자, 참여했던 탈북 청소년들이 모여 프로그램을 평가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학교 문미라 교사는 "방학기간 방학과제 체크 등으로 부모님들의 역할을 대신해주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방학기간 탈북 청소년들을 위한 시민단체들의 프로그램도 준비돼있다. (사) 북한인권시민연합은 방학기간 동안 '나홀로' 탈북 청소년들을 위해 2001년 8월 부터 '한겨레계절학교'를 열고 있으며 오는 8월에 열릴 계절학교는 19회째다.

한겨레계절학교는 약 3주간 남한 교사들과 대학생 봉사자들이 탈북 청소년들의 학업 향상을 위해 학습지도를 하는 프로그램이었지만 오는 8월 4일 부터 9일 까지 열리는 계절학교는 조금 특별하다. 학습지도가 아닌 남·북 청소년이 함께 향토문화·역사 탐방을 하여 한반도 역사를 바르게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체성 확립을 시도하는 캠프가 준비한 것이다.

이번 캠프를 담당하고 있는 북한인권시민연합 김미리 간사는 "김일성, 김정일 혁명역사와 북방중심의 역사교육으로 인해 탈북청소년들은 왜곡된 역사관을 지니고 있다"며 "또한 국어, 영어, 수학을 중점으로 학습하기 때문에 가장 많이 포기하는 과목이 역사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간사는 "역사에 대한 중요성과 인식이 미비해 지고 있는 상황에서 문화·역사 탐방을 통해 한민족의 역사를 바르게 이해하도록 하여 남북청소년이 하나임을 확인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열리는 계절학교는 '부여 역사탐방' '통영·거제 역사탐방'으로 구성되어 진행된다.

'부여 역사탐방'은 조별 역사탐방을 진행한다. 조별 조원들이 탐방을 계획하고 탐방계획을 발표한다. 이를 통해 부여의 역사를 이해하고 의사소통 과정을 통해 또래문화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 계획돼있다.

'통영·거제 역사탐방'은 교통비와 식비를 지급하여 학생들이 쉽고 재미있게 통영과 거제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 계획돼있다. KBS의 '1박2일'처럼 미션수행에 따라 교통비는 택시비와 버스비로 차별 지급 받으며, 식비도 3,000원, 5,000원, 10,000원 등으로 차별 지급 받아 탐방을 하게 된다.

김 간사는 "탈북 청소년들의 부모님들에게 반응이 매우 좋다"면서 "계절학교가 방학시기에 홀로 방치되기 쉬운 아이들에게 교육도 하고, 함께 할 수 있는 또래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회 다방면의 노력으로 탈북청소년 교육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탈북청소년의 학교 적응과 학력신장으로 정규 교육 중도 탈락자가 크게 줄었다.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에서 지난 3월 공개한 '2009 탈북 청소년재학현황'자료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08년까지 탈북 청소년들의 재학생수가 꾸준히 증가하는데 반해, 중도탈락률은 전체적으로 떨어지는 추세를 보인다.

2006년도를 거쳐 2007년도의 중도탈락률은 초등학교의 경우 2.8%에서 3.5%, 중학교는 10.1%에서 12.9%, 고등학교는 12.8%에서 28.1%로 상승했었다. 하지만 2008년에 들어서면서 초등학교는 1.4%, 중학교는 8.8%, 고등학교는 14.4% 수준까지 떨어졌다.

고등학교는 2008년의 수치가 2006년 보다 2% 가량 높았지만 최고치였던 2007년 수치에 비해 14% 가량의 수치가 낮아졌으며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확실히 개선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목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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