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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수요 전력 절반 보내주는 셈
동지회 657 2005-07-13 10:28:08
北수요 전력 절반 보내주는 셈




[문답으로 알아보는 ‘對北 송전’]

정부는 대북 200만㎾ 직접 송전에 대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 것일까.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설명을 토대로 이를 문답으로 알아보았다.

Q:우리에게 그만한 여유가 있나

작년 말 기준으로 남한에 5900만㎾ 시설 용량이 있다. 그중 5100만㎾를 썼다. 예비율이 17%가 필요한데 현재 당장은 여력이 없다.

앞으로 울진 5호기가 건설되는 것을 고려해 산자부가 예측한 전력수급계획에 따르면 2007년부터 여력이 생기고 2008년부터는 7100만㎾가 돼서 예비율을 빼도 500만~600만㎾ 송전 능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남북 접경지역에 중유발전소 건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원자력발전소나 중유발전소나 비용은 거의 같다고 한다.

Q:2008년에 가능한가

정 장관은 송전선로 건설에 3년 정도 걸린다면서 지금 공사를 시작할 경우 2008년 하반기쯤 완공된다고 했다. 남한에서 공사하면 절차가 많아 3년으론 불가능하다. 그러나 제약이 없는 북한에서는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Q:돈이 너무 많이 들지 않나

정 장관 설명에 따르면 송전·변환시설·발전소 건설에 3조5000억원, 매년 발전비용에 1조원 정도가 든다. 정 장관은 “비용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북핵 위기설로 주가가 10%만 빠져도 국민 손해가 얼마냐”는 식으로 답변했다. 이 문제는 논란이 불가피한 부분이다.

Q:다른 나라도 돈을 내나

정 장관은 “우리가 독자로 한다는 게 핵심”이라고 했다. 정 장관은 “우리가 경수로 비용의 70%에 달하는 35억달러를 부담했지만 발언권은 7%도 안 됐다”고 했다. 정 장관은 “대북 직접 송전은 다른 나라의 참여와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계획하고 시행하고 유지한다”고 했다.

Q:북한의 전력 수요는 얼마나 되나

정 장관은 “북한은 780만㎾ 생산설비를 갖고 있지만 설비 노후와 연료부족으로 가동률이 30%에 불과하다”며 “작년의 경우 230만에서 240만㎾를 생산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실제 수요는 400만~450만㎾이기 때문에 우리가 200만㎾를 제공하면 북한 전력난은 해소된다”고 했다. 200만㎾면 제주도가 쓰는 양의 4배쯤 된다.

Q:대북 송전은 어떻게

경기도 양주에 대형 변전소가 있다. 북한과 가까운 대형 변전소는 여기뿐이다. 여기서 평양까지 송전로를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전기를 평양까지 보내주는 이유는 북한의 전기 배급망의 최정점이 평양이기 때문이다.

Q:북한 내 배전망도 해주나

북한의 배전망은 낙후된 상태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이 배전망을 그대로 쓸 경우 중간에서 손실되는 전력이 너무 크다”며 “북한이 요구할 경우 배전망도 우리 정부가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남북간 송전 전압이 달라 북한 내 별도의 변전시설도 만들어야 한다. 만약 성사되면 이 비용도 우리 정부가 댈 가능성이 높다. 여기까지 가면 전체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Q:북한이 받아들일까

김정일 위원장은 정 장관으로부터 설명을 받은 자리에서 “진지하게 검토해서 답변을 주겠다”고 했다. 아직 답이 안 왔다고 한다. 답이 온다면 6자회담에서 나올 것이다.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체제안전보장을 원하고 남한으로부터 경제지원을 원하고 있다. 둘 다 충족되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전력 수요를 충족하는 것이 국가 최대의 숙원이다. 모든 경제 문제가 결국 전력 부족에 걸려 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이 제안에 상당한 매력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

Q:중유는 어떻게 되나

준다. 북한이 핵포기를 선언한다고 해도 송전망 건설은 2008년 말에야 완공된다. 그때까지는 2차 핵위기 이전처럼 북한에 중유(重油)를 공급해야 한다.

정 장관은 중유 공급 결정 여부에 대해 “핵폐기 선언 후 송전이 이뤄지기까지 중유공급 여부는 6자회담 유관국들이 논의할 문제”라고 했다. 6자회담이 결정할 문제라는 것이다.

지난 3차 6자회담 당시 미국은 북한이 핵포기를 전제로 동결에 들어갈 경우 한·중·일·러 등이 중유를 공급하는 데 반대하지 않겠다고 한 바 있다. 정 장관은 중유공급을 하게 될 경우 누가 얼마만큼 부담을 질지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했다.

Q:북한 신포에 건설 중인 경수로는

그동안 투자한 11억달러는 날렸다. 정 장관은 “일단 현재 2년째 공사가 중단된 경수로는 폐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35% 정도 진행된 신포 부지는 북핵문제가 앞으로 해결되고 나면 국제사회 신뢰와 협력을 얻어 남북 간에 평화적 원자력 사용을 위한 시설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 장관은 어떤 시설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Q:미국은 직접 송전에 동의하나

정 장관은 지난달 17일 북한 김정일 위원장 면담 직후 미국을 방문, 체니 부통령과 해들리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만나 이번 제안을 설명했다. 정 장관은 “미국은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들었다”고 했다. 지난 2000년 북한이 장관급 회담을 통해 전력 공급을 요청했을 당시 미국은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Q:국회동의 받아야 하나

‘중대제안’의 국회 동의를 받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헌법 제60조는 “국회는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또는 입법 사항에 관한 조약의 체결, 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고 돼 있다.

정부는 한·미 간 용산기지 이전협상 당시 위헌 시비를 피하기 위해 국회로부터 공식 비준을 받았다. 이에 따라 기본설비에 3조5000억원, 매년 1조원 이상이 소요될 중대제안에 대해서는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다수다.

열린우리당과 민노당이 이에 찬성하고 있어 국회 비준에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nk.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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