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감각 北인권운동 新모델 제시 희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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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범수용소展 연 '세이지' 인터뷰] "관람객 80%가 20대…젊은 세대의 관심 발견"
'그 곳에 사랑이 없다'는 공식적인 전시 기간동안 총 2만5000여 명이 다녀가는 등 북한 인권을 주제로 한 전시회로는 이례적으로 대중적인 흥행에 성공했다.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기도 했었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의 관람으로 더욱 유명세를 탔다. 이번 전시회는 특히 관람객의 상당수가 20~30대 젊은층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젊은 세대의 호응을 끌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대학생들 스스로가 이 전시회를 기획하고 주최했기 때문이다. 전시회를 주최한 한동대학교 북한인권학회 '세이지'의 회원들을 만나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그들의 솔직한 시각을 들어 봤다. 세이지 회원들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20대 대학생들의 젊은 감각으로 북한인권운동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입을 모았다. 전시회의 총기획을 담당했던 회장 하임숙(산업정보디자인학부. 4년) 씨는 "처음 사람들에게 북한인권이나 정치범수용소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마음먹었을 때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주는 방향으로 진행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이제 이미지로 충격을 주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진식(언론정보문화학부. 3년) 씨는 "보면 알겠지만 우리 전시회를 딱 봤을 때 '예쁘다', '멋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색이나 글자의 배치 등 다양한 시각적 요소들을 활용해서 많은 사람들이 쉽게 북한 인권문제에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형식뿐만 아니라 홍보에서도 새로운 방식을 시도했다고 한다. 양진아(국제어문학부, 4년)씨는 "전시회를 홍보하는 과정에서도 페이스북, 트위터, 싸이월드 등 다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했다"며 "특히 학회원 중 한 명이 '싸이월드 투멤녀'로 선정된 것이 엄청난 홍보효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이 현재 하고 있는 일이 '북한인권운동'이라고 불릴 만큼 거창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가 전시회를 연 것은 특별하게 뭔가 운동을 하고자 한 것이 아니다"며 "다만 북한 정치범수용소를 알리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것 뿐"이라며 겸손한 태도를 잃지 않았다. '세이지'가 처음부터 대중적인 활동을 목표로 출발한 것은 아니었다. 2008년 관심있는 학생 몇명이 모여 북한에 대한 책을 읽고 토론하는 '독서클럽'의 형태로 시작됐던 세이지는 작년 11월 처음으로 교내 전시회를 개최했다. 이후 자신들이 공부하고 토론한 내용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자는 뜻에서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게 됐다. 20대 초반의 대학생들이 기성세대에게조차 낯선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나아가 북한인권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다. 그런데 '세이지'가 있는 한동대학교에는 탈북 대학생들이 다수 재학하고 있어 일상적으로 북한 문제를 접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임숙 씨는 "학교에서 알게 된 언니가 집결소에서 직접 겪은 일을 이야기해 준 적이 있다"며 "집결소는 중국으로 탈출했다가 다시 북송된 사람들이 보내지는 곳인데 그곳에서의 삶은 정말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끔찍했다. 그 후 관련된 책들을 더 많이 찾아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의 특징은 젊은 세대의 참여가 많았다는 것이다. 주 관람객인 젊은층이 포털 사이트의 블로그나 SNS 메시지를 통해 전시회 감상평을 남기며 같은 세대들의 관심을 유도한 영향이다. 하임숙 씨는 "학교에서 전시회를 할 때도 많은 친구들이 보러 왔었고, 이번 전시회도 관람객의 80% 정도가 20대다"며 "기본적으로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인권문제 등에 대해 젊은 세대의 관심이 소홀하다고 만은 보기 힘든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진식 씨는 그러나 "실상을 모르는 것이 가장 문제인 것 같다"며 "북한인권실태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것이다. 나만 해도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관련된 책을 읽어보기는커녕 (북한에 대한 이야기는) 들어보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양진아 씨는 이에 대해 "북한인권 문제를 정치적 사안이라고만 생각해 관심을 아예 두지 않는 경우도 많은 것 많다"며 "옆에서 굶어 죽어가는 내 친구를 정치적으로 바라볼 수는 없지 않는가. 북한인권 문제도 다른 인권문제와 마찬가지로 그냥 '사람'에 대한 문제로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 씨는 "모든 젊은이들이 탈북자 친구 한 사람씩을 꼭 사귀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탈북자와) 친구가 되어 함께 이야기하다보면 북한의 실상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고, 그 안에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앞으로도 정치범수용소를 비롯해 북한의 인권실태를 알리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우리세대에게 있어 북한은 뗄레야 뗄 수 없는 문제인 것 같다. 앞으로 통일에 대해 지속적으로 생각해야 할 세대 또한 우리 세대이기 때문이다. 굳이 이렇게 공개적으로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관련된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북한 인권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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