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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들도 점쟁이만 찾아"…"차기 권력은 장씨"
데일리NK 2011-03-04 16:49:29 원문보기 관리자 746 2011-03-07 03:18:14
북한 북부지방(양강도와 함경도)을 중심으로 주민들 사이에 김정일 다음 권력은 장씨가 차지할 것이라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소문의 진원지가 다름 아닌 점괘를 보는 역술인이라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주민들이 말하는 '장씨'는 장성택 당 행정부장이라고 한다.  

청진시 소식통은 "최근에는 간부들이나 일반 주민들이 직업이나 결혼, 심지어 탈북을 할 때도 무속인들의 말을 참고하고 행동한다"면서 "화폐개혁 때문에 당국도 믿을 수 없고 다른 정보도 없기 때문에 점쟁이들의 점괘에 의지해 장사 계획을 짜는 것이 유행이다"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장군님 다음은 장씨라는 말을 한 무속인은 유달리 실력이 좋다고 소문나서 그런지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면서도 "주민들이 이제는 장씨(장성택) 세상이 되느냐며 혀를 찬다"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장성택에 대한 평가는 매우 좋지 않다. 그는 김정일에게는 신뢰를 받고 있지만 주민들에게는 나라를 망친 일등공신이라는 평이 많다. 소식통은 "장성택은 야심가에 수단가여서 정은 대장(김정은)이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북한 주민들이 무속인에게 의지하는 경향은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내부 소식통이나 탈북자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북한에서는 점을 보는 사람을 '점쟁이' '미신 보는 사람' '병(질병) 보는 사람' 등으로 부른다. 

양강도 백암군 동계노동자구에는 열 살부터 주변사람들의 병이나 운세를 봐주는데 소문이 난 여자 점쟁이가 있다고 한다. 올해 나이는 27세. 이 여성은 손님이 찾아오기 전에 "오늘 누가 우리집에 오는데 무엇을 가지고 온다" "누구는 나에게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이다"는 등의 예측을 할 정도로 신통력을 가졌다고 소문이 났다.

양강도 출신 한 탈북자는 "그 여성을 알고 있다. 도둑을 찾거나 잃어버린 짐승 행방을 찾는데도 용해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면서 "새벽에 가야 볼 수 있는 데 저녁에는 집에 병자가 있는 간부들이 데리고 가 액풀이(가정이나 개인에게 닥칠 액을 미리 없애는 행위)를 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 여성이 유명해지자 한 때 당국에서 미신행위라고 단속에 나섰다. 보안원들이 이 여성을 미신 전파 혐의로 체포하고 아버지는 단련대에 보내려고 했다. 이 여성의 아버지가 "딸도 하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다.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몸이 아파 죽는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냐"며 항의를 했다고 한다.

보안소에 잡혀온 여성은 이미 고열에 시달리고 사경을 헤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보안원들도 겁이나 풀어줬다는 것.

이후로 여성은 더욱 유명해져 간부들에게 불려다녀 점을 보게 됐다고 한다. 10년 전에 이 여성에게 점을 보기 위해서는 현금으로 300-500원을 내야 했다. 당시에는 쌀이 1kg에 200원 수준이었다. 지금은 점을 보는 비용이 3000원대에 이른다. 조선(북한) 최고의 직업은 점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

양강도 혜산시 혜탄동에도 용한 여자 점쟁이가 있다고 한다. 이 여성은 30대 후반으로 영예군인(상이군인)의 아내이다. 이 여성도 '신통하게 앞날을 맞춘다'는 입소문이 돌아 혜산시 간부들까지도 사업을 할 때 이 여성에게 먼저 물어보고 결정할 정도라고 한다.

이러한 경향은 평양에서도 확산 일로에 있다. 평양 출신 한 탈북자는 "신변의 위기가 온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도망치는 것을 주저했는데 평소 알고 지내던 미신 보는 할머니가 빨리 피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말을 했다. 내게 복잡한 사정이 있다는 것을 꿰뚫어 보고 '뛰라'고 해서 결국 탈북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주체사상 이 외에는 어떠한 종교나 미신행위도 강력하게 단속해왔다. 점쟁이들도 이 때문에 은밀히 활동해왔는데 2000년대 들어서부터는 반공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주민들도 과거에는 미신행위를 서로 감시하거나 신고했는데 식량난 이후 사회 기강이 무너지고 생활이 힘들다 보니 미신 행위가 갈수록 번지고 있다고 한다. 주민들도 점괘에 의지하는 경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08년 양강도에서 국경을 넘은 한 탈북자는 "수 많은 사람이 굶어 죽고 당국도 믿을 수 없게 되자 주민들이 갈수록 점괘에 의지하고 있다"면서 "10년 전부터는 간부들이 자식의 장래, 직장 선택, 결혼 날짜, 자식 이름 짓는 것까지 점쟁이들에게 묻는 것이 일종의 관례처럼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경제난이 장기화 되고 삶에 희망이 별로 없다. 여기에 과학 발전이 더디고 김정일이라는 절대자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니까 이제는 미신에 기대는 현상이 많다"고 했다.

그는 '정말로 사람 일을 잘 맞추냐'는 질문에 "신통하게 열 가지 중에 여덟가지는 맞춘다. 이 때문에 주민들이 기를 쓰고 점을 보려고 한다"라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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