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대칭전력 해부…WMD부터 해커부대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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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국방연구원에서 평가한 북한의 군사력은 양적인 면에서는 여전히 우리보다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그 차이가 크지 않았다. 119만 명에 달하는 북한군 정규 병력은 우리 군의 65만 명을 압도한다. 예비병력 역시 770만 명으로 320만 명인 우리 군과 2.4배 차이가 난다. 북한 당국은 지난달 열린 제12기 4차 최고인민회의에서 극심한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올해 국가예산의 15.8%를 국방비로 지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남한과 압도적인 경제력 차이를 보이는 상황에서 북한의 군사력이 '비대칭 전력'을 중심으로 확대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남측에 피해를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은 북한 비대칭 전력의 위력을 실감케 했던 사건이었다. 4·25 인민군 창건일 79돐을 맞아 북한의 비대칭 전력을 조명해 봤다. 한국 군사교범상 비대칭전력의 개념은 ▲상대방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하여 상대방과 다른 수단·방법·차원으로 싸우는 전쟁 양상 ▲적의 강점을 회피하면서 최대한 취약점을 공격하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력으로 첨단·재래식전력에 대항할 수 있는 대량살상무기(WMD)·게릴라·수단 등을 지칭한다.
①북한 비대칭 전력의 핵심 : WMD(대량살상무기, 핵·생물·화학무기) 전문가들은 북한 핵탄두의 투발수단이 아직 개발 중에 있고 핵무기를 실제로 사용할 가능성이 낮기는 하지만 북한이 꾸준히 핵개발을 추진해 왔다는 점에서 핵무기를 최대 위협요인으로 꼽고 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 보유 숫자를 6~10개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는 밝힌 바 있다. 최근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이 5년 내 북한이 미국 본토에 닿을 ICBM(대륙간 탄도 미사일) 개발을 완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등 북한 핵무기의 위협이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은 핵무기 외에도 실전에 바로 투입 가능한 수많은 생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북한은 약 2500~5000t의 화학무기를 전국에 분산·저장하고 있으며 탄저균, 천연두, 콜레라 등의 생물무기를 자체적으로 배양·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랜드연구소 브루스 베넷 박사는 맑은 밤 서울을 중심으로 30㎢ 지역에 탄저균 10kg을 살포했을 경우 최고 90만 명, 사린가스 1t을 반경 7.8㎢ 내 지역에 뿌릴 경우 23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수십만 명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소리없는 무기인 셈이다. 평성리과대학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하는 등 북한의 생화학무기 체계를 경험한 바 있는 이윤걸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대표는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북한은 구토와 수포, 질식을 유발하거나 혈액·신경에 작용하는 화학무기 재료를 생산하고 있으며 신의주, 흥남, 강계, 용성 등지에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화학무기는 이미 상용화 단계로 100mm 이상의 대구경포로는 모두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방부 역시 북한이 240mm 장사거리 방사포 100대에 15t의 사린을 탑재해 서울로 발사할 경우 발사양의 60%만 목표 지점에 도달한다 해도 최소 4만6000명에서 최대 46만 명이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북한의 WMD체제에 대한 대응책으로 북한보다 우월한 재래식 무기 체제를 갖추는 것과 MD(미사일방어) 체계 구축을 제시했다. 윤 교수는 "북한의 핵무기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전력상으로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우리가 자체적으로 핵을 만들 수는 없는 처지이기 때문에 F-15K나 KF-16등 공군전력의 정밀타격 능력을 강화해 원거리에서 전략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공군은 지난 2월 F-15K에만 장착돼 있던 J-DAM(정밀유도미사일)을 KF-16에도 장착했다. 또한 윤 교수는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데 MD 체계를 구축하지 않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일"이라면서 우리군이 방어 시스템 강화를 주문했다. 이와 함께 다수의 국내 전문가들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사용 징후를 사전이 포착하기 위해 高 고도 무인정찰기와 방사능 탐지장비를 도입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또한 북한의 핵·미사일·생화학무기 기지를 원거리에서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초정밀 유도무기 도입을 적극 주장하고 있다. ②천안함, 연평도의 뼈아픈 기억 : 북한의 잠수함 전력 2010 국방백서에 따르면 한국과 북한의 잠수함정 전력 차는 1(10대):7(70대), 야포와 다련장·방사포에서는 1(5400문):2.5(1만3600문)로 북한이 압도적이다. 천안함 폭침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해상전력이 잠수함 전력을 탐지해 대응하기란 쉽지 않다. 이와 함께 북한 잠수함의 침투 후 도발에 대한 즉각 대응이 어려운 '정보판단'의 요소도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우리 해군 초계활동 환경과 우리나라의 해외무역 활동 등을 고려해 본다면 한국은 북한 잠수함정의 도발 위협에 항상 노출돼 있는 셈이다. 또한 휴전선 인근에 배치돼 있는 북한의 장사정포들은 한국의 군사 시설 뿐만 아니라 수도권의 민간인 지역을 타겟으로 삼고 있다. 지난해 11월 벌어진 연평도 포격 사태도 북한의 장사정포에 의한 무차별 도발이었다. 한국 장비에 비해 정확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1만3600문의 장사정포가 한꺼번에 무차별적으로 퍼붓는 포격은 한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요인임에 틀림없다. 이에 대해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센터장은 대잠작전능력 향상과 함께 장사정포 발사 징후를 사전 포착, 이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백승주 센터장은 "북한 잠수함 기지 자체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하며 장사정포의 선제공격 징후가 있을 경우에는 이를 사전에 선제 공격할 수 있는 교전수칙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해저잠수함을 포착할 수 있는 신형 음향탐지장비, 해저 음향센서, 차기구축함 및 북한장사정포의 선제공격 징후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신형 포병 레이더, 고성능 영상 감시 장비 보유가 요구되고 있다. ③김정일 "21세기는 정보전쟁" : 사이버전력 강화 2009년 7월 7일과 지난달 4일 일어났던 두 차례의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의 주체가 북한으로 드러나며 북한의 사이버테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7·7디도스 공격의 근원지가 북한 체신성이 중국에 갖고 있는 서버로 확인됐다고 밝혔고, 3·4 디도스는 7·7디도스 공격방식과 동일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1980년 중반부터 대남 사이버전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핵심기술 개발 및 해킹 전문인력 양성 등 사이버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코소보 전쟁 이후 김정일이 "20세기 전쟁이 기름전쟁이고 탄환전쟁이라면 21세기 전쟁은 정보 전쟁이다"라고 말하면서 사이버전에 대한 투자가 대규모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김일성 군사대학은 북한 최고의 해커양성기관으로서 5년제 군사정보대학이다. 1986년 설립된 이 학교는 인민무력부 산하로 세계 정상급 해킹 전문가를 매년 100여명씩 양성해 현재는 500~600 여명의 해킹 전문가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2004년 당시 기무사 사령관은 "북한의 해킹 능력은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맞먹을 정도"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 같은 북한 사이버 테러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 군은 지난해 1월 군 정보부 산하에 '사이버사령부'를 창설했다. 최근에는 사이버사령부 인력을 두 배로 확충하고 군 직할 기관으로 독립·운영할 방침을 밝혔다. ④후방침투 전력 : 18만 특수부대원 18만명의 북한 특수부대도 위협적인 비대칭 전력으로 꼽히고 있다. 북한 18만 특수부대원을 한국으로 은밀하게 침투시키는 임무를 지닌 저고도 AN-2기는 동체가 나무와 천으로 이루어져 레이더 회피가 가능하다. 또한 저공비행을 통해 한국 영역으로 침투해 들어오기 때문에 우리의 대칭전력을 와해시키는 북한의 핵심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북한 특수부대의 위협을 막기 위해서는 북한의 침공루트를 사전에 파악하는 대비태세가 필수적이다. 또한 북한의 특수부대는 전선의 후방에서 침투해 들어올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후방의 군·경 등에 대(對) 테러작전을 강화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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