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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에 '모내기전투'…北어린이의 '잔인한 5월'
데일리NK 2011-05-02 14:51:38 원문보기 관리자 1042 2011-05-02 15:54:13



▲모내기에 동원된 어린이들./자료사진농사철을 맞아 '모내기 전투'에 내몰려야 하는 5월은 북한 어린들에게는 잔인하고 끔찍한 달이다.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스승의날(15일) 등이 모여있는 5월을 '가정의 달'로 기념하는 우리 사회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북한의 청소년들은 봄(30일)·여름(30일)·가을(45일) 동안 농촌지원활동에 동원된다. 봄에는 보통 5월 한달 내내 '모내기 전투'에 투입된다. 이 기간에 학생들은 학교에도 가지 않은 채 가족과 떨어져 협동농장에서 머물면서 한 달 내내 농장 일을 해야 한다.

시기적으로 보면 중학교 3학년부터 시작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의무적으로 농촌지원활동에 참가해야 하는 것으로 12살때부터 19살에 해당하는 나이다.

학생들이 봄에 하는 일은 주로 옥수수 및 벼 모판 만들기·옥수수 심기·거름주기·모내기·각종 채소 모 옮기기 등으로 어른 농장원들이 하는 일과 차이가 없다. 출퇴근 시간 역시 아침 9시부터 저녁 5~6시까지로 어른 농장원과 같다.

일은 학교·학급·개인별로 할당량이 주어지는데 학급에서 어느 한 사람이 본인 할당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다른 사람들이 모자란 양을 채우거나 다음날에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

북한 아동권 실태보고서 '왕이라 불리는 아이들'(발간 북한인권시민연합)에 따르면 황해북도 출신의 탈북청소년 김강철 군는 "보통 때는 오후부터 저녁까지, 5월에는 한 달 가까이 농장에 눌러 살면서 모내기전투를 했다"면서 "감독원이 새벽부터 전체 기상시켜서 물에 들여보내는데 거머리가 달라붙어도 신경도 못 쓰고 감독원이 지키고 서 있기 때문에 물이 차가워 발이 시려도 나갈 수도 없어서 정말 기억하기도 싫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학생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농촌지원활동 시기는 여름이다. 여름에는 주로 김매기를 하는데 기계도 없기 때문에 유일한 도구인 호미로 하루 종일 밭을 일궈야 한다. 그나마 가을은 수확기간이여서 감자를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농촌 지원 활동을 하지 않는 겨울에는 인분(비료) 모으기를 하고 나무를 때는 기간에는 공부를 하기는 커녕 하루 종일 화목장에 나무를 날라야 한다. 

북한의 청소년들이 겪는 노동착취는 여기에 그치지는 않는다. 교원(교사)들이 자신의 밭을 일구라고 하거나 이사할 때는 이삿짐 나르는 일을 시키는 등 학교 현장에서도 수시로 착취가 이뤄지고 있다.

'좋은일하기 운동'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노력동원운동이다. 이 운동은 현재 '꼬마계획 운동' 등의 이름으로 1년 할당량에 맞춰 의무적으로 토끼기르기, 토끼가죽 모으기, 파지·파철·파고무 등 폐품수집 등을 하는 것이다. 농촌지원활동 기간에도 학생들은 '좋은일하기 운동'을 해야 하는 등 이중고를 겪어야만 한다.

현재 한국에서 대학에 다니고 있는 20대 탈북자 최미영(가명) 씨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학교에서는 꼬마활동이라고 해서 토끼풀을 뜯어오라고 하고 파지, 파철 등을 제출하도록 했다"라면서 "군인들이 겨울옷을 해 입는데 쓸 토끼를 학교에서 키우는데, 이 토끼를 먹이기 위해서 토끼풀을 모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북한 학생들은 1년 내내 쉬지 않고 일을 하는 셈이다. 북한에는 "강냉이 영양단지는 학생단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이들의 노동이 투입돼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 청소년들의 고달픔은 노력동원뿐이 아니다. 각종 명목의 납부금 징수는 학업 포기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탈북한 함경북도 온성지역 탈북자는 "온성지역 소학교에서는 외화벌이를 위해 학생들에게 개살구씨 채취(10kg)를 지시하고 이를 채취하지 못할 경우 강제로 현금 5천 원을 납부하도록 했다"면서 "이를 마련하지 못한 아이들은 학교에서 시달리기 때문에 학교를 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2009년 12월 회령에서 나온 한 탈북자 역시 "김기송 제1중학교 학생들은 학교 미화 명목으로 3개월마다 3만 원을 내는데 일반 노동자 자녀들은 돈이 없어 학교에서 버티지 못하고 자퇴를 하는 경우가 허다했다"고 말했다.

탈북자 최 씨 역시 "고난의 행군 시절 시골의 소학교에 다니고 있었는데 학급의 반 정도가 오지 않았다"면서 "나 역시도 어머니가 한국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 먼저 탈북한 뒤에는 한 끼 먹기도 힘들어서 학교에 안 나가고 떠돌아 다니면서 죽으로 연명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어린이들이 갖는 의미는 "위대한 김일성 주석께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 어린이는 나라의 왕이며 어린이들을 위해서는 아낌이 없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라는 김일성의 교시를 통해 분명히 드러나 있다. 그러나 2011년 북한의 어린이는 '나라의 노예'로 전락해 김정일 체제 유지를 위한 도구로 철저히 활용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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