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평에 北 노동자 투입 개발 첫삽 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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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양국은 착공식 삽을 뜨기 무섭게 개발에 들어갈 것처럼 보였지만 현재 중국에서 바라보는 황금평은 한산하기 그지 없다. 삽자루를 든 건설 트럭 1대 보이지 않는다. 북중경계를 나눈 철조망 뒤로 논에 벼들이 무르익고 있을 뿐이다. 나선특구가 도로 포장과 수출입 확대, 관광객 유치 등으로 떠들썩한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착공식 두 달이 지난 지금 황금평 개발에 대해 국내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단둥에서 만난 조선족 사업가 A씨는 달랐다. 그는 황금평에 토지 매입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 랑터우(浪頭)에서 보는 황금평의 모습과 달리 중심부에서는 개발 사업이 시작되고 있으며 토지 거래도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최근 황금평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그는 "황금평 토지의 1/3정도에는 시설농업을 대비해 신의주 작물 연구반 연구원들이 나와 채소를 심었다. 또한 일부 부지는 북한 근로자가 들어가 건물을 짓고 있다"며 "자재 등을 중국에서 모두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공사가 진행 중인 일부 건물은 공정이 대략 20%의 진척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현재 황금평에는 100여 명의 북한 주민들이 농사와 건설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A씨는 "현재 밭을 관리하기 위해 20명이 집에서 출퇴근 하고 있고, 건설현장에는 근로자 80명이 나와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공사를 진행하는 건물들은 '황금평 개발 사무소' 격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현재 황금평 개발 공사 북한 책임자가 박기철이라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황금평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사람들은 내년 4월 15일 태양절 100주년에 맞춰서 모두 다 개발하고, 그때 맞춰서 대대적인 행사를 진행한다고 알고 있다"며 "신의주의 한 간부는 '황금평에 북한, 중국 사람들이 들어가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하면 위화도도 중국에 임대해 개발하는 것이 북한 당국의 계획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토지개발이나 본격적인 기반 건설은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될 예정이다"면서 "좀 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조선(북한)의 의지가 매우 강하다"라고 말했다. A씨는 황금평 개발 청사진에 한국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중국) 쪽에서는 한국 사람도 땅을 구입해서 사업을 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북한) 신의주 관리들은 외국이라면 누구나 투자가 가능하지만, 한국 사람은 안 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조선족 사업가 인터뷰 전문] -'황금평 경제 지대'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중국 책임 담당 부서는 어디인가.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곳은 랴오닝(遼寧)성 외사과다. 황금평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 땅을 사려면 직접 그곳을 찾아 가야 한다. 평당(1m×1m) 1만6천 위안(元)이다. 아직 관련 부지가 모두 거래되지 않아 지금도 땅을 살 수 있다. 단둥(丹東)시는 거의 하는 일이 없다." -북한도 개발에 적극적인가. "북한 당국은 2천평을 따로 개발해 상업 부지로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한국인을 비롯해 누구나 투자가 가능한가. "우리 쪽에서는 한국 사람도 땅을 구입해서 사업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쪽, 신의주 관리들은 외국이라면 누구나 투자가 가능하지만 한국 사람은 안 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주민들은 모두 이주했나. "기존에 살고 있었던 모든 주민의 이주가 끝났다고 들었다." -개발 진척이 더디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황금평 부지들은 어떻게 관리되나. "일단 우리 쪽에서 농산물 종자를 보내준 것으로 안다. 공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부지 등에 비닐하우스를 지어서 조선 사람들이 지금 남새(채소)를 키우고 있다. '온실농장'이라는 팻말 아래 배추, 시금치, 채소 등이 재배되고 있다. 사람들은 '남새농장'이라고만 알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신의주 주민들 중에는 아직도 중국에 황금평이 임대된 줄 모르고 그냥 중국이 북한의 땅을 잘 개간해서 사람들이 먹을 것을 풍족하게 만들어 준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 황금평에 '국제시장'이 들어서는 것이 아니라 '농민시장'이 들어선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현재 황금평 토지의 1/3정도에는 채소를 심었고, 일부 부지는 북한 근로자가 들어가 건물을 짓고 있다. 벌써 기초 토목공사가 다 된 건물도 있다. 자재 등이 중국에서 들어가니까 공사가 막힘없이 잘 되고 있어서 공사가 진행 중인 건물들은 대략 20% 정도의 진척을 보이고 있다." -북한 사람들과 접촉도 가능하겠다. "아니다. 중국 사람들이 황금평의 땅을 보러 가더라도 농사나 건물을 짓고 있는 북한 사람들과는 말을 섞을 수 없다. 그쪽(북한)에서 지정한 몇몇 사람들만 중국 사람들을 만나서 일을 진행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도 황금평에 관심이 많은가. "어차피 먹고 사는 것이 힘들고, 어떻게든 중국 사람들과 연계되어야 돈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신의주 사람들은 황금평에 들어가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그러나 그마저도 권력이 있거나 돈이 있는 사람들만 선을 대서 들어갈 수 있다." -현재 황금평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의 규모는 어떤가. "현재 채소밭을 관리하기 위해 20명이 집에서 출퇴근 하고 있다. 건설현장에는 근로자 80여 명이 나와 있다. 이들은 대외건설사업부 관리 아래 전국에서 선발됐다. 신의주 사람들은 없는 것으로 안다. 이들은 황금평 내에 천막을 쳐 놓고 살고 있다. 밥하는 사람들 3명도 있는데 이들은 모두 신의주 사람들이다. 건설을 하는 사람들은 인민폐로 2500위안의 월급을 받고 있다. 식사비랑 당국에 제출하는 돈을 제외하면 2000위안 정도의 돈을 받고 있다. 중국의 설계로 건물을 짓고 있으며 북한 사람들은 거기에 따라 일을 하고 있다. 자재는 중국에서 직접 나가기 때문에 일이 진척이 빠르고, 문제점은 없다. 현재 황금평 현장에서 근로자 등을 지휘하고 있는 총책임자는 '박기철'이라는 북한 사람이다. 중국 쪽에서는 4명이 파견돼 있다." -황금평 공사는 언제 완료되나.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황금평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사람들은 내년 4월 15일 태양절 100주년에 맞춰서 모두 다 개발하고, 그때 맞춰서 대대적인 행사를 진행한다고 알고 있다. 신의주의 한 간부는 황금평에 북한, 중국 사람들이 들어가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하면 위화도도 중국에 임대해 개발하는 것이 북한 당국의 계획이라고 한다." 중국 선양(瀋陽)=박준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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