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대피훈련에 너도 나도 야유회 즐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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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양강도에서 20, 21일 이틀간 민방위훈련의 일환인 대피훈련(반항공훈련 또는 소개훈련)이 진행됐지만 대다수 주민들은 이를 단체 휴식시간으로 여기고 야유회를 겸했다고 내부 소식통이 22일 전했다. 소식통은 "20일 오전 11시부터 12시까지 대피훈련을 하고, 당일 오후 5시부터 21일 오후 5시까지 산으로 피하는 소개훈련이 있었다"고 말했다. 해마다 8월경에 진행됐던 대피훈련이 폭풍군단 검열로 뒤늦게 실시됐다는 전언이다. 또한 소식통은 이번 대피훈련에는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한 달 동안 폭풍군단 검열로 들볶인 사람들이 대피훈련 기간을 이용해 조금이나마 시름을 덜고자 산과 강으로 들놀이를 갔다"고 말했다. 적의 공격에 대비한 훈련이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주민들 상당수는 이 훈련을 소풍이나 야유회로 활용하고 있다. (2011년 4월 19일 기사 참조) 지난달 4일부터 이달 초까지 양강도를 강타한 폭풍군단 검열에 대한 스트레스도 풀고, 그동안 생계를 꾸려나가는데 바빠 소원했던 가족과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내기 위해 훈련 기간에 야유회를 떠났다는 소식이다. 소식통은 "경치 좋은 산이나 강에는 곳곳에 대피를 온 사람들로 넘쳐났다"며 "우리도 돼지고기를 비롯해 떡, 술 등을 준비해 친구·가족과 늪평(강을 마주한 농촌)이라는 곳으로 대피를 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기업소 단위로 대피를 온 사람들은 녹음기도 틀어놓고 오락회를 즐겼다"면서 "일부는 기타를 치면서 한국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많은 사람들이 야유회를 준비하면서 돼지고기 등 일부 품목의 장마당 물가도 19, 20일 이틀간 소폭으로 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전날부터 장마당에는 훈련 준비로 사람들이 전보다 많았다"며 "과일과 돼지고기 값이 전날에 비해 많이 올랐지만, 저녁 무렵엔 물건이 없어 빈손으로 돌아가는 주민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폭풍군단 검열로 소규모 밀무역으로 생계를 꾸려가던 주민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 양강도 혜산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창바이(長白) 소식통에 따르면 검열기간 밀무역 자체가 중단됐을 정도다. 소규모 장사로 생계를 꾸려가는 주민들에겐 그만큼 정신적·물질적 피해가 컸다. 이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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