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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대국 구호 내년 김정일 발목 잡는다
데일리NK 2011-11-22 14:05:54 원문보기 관리자 466 2011-11-25 00:59:24

11월 말로 올해 북한 농사도 마무리 된다. 일단 알곡 생산량이 관심이다. 추후 구체적인 수확량 보고가 이뤄지겠지만 내부소식통들이 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조금 나아진 수준이다. WFP등 국제기구는 작년 북한 식량생산량을 450만 톤, 필요량은 560만 톤(생산량, 필요량 모두 이보다 적을 가능성이 크다) 수준으로 추정하고 올해 110만 톤 정도 부족하다고 보고한 바 있다.

북한이 강성대국 지표로 제시한 알곡 700만 톤 생산으로 식량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은 처음부터 달성 불가능한 목표였다. 비료 투입량과 날씨 변수에만 기대는 북한 농사가 어느 날 비약적인 생산고를 이룰 가능성은 없다. 이달 초 최고사령관(김정일) 지시로 군량미가 새나가지 않도록 철저히 단속하라는 지시가 내려갔다. 농장원이나 노동자 같은 민생 부분은 아예 신경 쓸 여력도 없는 상황이다.

북한이 공언한 2012년 강성대국의 문고리를 잡을 날이 이제 한 달여 남았다. 그러나 이대로라면 내년에도 주민들이 곤궁하고 피폐한 삶은 변화가 없을 것이다.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강성대국의 실상은 지붕이 주저앉고 대문이 뒤틀린 초라한 오두막에 불과하게 됐다. 김일성 탄생 100돌이 되는 2012년에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어 젖혀 인민생활의 대고조를 이루겠다는 성스러운 투쟁은 마침내 실패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5월 북한을 방문했던 한 중국 조선족 사업가는 평양에서 한 관리를 만나 강성대국 준비 과정에 대해 물었다고 한다. 과연 어떤 것이 강성대국의 모습이냐고 묻자, 해외동포 사업을 하며 입 깨나 놀린다는 이 북한 관리도 '석탄 생산 1300만 톤'하며 말꼬리를 흐렸다고 한다. 또한 "과연 내년 강성대국의 문이 얼마나 열리는가? 1m가 열리나 1mm가 열리나?"라고 우스갯소리를 해도 얼굴만 붉힐 뿐 대답을 회피했다고 한다. 이는 북한 당국 스스로도 강성대국에 대한 구체적인 상이 없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보여준다.

북한 당국은 올해 7월부터 대외매체에서 강성대국이란 말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대신 강성국가라는 표현을 주로 쓴다. 이 말도 사용횟수가 부쩍 줄었다. 북한 내부에서는 이미 김정일이 강성대국이란 표현을 쓰지 말고 강성부흥의 해나 강성국가로 사용하도록 지시를 내린 상태다.

김정일이나 북한 당국자들도 무슨 '대국'이란 말을 쓰는 것이 부담스럽고 민망한 느낌이 들었던 모양이다. 강성대국을 강성국가나 강성 부흥의 해로 낮춰 부른다고 해도 이미 주민들에게 한 약속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당국의 고민일 것이다. 정치는 얼마든지 '최고의 강국'이라고 포장할 수 있지만 주린 배를 두고 배가 부르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북한 주민들은 강성대국에 대해 불가능한 목표로 여기지만 식량배급을 조금이라도 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 매체들은 이를 의식한 듯 각 생산단위에서 올해 계획량을 초과 달성했다는 보도를 연이어 내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를 믿는 주민들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몇몇 공장에 자재를 대주고 생산량을 부풀리고 있다는 정도는 이제 주민들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풍조는 화폐개혁 이후 극심해진 당국에 대한 불신도 한 몫하고 있다.

몇 년 만 고생하면 강성대국의 문이 열린다는 주문을 외우며 그나마 정권의 체면을 유지해왔던 북한 당국이 강성대국 진입 원년에 취할 수 있는 무마 조치는 세 가지로 모아진다. 첫째는 경제분야 성과로 전력생산, 석탄생산, 광물생산 등에서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으며, 경제의 현대화, CNC 기술 혁신이 이뤄졌다고 선전하는 것이다.    

둘째는 그나마 곳간에 있는 물자를 풀어 주민들에게 나눠주면서 조금만 더 고생하면 더 많은 혜택이 기다리고 있다는 식으로 희망적인 독려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실제 북한이 확보한 물자로 며칠을 버틸 수 있냐는 문제가 있다. 또한 초라한 곳간을 그나마 비우고 나면 그 후유증은 군대나 관료들 사이에서 만만치 않게 불어올 것이다. 마지막으로 군사적 위기를 부각시키는 방식이다. 주민들의 관심을 밖으로 돌리고 강성대국 지연 원인을 외세 탓으로 떠넘기는 것이다.

북한은 이 세 가지 수단을 따로 또는 적절히 배합해 사용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떠한 선택이든지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화폐개혁을 거치며 당국에 대한 불신이 노골화 된 주민들에게 강성대국 공약은 정권의 무능함을 부각시키고 김정은 후계구도에도 부정적 영향을 키우게 된다. 결국 김정일 정권의 무능과 기만에 대한 분노는 폭발 직전으로 가게 될 것이다. 2012년은 남북한 모두에게 커다란 변화의 시기로 다가올 것임이 확실해 보인다.

데일리NK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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