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식량절약' 홍보…"쌀밥보다 국수가 낫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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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 당국이 조선중앙TV와 유선 라디오방송인 제3방송을 통해 '식량절약'을 강조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민생활의 획기적 전환을 약속한 2012년 강성대국 진입을 불과 한달여 앞두고 이 같은 프로그램이 방영되자 주민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조선중앙TV는 매주 목요일 저녁 뉴스가 끝난 직후에 '사회문화 생활시간'이라는 제하의 프로그램을 이례적으로 편성해 방송하고 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의 내용 대부분이 '식량절약'과 관련된 것이라는 소식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에 "요즘 3방송과 텔레비전에 장철구평양상업대학 강좌장인 서영일 박사란 사람이 나와 식량절약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 박사는 방송에서 "선군시대에 새 문화가 활짝 꽃펴나가고 있는 오늘날, 식생활을 다양하게 하는 것은 우리 시대의 요구"라면서 "흰쌀밥보다 감자밥, 나물밥, 김치밥, 비빔밥이 건강에 좋고 점심과 저녁에는 국수나 빵을 주식으로 먹는 것이 좋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고기가 있어야 식생활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남새(채소)를 잘 가공하여 먹어야 한다"는 내용의 '식생활을 다양하게 하는 것이 식량절약의 큰 예비', '건강에 좋은 잡곡밥' 등의 프로그램도 재방영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제3방송은 북한의 전 가구를 유선방송망으로 연결, 스피커를 통해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라디오 방송이고, 조선중앙TV는 북한 전역에 방송되는 유일한 텔레비전 방송이다. 북한은 통상 정세가 긴박해지거나 강조해야 할 김정일의 지침이 있을 경우에 중앙TV와 제3방송을 통해 관련 구호 등을 전달해왔다. 때문에 최근의 '식량절약'과 관련한 프로그램 방영은 어려운 식량사정을 반영한 것이란 해석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방영된 프로그램에서는 평양시 모란봉구역에 위치한 한 마을의 민주여성동맹(여맹)원들이 음식 만들기 경연을 하는 것을 보여주면서 "감자를 주식으로 할 데 대한 장군님의 말씀을 관철해서 노력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한 여맹원의 인터뷰와 함께 감자국수를 소개하기도 했다. 앞서 김정일은 올해 공동사설을 통해 "우리 인민을 기와집에서 살게 하고 이밥에 돼지고기를 먹이는 것이 수령님(김일성)의 생존의 뜻이며 우리 인민들의 평생소원이다"며 2012년에는 인민들의 소원이 이뤄지는 강성대국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잦은 폭우로 농사작황이 나빠진데다 환율불안에 식량가격을 비롯한 물가도 대폭 오르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당국이 매체를 통해 주민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우회적으로 식량절약을 선동하고 나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주민들은 "감자로 국수를 해먹고 저녁에는 빵을 먹는다는 것이 언제 나온 소리냐", "이젠 풀 소리만 나와도 진저리가 난다", "약속을 못 지킬 것 같으니 방송한다" 등의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고 한다. 해당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시간대에는 TV를 꺼놓는 주민들도 많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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