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대학생들, 연탄 배달로 사랑 나눔 실천 |
---|
MC: 한국에서 연탄 하면 흔히 60, 70년대 풍경을 떠올리지만, 일부 어려운 가정에선 여전히 연탄을 이용해 난방을 하고 있습니다. 연말을 맞아 어려운 이웃들에게 연탄배달 자원봉사를 하는 탈북자들을 서울의 황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탄 탄탄탄 연탄! 자 출발합시다~) 빼곡히 들어 차있는 작은 집들 사이로 한반도 지도가 새겨진 노란색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연탄을 나르고 있습니다. 비좁은 골목길에 길게 늘어선 자원 봉사자들은 손에서 손으로 연탄을 건넵니다. 성탄절을 하루 앞둔 12월 24일. 탈북 대학생들과 남한 대학생들이 서울 강남의 개포동 구룡마을에 모여 어려운 이웃들에게 연탄을 배달하는 것입니다. 예수의 탄생일인 12월 25일은 전 세계인의 축제일입니다. 성탄절 또는 크리스마스라고 불리는 이날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선물을 주거나, 봉사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데요. 탈북 대학생들도 연말을 맞아 이곳저곳에서 사랑 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날 봉사활동은 탈북 대학생들의 모임인 ‘새코리아청년네트워크’가 주최했습니다. 새코리아청년네트워크의 강룡 대표입니다. 강룡: 새코리아 청년네트워크가 북한에서 온 대학생들의 모임인데 우리 북한출신들이 남한청년들과 함께 연탄을 통해서 통일을 경험 한다는 것이 있고 북한에서 온 대학생들이 남한 사회의 이웃들에게서 받은 사랑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돌려준다는 뜻이 있습니다. 30여 분이 지났을까. 자원봉사자들의 얼굴은 땀과 연탄가루가 뒤범벅됐습니다. 그렇지만, 연탄을 나르는 이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한국에 와서 연탄 나르기를 처음 해본다는 탈북자 김정심 씨입니다. 김정심: 남한에 와서 받기만 하다가 베푸는 입장에서 이런 일을 하니까 너무 좋고요. 연탄 때시는 분들의 심정을 너무 잘 알아요. 그 분들이 몸도 마음도 따뜻하게 보냈으면 하는 바람으로 연탄을 배달하고 있습니다. 이날 봉사활동에 참여한 남한 자원봉사자 최정수 씨도 연말을 맞아 탈북 대학생들과 함께 뜻 깊은 봉사를 하게 돼 기쁘다고 말합니다. 최정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젊은 친구들이 많이 와서 좋고요. 작은 힘들이 모여서 큰 힘을 만들 수 있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이 줄 수 있어서 더 뜻 깊은 자리인 것 같습니다. 구룡 마을의 주민들은 연탄을 나르는 이들의 손길을 보면서 올겨울 추위 걱정을 날려 버립니다. 마을 주민들은 쉬는 시간을 이용해 자원봉사자들에게 따뜻한 차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마을 주민, 이순자 씨입니다. 이순자: 소외된 지역에 와서 도와줘서 우리는 저 연탄이 너무 크고 고맙거든요. 정말 너무 고맙습니다. 이날 봉사에 참여한 탈북 대학생들은 북한에서 나무를 때던 생각이 난다며 겨울만 되면 북한에 있는 가족이 더 보고 싶어진다고 말합니다. 탈북자 황인숙 씨입니다. 황인숙: 이 동네 오니까 고향 생각도 많이 나고 겨울이 되면 북한에서도 연탄을 많이 사용하잖아요. 연탄을 나르면서 북한 생각이 나서 마음이 서글프기도 합니다. 이날 이들이 구룡마을에 배달한 연탄은 모두 천 여 장. 어려운 이웃 열 가정에 100여장 씩 전달된 겁니다. 올 들어 가장 추웠던 이날, 손에서 손으로 건네는 연탄 한 장에 따뜻한 사랑도 함께 배달됐습니다.
신고 0명
게시물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