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햇볕 아이콘' 예우하며 南南갈등 기대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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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조문 기사를 1면에 배치함으로써 남측의 조문단 방북을 대남·대내 선전에 활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특히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인 김정은이 직접 조문단 일행을 맞으며 남측 인사와 첫 접촉을 가졌다는 점에서 남측에 던지는 메시지는 적지 않다고 볼 수 있다. 김정은의 이번 행보를 두고 여러가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대내외에 김정일과 같은 '통큰 정치자' 면모를 보여주면서 체제 안정성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과 함께 남측 민간 조문단을 정중히 접대해 남한 내 '조문논란'의 불씨를 키우고 남한 사회 내 갈등을 유발시키는 의도가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7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이 여사와 현회장이 햇볕정책의 아이콘이라는 점에서 이들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줌으로써 남남갈등을 유발시키려는 의도는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김정은이 이 여사와 현 회장을 만난 것 자체로 남남갈등으로 비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 연구위원은 이어 "김영남이 민간 조문단을 만난 것도 북한의 정책을 호의적으로 보여주면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은 잘 해보려고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의 변화를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의 대남선전 매체들은 우리 정부의 일부 민간 조문단 제한 방침에 "남조선 당국은 이번 조문의 방해 책동이 북남관계에 상상할 수 없는 파국적 후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비판하며 남북간 또 하나의 갈등 요소로 조문 정국을 띄우려고 했다. 그러나 1994년 김일성 사망 당시 우리 사회가 조문 문제로 큰 갈등을 빚었던 것에 비해 이번 김정일 사망시에는 정부가 발 빠르게 대처하며 정치권과 시민단체 진영의 반발을 사전 차단했다. 일부 친북단체가 분향소 설치 등 일부러 사안을 키우려는 행동을 보이고 있지만 북한의 의도대로 이번 조문정국이 우리 사회 내 심각한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는 "분향소 설치는 국민들의 정서상 동의가 쉽지 않은 일"이라며 "국민들은 분향소 설치 주장을 펴는 사람들의 행동을 일탈행위 정도로 취급하고 있어 북한의 바람처럼 남남갈등으로 비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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