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서 설맞이 탈북자돕기 이불 나눔 행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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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음력설을 앞두고 요즘 남한의 곳곳에선 탈북자들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가 연이어서 개최되고 있는데요. 강원도 속초에서도 탈북자를 위한 행사가 열렸는데요. 황은희 기자가 그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남북한의 평화통일을 위하여! 위하여!” 지난 12일 강원도 속초에 있는 한 연회장. 탈북자 20여 명과 실향민 등 지역주민 40여 명이 함께 모여 ‘음력설 맞이 이불 나눔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명절이 되어도 고향에 갈 수 없는 탈북자와 이북 실향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민주평통, 그러니까 민주평화통일자문회가 자리를 마련한 겁니다. 민주평통 속초시협의회 임명식 회장입니다. 임명식: 북한이탈주민들이 우리 대한민국에 와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드실 텐데요. 이 추운 겨울에 따뜻한 이불을 덮으면서 고향생각도 하고 조국에 대한 의미도 느끼고 그런 의미에서 이런 자리를 마련했고 같이 또 식사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만남의 장소를 마련했습니다. 행사장 한편에서는 요리를 준비하는 주민들의 손길이 분주합니다. 네 가지 꽃 색깔로 한껏 멋을 낸 ‘꽃 만두’는 요즘은 북한에서도 좀처럼 보기 어려운 귀한 명절음식입니다. 탈북자 김금순(가명) 씨입니다. 김금순: 지금 상을 보니까 많은 음식이 올라와 있는데요. 우리 북에서는 설날에는 대부분 풍족하게 먹지 못하고 강냉이로 만든 속도전 떡이라든지 정말 여기서는 상상도 못할 음식들을 먹고 있는데 이렇게 맛있는 음식들을 볼 때마다 북한의 가족들 생각이 많이 납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대화는 자연스레 고향 얘기로 넘어갑니다. 강원도 원산이 고향인 탈북자 오순희(가명) 씨의 얘기입니다. 오순희: 북강원도 남강원도로 나뉘어 있는데 지금 제가 강원도에 와서 살면서 많은 것을 느낍니다. 왜 우리는 같은 바다를 끼고 있고 같은 하늘을 바라보면서 두 개의 제도에서 두 개의 나라로 갈라져 살고 있는지 참으로 가슴이 아픕니다. 고난의 행군을 거치며 극심한 식량난을 겪던 시절. 탈북자 오순희 씨는 감자와 옥수수 가루로 떡을 만들어 먹던 기억이 가장 많이 떠오른다고 말합니다. 이날 모임에는 분단 전 이북 고향을 떠나 남한으로 온 실향민들도 함께 참여해 그 의미가 더 컸습니다. 강원도 통천이 고향인 실향민 김현석 씨입니다. 김 씨는 12살 때 고향을 떠나 이곳 속초로 왔습니다. 김현석: 우리가 부르면 하늘에서 서로 만나고 강물은 바다에서 서로 만나고 우리도 통일돼 고향 길에서 서로 만나서 고향을 부르짖자 라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리운 얼굴’을 종종 불러요. 행사가 끝나갈 무렵 참석자들은 손에 손을 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행사가 끝난 후 민주평통 속초시협의회는 탈북자들이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이불과 생활용품 등을 나눠주었습니다. 이불과 생활용품 구입비는 강원도 민주평통 18개 시군이 지난해 12월 28일 춘천에서 탈북자 돕기 자선 나눔 장터를 통해 마련한 겁니다. 남한에서 첫 겨울을 맞는다는 탈북자 오명희(가명) 씨입니다. 오명희: 오늘 이렇게 저희에게 이불도 주시고 가족처럼 따뜻하게 대해줘서 정말로 고맙습니다. 앞으로 새해에도 몸도 건강히 잘 챙기면서 고마운 분들께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설이 다가오면 북녘 가족과 친지에 대한 그리움이 더하다는 탈북 주민과 실향민들. 이들은 설날 아침 북녘 땅이 바라다 보이는 강원도 고성에 있는 통일전망대를 찾아 합동차례를 지냅니다. 대다수 실향민들이 80세의 고령이 되면서 해마다 이곳을 찾는 실향민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반면 또 다른 형태의 실향민으로 볼 수 있는 탈북자들이 서서히 그 빈자리를 메워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강원도 속초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황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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