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고존엄 모독'에 이례적 초강력 반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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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X 이명박 패당을 징벌하리라" "만고역적 이명박 패당을 찢어죽이라!"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7일 남한이 `최고존엄'을 모독했다며 비난하는 글에 나오는 섬뜩한 표현들이다. 북한의 이런 거친 폭언은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를 벗어나지 못한 이명박 정부 들어서도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이례적이다. 북한매체는 지난달 28일 남한의 한 언론이 인천의 한 군부대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사진과 전투구호가 붙여진 사실을 보도하자 지난 2일 인민군 최고사령부의 대변인 성명을 시작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우리 정부를 향해 연일 욕설과 폭언을 퍼붓고 있다. 최근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TV 등 북한매체에 등장한 이 대통령 비난을 보면 '인간쓰레기' '인간오물' '특등미친개' '산송장' '개죽음을 피할 수 없는 이명박' '짐승 같은 이명박놈' '이명박 패당을 찢어죽이라' 등과 같이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험한 표현이 줄을 잇고 있다. 또 조선중앙TV는 지난 3일 '정신병자 이명박 역도와 군부호전광들을 때려잡자'는 구호가 적힌 표적에 사격하는 장면을 내보낸 데 이어 6일에는 군인들이 이 대통령의 실명이 적힌 표적에 사격은 물론 각종 흉기를 던지는 장면까지 방영했다. 심지어 지난 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주민과 군인 15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대남규탄 군중대회가 열렸고, 북한 서해지역을 담당하는 변인선 4군단장 등 고위 장성들도 잇따라 신문과 방송에 등장해 대남 비난과 성토에 목청을 높였다. 대남 위협수위도 보면 '청와대를 불바다로 쓸어버리자' 등과 같은 호전적인 구호가 예사로 등장한다.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은 '김정일 시대'의 북한과 비교해보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의 생전에도 최고지도자에 대한 비판과 비난에 강하게 반발했지만 이번처럼 섬뜩한 느낌이 들 정도로 심하진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해 6월 남한의 일부 예비군 훈련장에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정은 부자의 사진이 사격표적지로 사용된 사실이 알려지자 이를 문제삼아 이 대통령을 '역적패당' 등으로 맹비난하면서 '천백배 보복'을 위협했지만 지금 같은 욕설이나 폭언은 북한 매체에 등장하지 않았다. 특히 예비군 훈련장에서 김정일 부자의 사진을 사격표적지로 사용한 것보다 이번 군부대 내무반의 전투구호가 덜 자극적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최근 반발은 더욱 이례적인 모습이다. 북한의 이 같은 격한 반응은 '김정은 체제'의 등장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최고지도자인 김 부위원장에 대한 비판이나 비난은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김정은 부위원장이 최고지도자로 등장한 뒤 주민 사이에 대남 적개심을 고조시켜 체제결속을 노리는 측면이 크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적나라하고 과격한 비난으로 값싼 통치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북한 전문가는 "`김정은 체제'의 등장으로 북한 내 권력이 재편되고 간부들이 충성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대남 비난의 수위가 격해졌을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작년 12월 김 위원장이 사망한 뒤 김 부위원장에 대한 비판과 탈북자 문제 등 체제안정과 관련한 사안에는 과거보다 신속하고 예민하게 반응해왔다. 예컨대 노동신문은 지난 1월 말 "젊으신 위대한 영도자를 받들어모신 것은 민족의 영광"이라며 김 부위원장의 `어린 나이'를 약점으로 보는 외부 시선에 적극 대응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과잉반응'이 김 부위원장에 대한 우상화 작업이 미흡한 상황에서 나오는 북한 권부의 불안감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연합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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