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일성의 100회 생일(4월 15일)을 맞아 '광명성 3호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라고 예고함에 따라 향후 한반도 정세 추이에 관심이 모아진다.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은 16일 "'광명성 3호'는 극궤도를 따라 도는 지구관측 위성으로, 운반로켓 '은하 3호'는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남쪽방향으로 4월12일부터 16일 사이에 발사된다"고 밝혔다.

이어 유엔 대북제재를 의식한 듯, "우리는 평화적인 과학기술 위성발사와 관련해 해당한 국제적 규정과 관례들을 원만히 지킬 것이며 투명성을 최대로 보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광명성 3호' 발사는 2009년 4월 '광명성 2호' 발사가 실패한지 꼭 3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통상 로켓 연료주입이 10일정도 걸린다는 점에서 조만간 미국 등의 군사위성을 통해 북한이 예고한 '광명성 3호' 발사 움직임이 포착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광명성 3호' 발사를 예고한 철산군 발사장은 광명성 1, 2호를 발사했던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옛 명천군 대포동) 발사기지보다 5배 정도 큰 규모로, 지난해 완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광명성 3호' 발사 카드를 꺼내들고 나선 것은 밖으로는 대미(對美) 협상력을 높이면서, 안으로는 체제결속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 23, 24일 이틀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고위급 회담에서 북한이 추가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우라늄 농축 활동을 임시 중단하는 대가로 미국이 식량 24만t을 지원키로 합의했다.

북한이 광명성 3호 발사를 예고하면서 '관측위성' '평화적 목적' 등이라고 거듭 강조한 것은 미국이 식량지원 약속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게 하면서도 다른편으로는 핵물질 운반 능력을 간접적으로 과시하려는 속셈이다. 위성발사와 ICBM 발사는 탑재물에 차이가 있을 뿐 모두 장거리 로켓 발사 원리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기술적 차이가 없다.

결국 우라늄 농축 시설 가동중단 등으로 미북대화가 속도를 내는 조건에서 다른 형태의 도발을 시도해 미국의 협상력을 분산시키겠다는 의도다. 장거리미사일 추진기술까지 선보이면서 '몸값'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북한 내부상황을 고려해보면 광명성 3호 발사가 올해 김일성 탄생 100주년을 축하하고 강성대국 진입의 해로 선포하는 정치선전의 아이콘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화폐개혁 실패 이후 물가폭등 및 주민경제 파탄 등으로 인해 김정은 체제에 대한 기대와 충성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자 '광명성 3호'를 통해 체제불안 우려를 일축하고 과학기술·군사 강국의 면모를 과시하겠다는 것이다. 김정은을 '첨단과학기술 지도자'로 선전하는데도 활용가치가 크다.  

'광명성 3호' 발사가 오는 4월 중순 예정된 조선노동당 당대표자회와 시기상 맞물린다는 점에서 김정은으로의 절차상 권력 승계를 마무리하는 '축포'의 의미가 부여될 것으로도 보인다.

광명성 1,2호도 최고인민회의 10기, 12기 1차 회의에 앞서 발사되면서, 김정일 체제의 '상징물'로 선전됐었다. 2009년 광명성 2호 발사가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당시 '2012년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신호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일각에서는 최소 2천억~5천억 규모의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장거리 로켓 발사로 인해 북한 경제가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를 입게 될 지도 모른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 6개월간 북한 내부가 초인플레이션에 시달렸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도 1998년 대포동 1호를 발사한 뒤 관영매체를 통해 최소 3억 달러가 소요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시기에 북한에서는 수백 만명이 굶어 죽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북한이 발표한 대로 실용위성을 발사한다면 이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를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를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며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적 행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발사는 인공위성이든 탄도 미사일이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위반되는 행동"이라며 "북한이 로켓 발사를 자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의 류웨이민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광명성 3호 위성 발사' 발표에 대한 질문을 받자 "중국은 북한이 발표한 소식에 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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