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도 아사자 발생…"喪中 시장통제 영향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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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표적인 쌀농사 지대인 황해도에서 식량난이 심각해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곡창지대가 분포한 남서부 지역에서 식량난이 발생하자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간헐적으로 전해진 황해도 식량난은 최근 실제 아사자 발생이 늘어 외부로 소식이 흘러 나오는 데다 상당수 농장원들이 허약(영양실조) 때문에 협동농장에 출근하지 않으면서 심각성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황해북도 소식통은 최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주민들이 기아로 고통을 겪고 있지만, 당국에서는 절량(絶糧)세대에게는 굶어 죽지 않을 만큼인 통강냉이 1, 2kg을 긴급 구제 차원에서 주는 것이 전부"라면서 "상황이 이 지경인데도 당국의 조치가 너무 한심하다보니 주민들이 다른 지방의 친척들에게 도움을 얻기 위해 떠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계군 한개 리에서만 아동과 노인 6명이 굶어 죽는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당국에서는 어려움을 극복하자는 선동만 하고 있다. 쌀을 주지 않으면서 중앙당에서 수시로 요해사업만 해 주민들의 불평이 많다"고 전했다. 황해남도 해주 소식통도 최근 북중국경지역에 식량을 구하기 위해 나왔다가 기자와 통화가 성사됐다. 그는 지난 1~3월 중순 해주 및 인근 지역에서 있었던 식량난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소식통은 "지난 1월부터 3월 사이 해주지역과 인근에서는 농장별로 허약자가 수십명이 발생했다. 농장에서 급히 대책을 세웠는데 이것도 별 소용이 없었다. 4월을 지나면서 농장별로 10명 내외가 굶어 죽었다"고 말했다. 그는 "개성 주변 전연군단(군사분계선 1, 2군단) 군관(장교)들도 영양실조가 있을 만큼 식량난이 심각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황해도 식량난은 대체로 세가지로 모아진다. 지난해 수해 발생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데다 수확철에 군인들이 직접 농장을 관리하면서 생산량의 대부분을 군량미와 수도미(수도에 공급하는 쌀)로 보냈다. 농장에 배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 김정일 사망 이후 애도기간(3·25 까지) 동안 시장을 금지하자 주민들이 식량을 구할 대상마저 사라져버렸다. 주민들이 식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구제 조치를 하소연했지만 당국은 김정일 조문 행사에만 신경을 쓰고 주민들의 이동까지 차단하면서 아사 사태가 확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황해남도, 강원도 등 북한의 전연지대는 '전선지구 출입증'이 있어야만 출입이 가능하다. 황해남도 배천군, 청단군, 옹진군, 판문군, 강원도 평강군, 판교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아직 강원도 식량사정은 파악되지 않았으나 아사 사태를 파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김정일 사후 폐쇄됐던 시장은 김정은 지시로 엿새 만에 정상화 됐지만, 여행증명서 발급은 중단돼 해주 지역은 사실상 고립 상태였다"면서 "농사가 망하고, 없는 식량까지 털어 군대와 수도로 보냈다. 여기에 유고 사태까지 겹치는 3중고를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황해남도 농장원들이 무리(집단) 죽음이 나고 한 달에만 살인사건이 15건이나 발생했다"서 "열흘 이상 굶으니 사람이 개로 보였다는 소문까지 흉흉하게 돌았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중순 일본의 도쿄신문은 황해남도 배천군, 연안군, 청단군 등 3개 군의 기아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2만 명의 아사자가 발생했다고 전한 바 있다. 일본 북한전문 저널리스트 모임인 아시아프레스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통화에서 "황해도 지역의 식량난이 심각한 상태라는 증언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면서 "단순히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소식통은 "농장원들이 허약에 걸려 사망하고 다른 농장원들은 식량을 구하러 타도로 떠나면서 이 지역 농사는 1, 2군단 부대원들이 동원돼 농사를 대신 짓고 있다"고 말했다. 최송민 기자 / 김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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