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조선사람"…국경지역 中 민심 '흉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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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경 중국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허룽(和龍)시에서 30대 중반의 북한 남성이 40대 중국남성을 흉기로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월경한적 있는 북한 남성 A씨는 이번 사건 피해자 중국인 B씨의 집을 찾아가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받았다. 그러나 A씨는 농촌에 거주하고 있는 B씨에게 더 이상 도움을 받을 것이 없다고 판단, B씨가 잠시 집을 비운 틈을 타 쌀과 옥수수, 옷가지를 훔쳐 북한으로 돌아갔다. 지난달 26일 밤 함경북도 무산군 인근에서 두만강을 넘은 A씨는 중국에 마땅한 연고가 없는 까닭에 이번에도 B씨 집을 찾았다. 8개월 여 만에 다시 만난 B씨의 분노는 상상 이상이었다. A씨가 "지난번 일은 잘못했다. 배고파서 그랬다. 한번만 더 신세를 지자"라며 사정했으나 , B씨는 "무슨 염치로 또 왔느냐, 당장 나가라. 공안(公安)에 신고하겠다"고 맞받아 치면서 이내 몸싸움이 벌어졌다. 순간 A씨는 소지하고 있던 주방용 칼로 B씨를 찌르고 말았다. A씨는 이 소동을 목격한 B씨 가족들의 신고로 출동한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 노모(老母)와 처자식을 부양하며 평범한 농촌 남성으로 살아왔던 B씨는 사건 발생 이틀 만에 숨졌다. 허룽시 주민들은 "조선(북한) 사람들이 점점 흉폭해 지는 것을 보니 변경지역에 사는 게 두렵다"며 중국 공안당국의 치안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허룽시 공안당국은 A씨의 구체적인 신원 확인 및 도강 경위 파악을 위해 북한측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으나, 이에 대해 북한 당국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현재 허룽시 인근 교도소에 수감 중으로, 중국 공안당국은 A씨를 정식재판에 회부해 그에 따른 형 집행까지 마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소식통은 말했다. 소식통은 "북한쪽 국경 경비가 심해지다보니, 도강한 조선사람 입장에서 '어렵게 넘어와는데, 빈손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해진다"면서 "요즘 도강자들 중에는 칼을 숨겨갖고 다니는 등 과거해 비해 더욱 폭력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쪽(중국) 민심도 예전같지 않아 도강한 조선사람들이 언제 도적떼로 돌변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현재 중국 공안은 주요 도강 지점마다 감시카메라와 철조망을 설치하고 있다. 지린성공안변방총대에서는 최근 두만강 접경지역 촌락 주민들의 치안 강화 및 탈북자 색출을 위해 이 지역에 총 6000여개의 경보기를 가구마다 설치하기도 했다. 김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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