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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인 6월 6일은 북한에선 조선소년단 창립일이다. 해마다 이날이 되면 북한의 각 학교들은 체육대회를 열거나 소풍을 간다. 그런데 창립 66주년인 올해는 사상 최대 규모로 다양한 행사가 열릴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조선소년단은 일반적으로 만 7세경부터 의무적으로 가입해 14세까지 활동하는 학생조직으로 목에 맨 붉은 넥타이가 상징이다. 소년단 가입을 통해 북한 어린이들은 처음으로 조직생활을 시작한다.
북한은 3일부터 8일까지 6일간 전국에서 무려 2만 명의 소년단 대표를 평양으로 불러 모아 역대 최대 규모로 소년단 창립 66주년 행사를 열 예정이다.
북한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나진시 소년단 대표들은 김정은 동지께서 보내주신 사랑의 특별 비행기를 타고 왔다"거나 "행사 준비가 모두 끝났다"고 연일 보도하고 있다.
열악한 북한 교통편을 감안할 때 소년단 대표 이송으로 당분간 일반 주민의 이동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김정은이 유원지와 동물원 시찰에 나섰던 배경도 소년단 행사에 참가한 학생대표들에게 다양한 행사를 보여주기에 앞서 점검차 방문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광산 채탄공의 아들, 벌목공의 아들, 염소 방목공(목동)의 아들, 평범한 농민의 자녀와 ‘고난의 행군’ 시기에 부모를 잃은 고아들, 심지어 전과자의 자녀도 대표로 선출됐다"고 북한 매체들이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것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전까지는 평양에서 학생 행사를 하면 주로 간부나 부잣집 자녀들이 대표로 참가하는 것을 당연시했다.
김정은 체제가 과거에 비교적 홀대했던 학생 축제를 성대히 여는 이유는 북한 체제의 세대교체가 빨리 진행되고 있으며 신세대들의 국가와 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김정은이 계급 출신에 관계없이 차별 없는 통치를 하겠다는 의지를 선전함으로써 새 지도자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소년단원은 1998년부터 2005년 사이 태어난 학생들이다.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이후에 출생한 이 세대는 김일성의 통치는 경험하지 못한 세대다.
부모들이 장마당에서 장사하는 것을 보고 자라난 이들 ‘장마당세대’는 개인주의가 강하고 어느 세대보다 황금만능주의도 팽배하다. 또 교육 시스템이 붕괴된 이후에 성장했기 때문에 조직생활에도 익숙하지 않다.
17세에 군에 입대하는 북한에서 현재 14세인 소년단원은 3년 뒤 입대한다. 고난의 행군 기간 성장하면서 개인주의적 성향이 커지고 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이 사라진 새 세대가 군에 입대하면서 북한군의 정신무장이 점차 무너지고 있다고 탈북자들은 증언하고 있다. 걸핏하면 상관에게 대드는가 하면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
김정은은 체제를 지탱해줄 신세대의 충성심을 이끌어내는 것과 동시에 부모들의 마음을 잡으려는 포석으로 대규모 환심성 행사를 열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가 배급제도가 붕괴된 현 상황에서 장마당세대를 겨냥한 세뇌는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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