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가뭄, 평양까지 덮쳐…"물 공급 끊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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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전역이 유례없는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평양 일부 지역서 두 달째 수도공급이 중단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뭄으로 인해 수력발전에 차질을 빚고 있는 북한이 수도 공급에 필요한 전기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평양 내부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에 "평양 평천구역, 대동강구역, 역포구역, 용성구역 등 노동자 거주 지역에 태양절(4.15) 이후 물공급이 중단됐다"면서 "더운 날씨에 물 공급도 되지 않아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남성들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물을 길어오는 것"이라면서 "더운 날씨에 수십리 떨어진 곳까지 가서 물통을 싣고 와야 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전기가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평양 각 지구에 물을 공급할 수 있다. 평양 곳곳의 대형 수원지에서 양수기를 통해 중소형 수원지에 물을 보내고 중소형 수원지에선 각 구역에 물을 보내야 하는데, 양수기를 돌릴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물 공급도 차질을 빚고 있다. 소식통은 "평양에 대한 전력공급이 차질을 빚자 물을 끌어올려야 하는 수원지에도 비상이 걸렸다"면서 "희천에서 오는 전력이 충분치 않아 수원지 펌프가 제대로 가동되지 못한 탓에 결국 상수도 공급이 중단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올해 극심한 가뭄으로 평양 전력공급의 핵심역할을 하고 있는 희천발전소의 발전량이 기대에 못미치면서 이와 같은 물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수력발전만 가능한 희천발전소가 댐 담수량 부족으로 계획된 전력생산을 하지 못하자 전력수급에 영향을 미쳤고 이는 수도 공급에 까지 차질을 빚게됐다는 것이다. 자강도 장자강 상류를 용림댐으로 막아 청전강 상류로 떨어뜨려 전력을 생산하는 '희천1호발전소'와 용림댐에서 내려오는 물과 청전강을 모아 전력을 생산하는 '희천2호발전소'의 담수가 심각하게 부족한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에서 댐 내에 물을 채우는 물 모집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올핸 심각한 가뭄으로 물 모집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평양의 주민용 전력부족은 올해 김일성 탄생 100주년 행사 및 농촌지원 전투와도 연관이 깊다는 것이 소식통의 지적이다. 소식통은 "4월행사를 보장한다는 이유로 평양으로 오는 전력 대부분이 만수대구역, 중구역 등에 집중되면서 백성들 살림집에 전기가 제대로 오지 않았다"면서 "또, 5월부터는 농촌지원총동원령이 떨어져 대부분 전력이 황해북도 협동농장들로 돌려졌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6월 현재 평양의 노동자 밀집 구역에는 하루 2,3회, 횟수당 1,2시간 정도(총 3~5시간)의 전기 공급만 이뤄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압 과부하로 인한 사고 위험이 큰 각 수원지에서는 상수도 공급을 위한 시설가동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평양 시민들은 인근 군부대 식수를 운반하는 물탱크 운전사들에게 물을 사서 항아리나 소형 탱크에 물을 보관해 식수 및 생활용수로 사용하기도 한다. 거래 가격은 톤(t) 당 북한돈 1만원 전후다. 형편이 여의치 않은 사람들은 인민반 별 공동우물 혹은 공동수도를 이용하거나, 직장 출근시 직장에서 물을 담아와 생활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한편, 북한 당국은 이번 가뭄의 최대 피해지역으로 꼽히고 있는 황해북도에 평양 대학생과 노동자들의 대거 동원, 피해복구에 나서고 있다. 북한은 가뭄으로 인해 모내기와 옥수수 농사에 차질이 빚어지자 당초 6월 중순으로 예정된 '모내기 총동원령'을 다음 달 10일까지 연장했다. 특히 평양 대학생들을 사리원(김책공업종합대학), 황주군(평양철도대학), 연탄군(평양철도전문학교) 등에 집중 투입하고, 평양의 일부 공장기업소 노동자들까지 여기에 합류시켰다. 황해북도내 소학교, 중학교 학생들은 오전 수업이 끝나면 배정된 협동농장의 논에 물대기, 모심기 등에 동원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이른바 '연령보장' 대상자로 분류되는 만 55세이상 여성, 만 60세 이상 남성들은 모내기 동원에서 제외 되었으나, 올해는 각각 60세(여), 65세(남)까지 동원 대상 연령을 높였다는 소식도 있다. 북한 당국 "밥숟가락 들 힘이 있는 사람은 모두 농촌으로 나가자!" "학습도 총화도 논판에서 하자!"는 등의 구호로 주민들을 동원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방북 조사결과를 담은 '북한 가뭄 상황보고서'를 발표하고, 지난 5,6월 동안 북한 주요 곡창지대의 밭 경작지 90%가 가뭄피해를 입었다고 추정했다.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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