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에서 6년 동안 살다 재입북한 박인숙씨가 얼마 전 평양 기자회견장에서 “남조선은 사람 못살 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남한에 내려간 아버지를 찾아 단독으로 탈북 했던 박 씨가 어떻게 북한에 돌아가게 됐을까요?
최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6년 전에 탈북해 서울에 정착해 살던 박인숙씨가 돌연 북한에 들어가 ‘박정숙’이라는 이름으로 기자회견장에 나타났습니다.
박인숙 씨는 “탈북자들이 남한에서 어떤 대접을 받는가” 라는 기자의 질문에 “심각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TV 녹취: 박인숙; “많은 탈북자들이 지금 어지러운 남조선 사회를 저주하면서 지금 공화국 품으로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70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혈색이 좋은 박씨는 기자회견 도중 가끔 머리를 숙여 미리 준비한 듯한 원고를 들여다보며 부자연스럽게 말을 이어갔습니다.
박 씨의 실체에 대해 남한의 통일부는 “2006년에 입국해 서울 송파구에서 살던 박정숙 씨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확인했습니다.
박 씨에 대해 잘 아는 동료 탈북자들은 그가 한국에 사는 동안 생활상 불편은 없었다고 말합니다.
서재평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국장의 말입니다.
<인터뷰: 서재평 사무국장>: “이 할머니는 대한민국에 와서 혜택도 많이 받고, 교회에서 혜택도 많이 받은 할머니에요. 할머니와 함께 있던 친구들의 말에 의하면 이 할머니는 돈이 궁색하거나, 경제생활이 여의치 않아 간 게 아니라 순수하게 아들이 마음에 걸려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하더라고요”
박 씨는 한국에서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분류되어 매달 정부로부터 생활보조금을 받으며 살았다고 서 국장은 말했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란 근로활동을 하지 못하는 독거노인과 장애자 등 취약계층에게 정부가 정상적으로 생활비를 지급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박 씨의 경우, 매달 50~80만 원가량, 미화로 약 500달러가량 지원받았습니다.
70세 가까운 어머니와 함께 탈북해 한국에서 살고 있는 박수연(가명)씨도 “연세 많은 탈북자는 한국 국민과 똑 같은 사회적 혜택을 받고 산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박수연>: “기초생활 수급자는 약 50만원 받고, 지하철과 버스 요금은 공짜고요. 병원에 가도 돈을 내지 않아요.”
북한민주화 위원회 서재평 사무국장은 “박 씨가 허드렛일을 한 게 아니라 노인 보양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하루 3~4시간 일하면서 정부에서 급여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던 박 씨는 북한에 있는 아들이 평양에서 추방됐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 아파 했다고 서 국장은 말했습니다.
<인터뷰 서재평 사무국장>: “혈혈단신으로 왔고 아버지가 계실 줄 알고 한국에 왔는데 세상 떠나고, 북한의 아들이 엄마가 한국에 온 게 드러나니까, 지방으로 추방되고, 기대나 미련을 가지고 혼자 살 수 있었던 그런 부분이 굉장히 힘들었던가 봐요”
박 씨의 아들은 평양 음악무용대학 교원으로 일했으나, 어머니가 한국에 나간 사실이 밝혀지면서 평양에서 쫓겨났다는 것입니다.
이 소식을 들은 박 씨는 지난해부터 북한과 연락하는 빈도가 잦아졌고, 주변의 사람들에게 “아들 때문에 당분간 중국에 가있겠다”는 말을 남기고 지난 5월 중순 출국했습니다.
떠나기 전에 박 씨는 한국정부로부터 받았던 임대주택을 처분하고 보증금과 통장에 든 일정 금액을 챙겨가지고 중국으로 떠났으나, 5월 20일경부터는 연락이 두절되었다고 그의 지인들은 말했습니다.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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