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학생들이 함께 준비한 연극 '정명'의 언론시사회가 7일 명동 삼일로 창고극장에서 열렸다. 이 연극은 '9월, 북한인권의 달' 행사의 일환으로 준비됐다.
프랑스 소설가 알베르 카뮈의 '정의의 사람들'을 각색한 '정명'은 탈북자들이 북한의 자유와 독재종식을 위해 '북조선혁명결사대'를 결성하고 독재자의 앞잡이들에게 폭탄테러를 가하고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북한의 민주화라는 무거운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만큼 연극은 목적 달성을 위해 무고한 주민들의 희생을 감수해야하는지에 대한 진중한 질문들을 관객들에게 던진다.
극본 및 총연출을 맡은 이대영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정명'에는 북한의 현실과 탈북자들의 고뇌가 담겨있다"면서 "탈북자들이 혁명결사대를 만들어 저항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연극은 상상력의 투쟁이고 그 꿈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극 출연진은 중앙대 연극학과에 다니는 대학생 3명을 제외하곤 연기 경험이 전혀 없는 아마추어로 구성됐다. 하지만 탈북대학생들의 진심이 묻어나는 연기는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재학중인 심하윤(주인공 리호役) 씨는 "어떤 연기자들을 데려다놔도 탈북 친구들 만큼의 절실한 연기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연기를 보면 가슴이 '찌릿찌릿' 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사상을 위해, 북조선 인민의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는 혁명결사대원 역할을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탈북 친구들을 접하고 함께 연기하면서 감정이입을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탈북대학생 김필주(박동지役) 씨는 "대한민국에 온지 6년이 됐지만 남한 친구들과 긴 시간을 함께 지낼 기회가 많지 않았다. 이번 연극을 통해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웠고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안지민(현아라役) 씨는 "연극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북한 사람들을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어쩔 수 없지'라고 간과하기엔 고통 받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연극은 오는 11일부터 23일까지(평일 저녁 8시, 토요일 4시·7시, 일요일 4시) 명동 삼일로 창고극장에서 상연된다. 티켓가격은 성인 2만원, 학생 1만원이며 공연 예약은 탈북청년연합(02-3143-0517)로 하면 된다. 김다슬 인턴기자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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