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北해외 노동자 인권개선에 힘 보탤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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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6시부터 밤 11시까지 16시간 동안 휴식 시간 없이 고된 노동을 했다. 숙소의 창을 닫아도 찬바람이 들어오고 바닥에 비닐을 깔고 잤다. 천 달러 임금 중 800달러는 당 자금이라는 명목으로 북한당국이 떼어가고 150~200달러 정도의 임금만 받을 수 있었다. 현지 생활비를 사용하고 나면 남은 돈은 없다"(김영석, 러시아 건설 노동자 출신 탈북자)
해외로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의 '노예노동' 실태를 세계에 알리고 그들의 인권개선을 위한 국제연대(INHL)의 창립대회가 25일 개최됐다.
북한 내 정치범수용소, 교화소 등에서 벌어진 인권유린 사례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외화벌이를 위해 러시아·중국·중동·동남아 등으로 파견된 해외 노동자들에게 벌어지고 있는 인권유린 상황은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들은 해외 건설현장에서 받아야하는 임금 대부분을 북한당국에 '당자금'이라는 이름으로 떼이고 수중에 들어오는 돈은 기초 생활비 수준이다. 또한 해외 근로자로 파견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전 재산을 관련 간부들에게 뇌물로 바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북한민주화위원회·북한민주화네트워크·북한전략센터·북한인권정보센터·북한개혁방송 등 국내 북한인권NGO 20여 단체가 참여한 INHL은 향후 북한 해외근로자 관련 자료를 구축·연구하고 이와 관련된 강연회 개최, 해외 NGO들과 교류 등의 사업을 통해 해외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 개선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특히 국내 탈북자 가운데 해외 근로 경험자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통해 해외 근로자들의 인권상황 및 임금착취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UN·국제노동기구(ILO) 등, 국제기구와 함께 이들의 인권현황을 전 세계에 알리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쿠웨이트 파견 노동자 경험이 있는 탈북 작가 림일 씨는 "폭격을 맞은 학교 건물에서 숙식하며 쉬지 않고 일을 했는데 2달 만에 고작 20달러의 임금을 받았다"면서 "다른 나라의 노동자들에게 휴식시간·간식이 제공되고, 임금도 제대로 받는 것이 너무 부러웠다"고 소회했다.
김상헌 북한인권정보센터 이사장은 이날 창립대회에서 "북한 해외근로자들의 비참한 착취실태가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힘을 모아 실태를 철저하게 조사하고 그 결과를 국제기구, 국제 언론 및 현지 언론 등을 통해 세계에 알려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창립대회에 보낸 축전을 통해 "INHL 창립으로 북한의 해외 인력 송출과 임금 착취에 대한 문제들이 세계에 알려지고 실질적인 인권개선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 이 같은 노력에 대한 힘을 보탤 것"라고 말했다. 목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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