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와서 김장 소원 이룬 탈북자 차씨 아지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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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차정미(여·가명) 씨는 18일에야 김장을 마무리했다. 혼자 손이다보니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즐거웠다. 북한에 있을 때처럼 달랑 배추김치 한 가지만으로 끝내지 않고 깍두기, 동치미, 오이김치까지 담갔기 때문이다. 북한에서는 생활이 어려워 해마다 시래기김치(북한에서는 써래기김치로 부름)를 했다. 통배추를 사지 못하는 집은 시래기를 줍거나 싼 값에 사와 고춧가루도 없이 김치를 담근다. 잘사는 집들이 명태와 가자미까지 넣은 통배추김치와 깍두기, 채김치 등을 담글 때 차 씨는 '나에게도 저런 날이 올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한국에 와서 이 소박한 소망을 이뤘다. 시장에 나가 고추와 마늘을 갈고, 갖은 양념과 젓갈을 사다 절인 배추와 무에 비볐다. 양념에 버무린 배추 한 가닥을 입에 넣으니 꿀맛이다. 김치를 통에 담아 냉장고에 차곡차곡 쌓아 놓으니 스스로 부자가 된 기분이 들었다." 북한에서는 가을까지 남새(채소)로 식량을 보충한다. 쌀이나 강냉이가 부족하면 남새로 죽이나 국을 끓여 부족한 영양을 채운다. 겨울에는 김치가 남새를 대신한다. 북한 주민들은 김치를 '반년식량'이라고 부르는데 실제는 그 이상의 역할을 한다. 북한에서도 김치는 배추김치와 깍두기가 기본이지만 지역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다. 북부 고산지대인 양강도와 함경북도는 통배추김치와 무김치, 갓김치, 채김치, 총각김치, 시래기김치가 있으며 봄날 밥반찬으로 풋고추절임이 사랑 받는다. 김치를 담글 때 멸치젓을 주로 넣는다. 평안도와 황해도 지방은 고춧가루를 적게 넣거나 소금으로만 간을 맞춘 백김치를 주로 많이 담근다. 북한의 김치는 대부분 통배추김치이며 지역적 특성에 따라 평양의 동치미, 개성의 보쌈김치, 북부 산간지대의 갓김치 등이 유명하다. 김치도 생활 수준에 따라 맛이나 형태가 크게 달라진다. 생활이 어려운 집들은 배추의 누런 겉잎을 제외한 나머지 겉잎까지 다 썰어서 시래기김치를 한 두 독 담근다. 김치에 양념을 넣을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그냥 소금에 절인 배추를 마구 썰어서 독이나 비닐주머니에 넣어 저장한다. 그보다 조금 나은 가정들은 '손님용'으로 불리는 통배추김치와 시래기 김치를 같이 한다. 고춧가루와 마늘 등 양념값이 너무 비싸 배추 전체에 양념을 버무리지 못하고 속의 갈피에 드문드문 넣는다. 명절이나 '손님용'으로 소량의 깍두기도 담근다. 상류층 가정에서는 통배추김치와 깍두기김치, 채김치를 포함해 오이김치, 파김치 등 여러 가지 김치를 담그며 김치에 명태나 가자미도 넣고, 소뼈를 우려 김치물로 만들기도 한다. 통배추김치는 북한 대부분 지방들에서 먹는 김치이다. 남한의 김치보다 양념이 적게 들어가기 때문에 맛은 못하지만 시원하고 담백한 맛을 낸다. 북부고산지대에서는 고춧가루를 많이 넣으나 함경도 이남 지방은 고춧가루를 적게 넣은 것이 특징이다.
북한의 깍두기는 남한의 깍두기와 달리 양념을 적게 넣으며 크기도 1.5cm정도로 작게 썰어 담근다. 양강도와 함경도지방에서도 봄이 오면 깍두기가 물크러지며 맛이 변하기 때문에 적당한 양을 담근다. 강도와 함경남북도를 비롯한 북부고산지대를 제외한 평안남도, 황해도 지방에서는 깍두기보다 동치미를 많이 담그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에는 이밖에도 봄날에 담궈먹는 봄갓김치, 빨강무김치, 참나물김치와 여름에 담궈먹는 양배추김치가 있고 사철 만들어먹는 콩나물 김치가 있다. 북한 김치가 남한에 비해 투박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독특한 지역색을 유지하고 있다. 통일이 돼서 우리 모두가 남북 팔도 특색의 김치를 맛 보는 날이 왔으면 한다. 강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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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었습니다. 2013-03-15 01:07:55
먹고 살기 꽤 힘든것 같은데. 그럴 시간 있으면 전단지알바라도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