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스스로 물러날 퇴로 만들려 협박수위 높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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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출범한 '코리아정책연구원'(원장 유호열·사진)이 이달로 개원 3주년을 맞았다. 연구원은 그동안 남북관계, 통일정책 등에 대한 연구사업과 차세대 통일리더 교육, 격월간 'Korea Policy' 발간 등의 활동을 벌이면서 통일·외교·안보 분야에서 선도적 민간 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기관과 언론계, 학계, 외국 연구소에까지 배포되고 있는 통일·외교안보 전문저널 'Korea Policy'는 시기별 이슈에 대한 담론을 형성하고, 시의적절한 정책을 제시하면서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코리아정책연구원'의 발전 중심에는 국내 대표적 북한 전문가로 꼽히는 유호열(고려대 북한학과 교수·한국정치학회 회장) 원장의 남북문제에 대한 정확한 안목이 있었다. 북한이 연일 대남 위협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데일리NK는 지난 27일 서울 순화동 코리아정책연구원에서 유 원장을 만나 남북문제에 대한 진단을 들었다. 아직 김정은에 대해 너무나 모르기 때문에 김정은 체제를 평가하기는 이르다. 다만 김일성이나 김정일 시대를 보면 상대적으로 확고한 리더십과 구조가 있었지만 김정은은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일천하기 때문에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김정은 스스로도 뭘 해야 할지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것 같다. 김정은 체제는 리더십이 확고하지 못한 상황에서 오는 불안정성과 젊고 경험이 없어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동시에 작용하는 체제이다. 도발로 이어질 개연성은 충분하다. 북한이 위협수위를 높이면서 계속 긴장을 고조시키는데 미국이나 한국은 이에 반응하지 않고 있다. 긴장조성을 통해 아무런 효과를 얻지 못한다면 지도력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런 국면을 전환하려고 남북관계를 극단적인 긴장상황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도발을 통해 상황악화를 극대화시킬 수도 있다. 북한이 군 통신선까지 차단한 것은 한국에 '이래도 안 움직일 거냐?'하는 주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이 끝까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개성공단까지 건드릴 수 있다. 개성공단을 차단하고, 대화요구와 지원을 이끌어 내려고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김정은의 압박이 주요했다는 식으로 상황을 전환시키려 할 것이다. -북한이 스스로 물러날 퇴로를 만들기 위해 더 위협을 높인다는 것인가? 그렇다. 일반적으로 북한이 핵을 폐기할 가능성은 낮다. 이전 같으면 긴장을 높이다가 6자회담을 통해 대화국면으로 나갈 수 있었겠지만, 현재 북한은 헌법에 핵보유국을 명기하는 등 핵 보유자체를 김정은의 큰 업적으로 설정해 놨다. 때문에 6자회담으로 나온다면 큰 정책전환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핵을 포기한다는 것을 내부적으로 설명이 어려울 것이다. 북한은 핵은 기정사실화하면서 또 다른 재래식 긴장을 통해 허상을 만들고 있다. 진상은 핵무기인데 그것은 놔두고 허상만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은 '이것을 없앨 테니 대화하자'는 수법을 구사하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가동도 어려워 보이는데. 아직 출범한 지 얼마 안 되고 대북정책이나 외교정책에 대한 청사진을 정립하는 단계로, 전체적인 구상을 판단하기에는 자료가 부족하다. 하지만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군사적 긴장이 완화된 상태에서 가능하다. 현재 한국 정부는 신뢰프로세스를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 큰 목표로서 남북 간에 화해하고 교류 협력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과거의 경험에 비춰 우선순위, 속도를 제대로 조율하지 못하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위험이 있다. (북한은 27일 '남북 간 군 통신선을 단절하고 군 통신연락소의 활동을 중단하겠다'며 긴장을 끌어올렸지만 통일부는 '남북 당국 간 책임 있는 대화를 재개하고 개성공단의 국제화를 비롯한 남북 간 교류·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대북정책에서 우선해야 할 원칙이 있다면? 우선 답을 찾아야 할 것은 북한의 비핵화를 어떻게 유도할 것인가다. 북한의 위협에 대한 억지력을 확보하는 것이 첫 번째라면 두 번째는 안보리 제재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이행해서 비핵화를 실현시킬 것인가이다. 유엔에서 제재하는 이유는 핵을 개발하고 미사일을 쐈기 때문이다. 억제와 비핵화를 먼저 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현재는 '대화를 통해 푼다'거나 '대화를 하면서 풀어간다'는 현실적이지 못한 희망을 품고 있는 것 같다. 비핵화를 위해 취해야 할 조치는 유엔의 제재결의안에 있다. 그것을 우리 상황에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안을 만들어야 한다. 안이 나오고 나서 비전 코리아가 나와야 한다. 상황은 다른데 여전히 남북신뢰구축을 이야기한다면 정책을 위한 정책일 수밖에 없다. -비핵화 실행을 위한 현실적인 방법이 있다면? 북한 스스로 핵을 보유하는 것이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게 해야 한다. 핵을 가지고 체제가 유지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혜택을 포기하고 성장의 기회를 날린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정책이 오락가락하면 북한은 핵을 포기할 필요가 없다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 북한에 핵을 보유하지 않아도 체제가 안정되고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으려면 먼저 핵보유의 부담을 피부로 느끼게 해주는 것이 첫째 단계다. 박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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