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 NGO와 협력했다면 탈북자 '北送' 막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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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에서 강제 추방된 탈북청년 9명이 28일 북송(北送)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현지 대사관과 외교부의 늦장 대응, 안이한 대처, 현지 NGO 활동가 배제 등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또한 현지 대사관 직원들의 탈북자에 대한 근본적인 의식변화가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온다. 이번 탈북청년 북송 사건을 계기로, 현지 NGO 활동가들도 탈북자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는 만큼 정부와 이들 상호 간 피드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물론 그동안 정부가 라오스나 태국 당국과 협조해 탈북자들을 무사히 한국에 입국시키고 있지만 이번 사건과 같은 예외적인 상황에서 NGO 활동가와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현지 대사관 직원들은 개별적으로 탈북자 지원활동을 하는 NGO 활동가들이 탈북자 입국과정에서 걸림돌이 된다며 노골적으로 홀대한 때도 있다는 것이 관련자들의 증언이다. 현지 대사관이나 외교부가 현장 활동가들이나 국내 북한인권 NGO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청취하려는 노력이 부재해 기민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라오스 등에서 탈북자 지원 활동을 벌여온 한 인사는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정부 정책과 활동가들의 어려움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다보면 현실적인 대안을 찾을 수 있다"면서 "또 해당국과 협조가 잘 이뤄지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 라오스 경우처럼 북한 공관이 개입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현장 분위기 등 정보 파악을 위해 NGO들과 유기적인 관계설정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특히 익명을 요구한 국내 북한인권 단체 한 인사는 2011년 말 단체활동에 대해 협의를 위해 외교부 담당자에 연락했던 경험을 통해 외교부의 고자세를 비판했다. 그는 "담당자는 통화에서 '또 어떤 단체냐. 유사 단체가 한두 곳이냐', '만나자면 외교부가 다 만나주는 호락호락한 곳이냐' 등 고자세였다. 공무원에게 인격적으로 무시 받는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 외교부가 권위 있는 NGO를 상대하거나, 또 해외 NGO 등과 연계된 경우는 자세가 다르다. 국내 NGO에 대해선 신뢰를 안 하는 게 현실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네바, UN 등에서 북한인권 관련 활동을 해온 한 단체 관계자는 "외국에선 NGO에게 투표권은 부여하지 않지만, 발언권은 주권 국가와 동일하게 주어진다"면서 "유엔 기구들 역시 NGO와 네트워크를 중시한다. 세계적 인권감시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 등은 국가에 해당하는 대접을 받지만 국내에서 홀대받는 우리 NGO는 국제무대에서도 찬밥신세인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선 이번과 같은 문제가 재발되지 않기 위해 외교부와 현지 대사관의 탈북자에 대한 인식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그동안 해외 공관 관계자들은 탈북자들을 자국민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제3자'로 취급하는 안이한 태도 등을 보였다는 것. 중국 내 한국 공관은 탈북한 국군포로와 납북 어부, 탈북자 등의 도움 요청 전화에도 '냉대'와 '불성실한 답변'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작년엔 한 동남아 국가 이민국 수용소에 수감된 탈북자에 대사관 직원이 '욕설'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윤태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사무총장은 데일리NK에 "정부가 대중(對中) 탈북자 외교에만 집중하다보니 동남아국 탈북자 외교에 대해선 소홀한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탈북자에 대한 인식 변화와 체계적으로 보호·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꼬짚었다. 김 총장은 이어 "탈북자들이 많이 입국하는 현지 대사관에 탈북자 전담 보호팀을 구성해 지속적인 모니터와 현안을 파악해야 한다"면서 "탈북자들에 도움을 주고 있는 현장 활동가들이나 국내 단체 관계자들과의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것도 예방 차원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자 북한인권시민연합 사무국장도 "외교부가 현장 활동가들의 얘기를 듣는 것도 형식적인 면이 많다"면서 "지난해에 한 차례 정도 문의가 (외교부로부터) 있었는데, 일정 때문에 만나지 못했고 그 뒤로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사무국장은 외교부나 현지 대사관 관계자들의 '엘리트' 의식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인식이 강하다보니 현장 활동가들이나 국내 인권 단체들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에 반영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그는 "개개인은 훌륭한 측면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외교부나 공관에서 판단하고 실행하는 것이 옳다고 보기 때문에 (탈북자들을) 그렇게 대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인식이 기본적으로 밑바탕에 있었기 때문에 이번 사건도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NGO의 지적에 대해 외교부 한 관계자는 "정기적이지 않지만, 북한인권 NGO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려 했다"고 반박했다. 조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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