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점원에 물건 구입하고 인민폐 1元 줬더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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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여행은 여전히 여행단을 통해 가야 한다. 만약에 불미스러운 일로 잡히면 구류되지는 않겠지만 벌금을 내야 할 것이고 좋지 않은 일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정전 60주년 기념일을 맞아 양각도에서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어 우리는 광복거리 옆에 위치한 청년호텔에 묶게 됐다. 북한이 평소에 이렇게 많은 외국인들을 관리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 기간 관광객들에 대한 관리를 잘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북한 가이드는 중국을 너무 좋아하지만 한 번도 가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사진을 찍는 것도 별로 제지하지 않았다. 그러나 관광객 중 한 사람은 그들이 새벽 4시부터 호텔 로비에 앉아 우리를 감시한다고 말했다. 북한 관광은 이번이 두 번째지만 이렇게 몰래 밖으로 나오는 것은 처음이다. 한 번은 밤에, 두 번째는 새벽 6시에 나왔는데, 너무 긴장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설레기도 했다. 북한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나름 소박하게 보이는 옷을 입고, 머리도 풀고 어머니의 검은색 가방으로 북한 사람들이 초상휘장을 차는 곳을 가리기도 했다. 그러나 평양 여자들 대부분은 하이힐을 신고 있어 슬리퍼를 신고 있는 나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또한 화장을 해 뽀얀해서 난 완전 아프리카 사람처럼 보일 거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흉내내고 싶어도 북한 사람들은 내가 외국 사람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것이다. 걸어가다 보니 중국에서 수입한 것으로 보이는 과자 등을 팔고 있는 작은 가게를 발견했다. 점원이 1위안짜리 인민폐를 받는지 알고 싶어 건넸는데 진짜 받았다. 북한 가이드는 인민폐와 북한돈이 1:16이라고 얘기 했는데, 사실은 얼마일까? 사과즙을 샀는데 북한 점원은 이렇게 많은 북한 돈을 줬다. 계산해 보니까 1:12000의 환율이었다. 사실 북한돈은 가치가 거의 없고 휴지조각이라는 누군가의 말이 생각났다. 인민폐는 암시장에서만 바꿀 수 있고 북한 사람들이 인민폐를 좋아한다는 말이다. 길가에 천막을 치고 음식을 팔고 있는 곳을 발견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인민폐를 받지 않았다. 주변에 파리가 많이 돌아다녀 입맛이 없어져 버렸다. 평양의 밤은 칠흑같이 어두웠지만 이 곳만은 활기가 있어 보였다. 음식을 파는 가게 옆에서 사진을 찍었다. 물건을 파는 점원이 예쁘고 간단한 중국어도 할 줄 알았다. 이곳도 역시 인민폐를 안 받는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남은 북한 돈으로 김밥을 샀는데, 안쪽엔 밥만 들어 있었다. 식당 대부분은 문을 이미 닫은 상황이었다. 작은 카메라만 가져 오는 바람에 칠흑같이 어두운 이곳에서 사진을 잘 찍을 수 없었다. 김씨 일가의 선전화와 일부 가로등만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숙소에 돌아온 후 같이 여행온 친구들에게 이야기 하니 다들 부러워하고 다음엔 같이 나가자고 졸라댔다. (계속) 데일리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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