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이틀이면 전쟁승리' 평양에 2호미 배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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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공화국 창건일(9월 9일)을 맞아 2호미(군량미)와 최근 수확한 옥수수를 평양 주민들에게 배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평양 이외 지방에는 배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쌀 값 등 식량 가격이 올라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평양 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9월 초 보름치의 쌀 배급이 나왔다"면서 "여기에 새로 수확한 강냉이(옥수수)까지 공급돼 주민들은 갑자기 많아진 식량에 기뻐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비교적 풍족한 배급에 당 간부들은 원수님(김정은)이 '전쟁을 시작하면 이틀이면 승리할 수 있느니 평양 주민들에게 2호미를 풀어라'는 지시를 내리셨다고 말했다"면서 "'원수님 은덕에 감사하고 충성해야 한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공화국 창건일을 앞두고 주민들에게 배급을 줘 충성심을 고취시키려는 것"이라면서 "특히 주민들에게 원수님의 은덕으로 배급이 나왔다는 말로 우상화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혜산 소식통은 "8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10일 분의 쌀을 배급 받았는데, 9월 들어서는 아직까지 배급 소식이 없다"면서 "그동안 배급된 쌀이 다 부서지고 썩어 먹기 불편했지만 이마저도 없으니 아쉬워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올초 지속된 군사훈련에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지난 3월 말경 '2호미' 배급을 실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당시 7000원대에 육박하던 쌀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 8월 초에는 5000원 중반 대까지 떨어졌었다. 그러나 당국의 이 같은 차별 배급에 현재 평양의 쌀 가격은 4500원으로 하락했고, 혜산은 오히려 6000원 초반까지 올랐다. 특히 이번 9·9절을 맞이해 평양 지역을 봉쇄, 장사꾼들의 유입을 통제하면서 지방의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혜산 소식통은 "물가가 오를 조짐에 장사꾼들이 쌀 구입을 위해 평양에 가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평양 지역 풍족한 배급' 소식이 장사꾼들에 의해 퍼져 나가면서 '쌀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역 주민들을 나 몰라라 하는 것 아니냐'는 등 이곳저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방 간부들은 주민들에 연일 '이번엔 비 피해가 별로 없었으니 탈곡 작업만 잘하면 모든 일이 풀릴 것'이라는 말로 달래고 있다"면서 "수확량의 70% 지급을 약속받은 '분조제 시범구역' 농장원들 중심으로 '내 것을 지켜야 한다'면서 삼삼오오 모여 대책을 모의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9·9절을 맞아 평양에만 배급을 실시하는 것은 김정일·김정은식, 이른바 혁명의 수도 '평양 주민 챙기기' 정책의 일환이라고 소식통은 해석했다. 특히 소식통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지원이 끊긴 상황에서 충성 계층을 중심으로 내부 결속을 다지겠다는 김정은의 의도라고 지적했다. 한 고위 탈북자는 "북한은 평양에 최고위 간부와 충성 분자를 모아 놓고 지방 주민들과는 달리 식량배급과 주택공급 등에서의 차별정책으로 체제를 유지해왔다"면서 "핸드폰의 보급으로 정보가 유통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정책이 지속됐다는 것을 인지한 주민들의 불만은 늘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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