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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독재자 90% 사라져…北인권실현 '길' 있어"
데일리NK 2013-11-28 14:41:04 원문보기 관리자 415 2013-12-02 22:24:02

탈북자 2만 5977명, 인권침해 4만 6713건.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지난 10년간 북한 당국에 의해 조직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인권침해 사례를 자료화(database)한 결과물이다. 2만 5천여 명을 직접 인터뷰해 수집한 인권침해 사례가 4만 6천여 건(件)에 이른다는 것이다.

많은 탈북자에 의해 북한의 인권침해 사례는 알려졌지만 인권침해 가해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체계적인 자료 구축은 정보센터가 시초다. 특히 정보센터가 구축한 방대한 인권침해 자료는 북한인권 문제를 국제사회에 공신력 있게 제기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증거물이 됐다.

데일리NK는 지난 10년간 정보센터를 이끌어온 김상헌 이사장(사진·82)을 만났다. 김 이사장은 20년 동안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서 근무하면서 북한의 식량난과 인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유엔에 근무할 때 종종 북한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어요. 당시에는 국가보안법 때문에 북한사람을 만나면 안 되는 시기였지만 같은 동족끼리이니까 가끔 만났지요. 당시 만난 북한 사람들은 체제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고 따로 살게 한다고 말했지요. 강제노동수용소가 있다는 것을 몰랐지요. 그런데 한국에 돌아와서 보니 그게 아니었지요. 같은 민족이긴 하지만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고 강제수용소가 있다면 부끄럽고 안 부끄럽고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어요. 공개해서 어떻게든 막아야 하지 않나라구요"

김 이사장은 북한의 현실을 깨닫게 되면서 북한인권 문제를 적극 알리기 시작했다. WFP를 은퇴하고 3년이 지난 1997년, 김 이사장의 나이는 66세로 연로했지만 젊은 사람 못지않은 패기 넘치는 활동을 폈다. 2003년 미국의 타임지는 김 이사장을 아시아의 영웅 중 한사람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1994년 국제기구에서 은퇴했고 1997년부터 본격적으로 북한인권 활동을 시작했죠. 국제기구에서 일한 경력은 전혀 관심이 없었던 것 같고 북한인권 활동을 아마 높이 평가해 아시아 영웅으로 선정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이사장은 한계에 부딪혔다. 국제사회에 북한인권 문제를 알리는 활동을 적극 벌였지만 북한의 인권침해를 지적할 근거 자료가 부족했다. 때문에 김 이사장은 당시 북한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윤여상 박사와 현재의 북한인권정보센터를 설립했다. 이후부터 탈북자 인터뷰와 관련 단체 대표 등을 만나 북한인권 침해 자료를 구축해오고 있다.
 
"한국에서 뜻밖에 많은 탈북자를 만났어요. 북한의 일반주민으로부터 시작해서, 고위층, 당 간부, 꽃제비, 농장원들을 만났는데 같은 증언을 들었어요. 그래서 북한실태가 거짓말일 수 없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비극을 중단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던 중 국제기구를 통한 방법이 있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국제사회는 말로만 해서는 움직이지 않고 확고한 증거가 필요하기 때문에 증거를 조사하게 됐어요. 과거에 반공 선전하듯이 해서는 국제사회에서 통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인권침해를 조사하기 위해 단체를 만들게 됐습니다."

김 이사장은 정보센터 설립 이후 보다 왕성한 활동을 벌이게 된다. 국제기구를 찾아가 북한인권 개선에 나서줄 것을 호소했고 탈북자들을 만날 수 있는 중국을 밥먹 듯이 방문했다. 특히 탈북자들이 국제사회에서 인권실태를 직접 증언하게 하는 데 앞장섰다. 

"과거 중국에서도 활동을 했었지만 지금은 중국에 들어가지 못하고,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영국 크리스챤 솔리더리티(연대)에서 주관한 북한인권모임에서 개천여자교화소에 수감됐던 이순옥 여사와 함께 가서 증언을 했었습니다. 그분은 "꼬리없는 짐승의 눈빛"이라는 책도 냈죠. 그리고 수용소 경비대 출신 안명철 씨, 수용소에서 태어난 신동혁 씨를 대동하고 영국의회에서도 증언했습니다. 그리고 7년째 매년 북한인권백서를 발간하고 있죠."

김 이사장은 북한인권 문제를 정치적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을 경계했다. 한국 사회 좌우 이념 차이로 인해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인 인권이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권은 모든 정치적 문화적 문제들 위에 있다고 보는 것은 오늘날 전 세계 어디서나 통하는 보편적 가치입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이러한 보편적 가치인 인권이 우선시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북한인권 문제를 제기하는데 있어서 정부와 시민들이 역할 분담을 할 필요가 있죠. 북한인권 문제는 국제사회의 문제나 다름없습니다. 남한 시민들이 국제사회와 연계를 해서 인권운동을 해야 합니다."

끝으로 김 이사장은 북한인권 문제 해결이 어렵더라도 양심있는 사람들이 믿음을 갖고 움직이면 기적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세상 사람들의 인권? 누가 눈 하나 깜짝하겠느냐? 누가 인권을 얘기한다고 독재자들이 변하겠냐고?라며 세상이 변한다고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가만히 있기 보단 낫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현재 그 많던 독재국가들 중 90퍼센트 가까이 없어졌어요. 어느 정부, 어느 정치가, 어느 종교가 이런 일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름 없는 양심 있는 사람들이 움직이면 이런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북한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길이 분명히 있습니다. 우리가 일어서면 북한을 구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오세혁 기자, 진동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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