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보안원, 노동자로 오인하고 대의원 뺨 때렸다가…" |
---|
북한이 5년 만에 최고인민회의 제13기 대의원 선거를 오는 3월 9일에 실시한다. 북한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위한 도·시·군 선거위원회와 군사 부문 선거위원회를 구성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전했다. 북한의 대의원은 우리나라 국회의원격으로 북한의 입법 등을 비롯해 대내외 정책 결정에도 참여한다. 때문에 북한에서 대의원 후보는 중앙당의 승인을 받아 도(道) 당위원회 간부과의 까다로운 신원조회 등을 거쳐 결정되며, 대의원이 되면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된다는 것이 고위 탈북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대의원들은 북한 공안기관의 감시역할도 맡는다. 예를 들면,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 지도원들이라도 현장에서 비리 등을 발각되면 즉시 직위해제시킬 수 있는 권한이 있다. 현장이 아니더라도 도당위원회나 보위부, 보안부 상급 기간에 이의를 제기해 직위해제나 철직 등을 시킬 수 있다. 황해북도 대의원 출신 김철성(가명) 씨는 16일 데일리NK에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들은 보위부원이나 보안원들의 뇌물 착복이나 잘못된 관행을 발견하면 이들을 그 자리에서 직위해제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면서 "보안부, 보위부 지도원들도 대의원이라는 신분을 알면 책잡히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예를 들어 대의원이 출장 가다가 길거리에서 어떤 보안원이 불법행위나 인민들을 구박하는 것을 보면 그 자리에 보안원의 어깨 견장을 떼버리고 최고인민회의에 보고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한 보안원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일반노동자로 보고 뺨을 한 대 때렸다고 노동교화형을 받은 사람도 봤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급히 평양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해야 할 때 대의원은 달리는 급행열차도 세워 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탈북자들에 의하면, 대의원 선발 과정에서 김일성과 김정일과 만난 경험이 있는 '1호접견자'들이 대의원이 되는 경우가 있다. 평안남도에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3기를 연임한 탈북자 이명자(가명)씨는 "대의원 후보자는 1호접견자들이나 항일투사 가족, 친척이 대부분이었다"면서 "나 같은 경우에도 도내에 있는 노동자 5000명 이상인 화학연합기업소 준공식 때 김일성을 직접 만나 대의원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1호접견자가 되려면 여러 차례 신원조회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대의원이 되기 위한 신분조회가 거의 필요 없다"면서 "나의 고모님이 김일성의 매일 식사를 담당하는 사람이었고 김일성종합대학을 나왔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도 당간부과에서 내정자에 대한 면담이 있고 다시 평양에서 면담이 있은 후 최종 결정되어 지역 선거구에 전달된다"고 말했다. 탈북자들은 과거에 비해 다소 간소화되기도 했지만 5년마다 치러지는 대의원 선거는 명절 분위기라고 말한다. 동네에서 나이든 노인들은 북과 꽹과리를 치면서 축하하는 분위기 조성한다. 그러나 후보자의 선고 공약 같은 것을 찾아볼 수도 없고 선거위원회 사무실 외벽에 내정자의 이력을 소개하는 포스터 정도가 붙어있다. 투표자들은 투표소에 공민증(주민등록증)을 보여주고 투표용지를 받는다. 투표장 안에는 찬성투표함과 반대투표함이 따로 놓여있다. 그러나 반대 투표함을 아예 구석에 비치해 찬성을 유도한다. 이렇게 진행되는 대의원 선거 투표율과 찬성율은 매번 100%다. 오세혁 기자
신고 0명
게시물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