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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동계훈련은 약탈전쟁…"군인, 항의 주민 폭행 살해도"
데일리NK 2014-01-28 11:57:10 원문보기 관리자 480 2014-02-05 23:54:17

보통 수확분배가 끝나는 12월부터 이듬해 3월 말까지 진행되는 북한 동계훈련은 혹한의 날씨에 매일 훈련을 받아야 하는 군인들에겐 곤혹스럽기 짝이 없다. 물론 노농적위대 같은 예비전력도 훈련에 참여하지만 몇 차례의 진지차지 훈련을 제외하고 집에서 숙식하면서 '등화관제' 등과 같은 훈련만 진행한다.

군인들은 병종에 따라 구비해야 하는 장비들을 몸에 지니고 훈련에 임하는데 무게가 보통 30kg 정도에 달한다. 일부 부대에선 장비를 착용했음에도 무게가 미달되면 모래주머니를 군인 배낭에 넣어 훈련 강도를 높인다.

훈련 기간 제대로 먹지도 못하면서 강도 높은 훈련을 하고 나면 온몸이 나른해지고 힘이 빠진다. 다음날 훈련을 위해서는 고기 등으로 영양보충을 해야 하지만 지속적인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선 달걀 정도도 먹을 수 없다. 4개월간 실시되는 동계훈련은 이들에게 가장 고달픈 기간이다.

때문에 굶주린 군인들은 훈련받는 지역이나 마을 주민들의 식량과 가축을 약탈하는 경우는 일상화됐다. 인민군대라는 것은 말뿐이고 이들은 '농장포전(圃田)은 나의 포전이다'는 당의 구호를 '인민의 포전은 나의 포전'이라는 자의적 해석으로 대놓고 약탈을 자행한다.

한 탈북자는 이와 관련 "북한 군인들이 주민들의 집을 털면서, 또는 협동농장 포전을 '습격'하면서 하는 말이 있는데 '군대는 인민의 아들, 농장포전은 나의 포전이다' 등이다. 즉 대낮에 주민들의 집을 털어도 인민의 '아들'이기 때문에 도적이 아니며 농장곡식을 털어도 '나의 포전'이기 때문에 도적질이 아니라는 그럴듯한 말로 핑계를 댄다"고 설명했다.

북한에서 '군대는 인민의 아들'이라는 말은 1930년대 중국 옌볜 량수이취엔쯔(량수천자) 지역에서 빨치산 활동을 하던 김일성이 '사령관도 인민의 아들'이라고 한 말에서 유래됐다. 이때부터 북한 당국은 군인들에게 인민의 생명과 재산을 목숨 바쳐 사수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식량난이 심화되면서 이러한 논리가 약탈의 빌미가 되고 있는 셈이다.

'농장포전은 나의 포전'이라는 구호 같은 경우도 협동농장 포전을 자신의 포전과 같이 보살피고 가꿔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 구호도 식량사정이 어려워지면서 군인들은 농장포전에 가서 곡식을 도둑질할 때 이 구호를 되뇐다. 일부 극빈층의 주민들도 농장의 곡식을 편취하면서 이들과 같이 "당연히 나의 포전인데 이건 도둑질이 아니지"라고 한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북한의 경제가 붕괴되면서 식량이나 부식물 등 물자 공급이 제대로 실시되지 않아 군 기강이 해이해지고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지 못한 군인들이 주민부락에 들어가 집짐승은 물론 심지어 집안 부엌 된장까지 도둑질하는 일들이 보편화됐다. 이런대도 주민들은 해코지가 무서워 군인들의 이 같은 약탈을 보고 당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 탈북자는 "군인들은 약탈하면서도 양심의 가책은커녕 오히려 대놓고 무리지어 다니면서 일반 가정집의 가축과 식량을 훔쳐 달아난다"면서 "주변에 보안원(경찰)이 있어도 아랑곳 하지 않고 가축을 빼앗긴 주민이 대들자 폭행해 살해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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