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당국, 평양 아파트붕괴 때 '살려달라' 신고 받고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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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지난 13일 평양 평천구역에서 23층 아파트 붕괴 당시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도 늦장 대응해 수백 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의 구조 요청에도 사고 지역에 구조 장비를 곧바로 투입하지 않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하지 않아 화(禍)를 키웠다고 내부 소식통이 전해왔다. 평양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13일 낮 새로 지은 평천구역 살림집(주택)에서 '쾅'하는 소리와 함께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면서 "1, 2층에 있던 사람만 빠져나와 구조되고 나머지 80여 세대들은 거의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붕괴되는 상황에서 빠져나온 주민들이 손전화(핸드폰)를 이용해 평천구역 인민보안부, 동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아파트 붕괴 사고를 알렸다"면서 "하지만 신고를 받고 달려오는 간부는 몇 명 되지도 않았고, 무너진 건물 밑에 깔린 부상자만 몇 명 꺼냈을 뿐 제대로 된 구조 작업을 진행하지 않았다"고 당시 현장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사고는 구조작업을 장비도 없이 사람만 동원해 하다 보니 피해를 더 키웠다"면서 "구조에 반드시 필요한 까또(굴삭기)는 다른 건설 현장에 있다가 3일이 지난 후에 투입됐지만 살아서 이후에 구조된 주민은 한 명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아파트 붕괴 사고가 발생한 평천구역 안산1동은 당(黨) 고위 간부와 군(軍) 간부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는 곳이다. 이 신축 아파트에 선(先) 입주한 주민들도 평양 핵심층 간부들로, 붕괴가 발생한 시간에는 세대주는 외출한 경우가 많아 어린아이들과 여성·노약자들의 인명 피해가 컸다. 그는 최부일 인민보안부장과 내각 책임자들이 나와 유가족과 시민들에게 직접 사과한 것과 관련, "사건 처리가 잘되지 않은 점이 곳곳에서 드러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과를) 진행한 것"이라며 "주민들이 말을 대놓고 하지는 않지만 이번 사고로 (김정은에) 많이 실망했을 것"이라고 주민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당국은) 유가족들에 대한 보상 문제는 고사하고 살림집 재건설에 대한 이야기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갑자기 가족들뿐만 아니라 생활 터전을 한순간에 잃은 주민들은 망연자실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평천구역 살림집 건설은 조선인민군 내무군 소속 7총국에서 담당했다"면서 "(당국은) 이들이 인명 피해에 온전히 책임이 있다면서 강력한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그 대상은 실무책임자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인민군 내무군 소속 7총국은 국가적인 산업 시설 건설 전담 군부대로 '평양 10만호 살림집 건설'을 담당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이어 소식통은 "군대에서 시멘트와 철근 등 자재를 뒤로 빼돌리는 행위에 대해 추궁이 이어지는 것"이라면서 "이 같은 행위와 함께 살림집 배분 과정에서 뒷돈(뇌물)을 받아 챙기는 등 착복을 많이 한 (군대) 간부들은 관리소(수용소) 압송을 면하지 못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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