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서 퍼지는 김일성시신 '부패說'…"시신 줄어들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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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일성 사망 20주기를 맞은 가운데 주민들 사이에서 '김일성 미라'가 부패되고 있다는 소문이 재차 확산되고 있다고 8일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오는 10일까지 선포된 김일성 사망 애도기간을 맞아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참관했던 주민들 속에서 이 같은 말들이 나오고 있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생계로 바쁜 주민들은 다른 때는 이야기하지 않다가 4월 15일(김일성 생일)과 7월 8일(김일성 사망일) 즈음 자연히 이런 말들을 하고 있다"면서 "지난주 '금수산태양궁전' 참관차 평양에 다녀온 주민들을 통해서 (김일성 시신) 부패에 대한 이야기들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 1994년 7월 김일성이 사망한 다음날인 9일 전체 주민에 사망 소식을 알리고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같은 달 12일 조선중앙TV는 김정일이 당·군·정의 책임일꾼들을 대동하고 김일성 시신을 참배하는 모습을 통해 시신을 처음으로 공개했으며 이후 일반 주민들도 참배하도록 했다. 그러나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의 참배 강요가 오히려 부작용을 양산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오랫동안 참배를 다녀본 주민들 속에서 '수령님(김일성) 살가죽이 줄어들었다' '머리 등 체격이 축소됐다' '검은 빛깔이 많이 도는 등 색도 변했다'는 등의 시신 부패설(說)이 나오고 있다는 것. 특히 간부들 사이에서는 '마른 명태도 작아지는 것처럼 물이 빠지는 것 아닌가'라는 직설적인 언급도 나오면서 당국도 골머리를 앓고 있는 양상이다. '김일성 시신 부패'에 대한 소문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광범위하게 확산된 상황에서 당국의 단속이 용이하지 않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일반 주민들보다 정보가 많은 간부들은 대놓고는 하지 못할 뿐 누구라도 할 것 없이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서 "(당국은) 이 같은 소문에 '(미라는) 원래 작아지는 것'이라는 변명밖에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일성 신격화를 위해 제작된 미라가 조금씩 변형되면서 '위대한 수령님은 우리와 항상 함께 계신다'는 선전·선동도 주민들에게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단적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씨 일족(一族)에 대한 우상화 선전에 주력하고 있는 북한 당국이 김일성에 대한 프로파간다(선전)도 쉽지 않은 상황임을 짐작게 한다. 더불어 시신이 부패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고 있다는 사실이 주민들에게 퍼지면서 김일성 미라에 대한 비아냥거림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주민들은 "(김일성 미라) 부식을 막기 위해 쓰는 약값이 상상도 못 하는 큰돈이 든다"면서 "살이 썩지 않는 약을 다른 나라에서 수입해 쓴다면 그 돈은 우리 모두가 평생 만질 수도 없는 큰돈일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평양시 대성구역 미암동에 위치한 '금수산태양궁전'에 보관된 김일성의 시신은 '엠바밍(embalming)'이라는 기술을 이용, 방부처리 해 생전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전문가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사체를 보존하는 과정에서 100만 달러(약 11억 원)가 소요됐고 지속적인 관리 비용으로 연간 80만 달러가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점을 토대로 김일성 사체의 영구보존이 시작된 1994년부터 계산해 보면, 북한 당국은 지난 20년간 총 1700만 달러(약 200억 원)의 비용을 사체관리에 쏟아 부은 셈이다. 소식통은 "생계가 어려운 주민들은 시신이 썩는 것을 걱정하기보다 거기에 드는 돈이 많기 때문에 우리가 더 못사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갖고 있다"면서 "회의에서나 강연 등에서 '원수님(김정은) 일가에 대한 것은 알려고 하지 말고 설사 또 안다고 해도 말을 하지 말라'고 위협 조로 강조하기 때문에 주민들이 말을 안 할 뿐"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소식통은 "만약 처벌이나 감시가 심하지 않다면 아마도 '죽은 시체에는 수많은 돈을 쓰고 살아 있는 주민들에겐 한 푼도 안 쓰는 천벌 받을 짓을 했다'고 손가락질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7월이라 대부분 가정들에서 보릿고개 때문에 먹고 살기 힘들어하고 있는데도 간부들은 처벌이 두려워 주민들을 무조건 애도행사에 내몰고 있다"면서 "이런 일(김일성 애도행사) 때문에 '해마다 죽은 사람 때문에 산 사람만 고생한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해마다 김일성 생일(4월 15일)과 사망일(7월 8일) 전후로 전체 주민들에게 애도기간을 선포하고 이 기간 동안 김일성의 업적을 칭송하는 등 각종 정치행사들을 진행, 주민들을 강제 동원시키고 있다. 강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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