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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군인 '군복'만 봐도 어느 지역·부대인지 안다
데일리NK 2014-07-17 15:53:51 원문보기 관리자 763 2014-07-22 21:15:38

북한 군(軍)에도 보급이 거의 중단되면서 지역별로 생활 수준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군인들이 입고 있는 군복만 봐도 어느 지역, 어떤 부대에서 복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라고 내부 소식통이 전해왔다.

함경북도 청진시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현재 군인들에게 계절에 따라 군복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군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면서 "최근 장마당에서 군인들의 군복천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군인들이 옷(군복) 입고 다니는 몰골이 말이 아니다. 입고 다니는 것을 보면 군인인지 '꽃제비'인지 모를 형편이다"면서 "지금은 군복을 제대로 입고 군 복무를 제대로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북한 군인들에게는 하복(夏服)과 동복(冬服) 각각 2벌씩 지급된다. 또한 기본적인 생필품인 세면도구, 양말, 속내의 등도 공급되게 되어있지만, 고난의 행군이 시작된 90년대 말부터 지급이 거의 끊겼다.

이 때문에 돈 있는 일반병사들은 물론 고급군관(중령 이상)들도 군복 천을 직접 구입해 만들어 입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반면 돈이 없는 일반병사들은 그냥 입고 다니거나 약탈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소식통은 말한다.

이 같은 현상으로 장마당에서는 군복 천이 인기다. 소식통에 의하면 일반병사 군복 1벌을 만들 수 있는 가격이 10~20달러(1달러, 북한돈 750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고, 고급군관(중령 이상)들이 입을 수 있는 군복 천의 가격은 100달러를 훨씬 웃돌고 있다.

북한 쌀 가격이 5000원(1kg) 정도에 거래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일반병사 군복 1벌을 만드는 데 쌀 15~30kg이 드는 셈이다. 북한의 군 복무 기간은 남성이 10년, 여성이 6년이다.

군복 원단도 다양하다. 일반 병사들이 입을 수 있는 원단은 데트론이나 폴리 성분이 많이 함유돼 보기에 반들반들한 느낌인 반면, 고급군관(고급장교)들이 입는 원단은 모직(양털에서 뽑은 원단) 성분이 많이 들어간 고급원단으로 색상도 카키색으로 세련됐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군이 주둔하고 있는 지역별로 군인들의 생활여건 차이는 크다. 국경지역인 두만강과 압록강 경비를 전담하고 있는 국경경비대와 평양시에 주둔하고 있는 호위사령부, 방어사령부 등의 생활환경이 좋다. 또 황해남도에 주둔하고 있는 4군단, 평안북도에 있는 8군단, 함경남도에 주둔한 7군단도 여기에 속한다.  

소식통은 "부모들은 국경경비대를 가장 선호한다. 경비대에 입대하면 탈북자, 밀수꾼, 암거래, 등 중국 변방에 드나들며 장사하는 장사꾼들로부터 왕래 조건을 보장하는 대가로 거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3년이면 돈을 벌어 당에 입당하기도 쉽고 자신이 제대(전역)하여 새살림 꾸릴 준비까지 할 수 있는 돈을 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평양시와 황해남도의 일부지역은 지역적으로 교통이 편리하고 군인들이 살아가기에 유리한 조건이 보장되어 있어 군인들과 가족들이 안심하고 자식들을 보낼 수 있는 지역"이라며 "부모들이 '군사동원부(병무청)'에 뇌물을 주면서 자식들을 보내고 싶어하는 지역"이라고 전했다.

이들 지역과 달리 황해북도 지역에 있는 2군단 일부 지역과 부대, 특히 강원도에 위치한 1군단과 5군단 군인들은 '허약군단' '꽃제비군단'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생활여건이 어렵다는 것이 소식통의 지적이다.

이같이 지역별, 계급별로 군 내 생활환경이 큰 차이를 보이면서 군인들의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소식통은 "지난 7월 8일 김일성 사망 20주기 행사 직전에 청진시에 주둔하고 있는 9군단 산하 군인 3, 4명이 밤에 지나가던 군인을 구타하고 그가 입고 있던 군복과 소지품을 강탈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가해자 군인들은 군단 경무부(헌병대)에 구속되어 취조를 받고 있다"면서 "가해자들은 피해자 군인이 입고 있는 군복이 욕심나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허름한 군복을 입은 군인들은 제대로 차려입은 군인을 보면 차별을 받는다고 생각해 앞으로 이 같은 일이 더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2012년에 입국한 북한군 출신 탈북자 김 모(40대) 씨는 "북한군 군인들이 군복을 자체로 만들어 입은 것은 2000년 초반부터"라면서 "군복 때문에 민간인 가정을 습격하거나 강탈하는 현상이 늘어났으며 군복을 자체로 해결하는 현상은 지금은 일반화되어 있다"고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권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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